엔니오 모리꼬네 PIFF 수행 담당자 당시 상황보고

부산=전형화 기자,   |  2007.10.12 08:24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내내 논란을 빚었던 세계적인 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의전과 관련해 영화제측이 공식 입장을 밝힌 가운데 당시 수행 담당자가 상황보고를 홈페이지에 별도로 개재했다.

엔니오 모리꼬네를 수행했던 이수원 프로그래머는 "모리꼬네를 수행하면서 인상적인 것은 개막식날의 우천과 입장, 퇴장시 지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얼굴을 찌푸리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프로그래머는 "이탈리아어 통역사는 본인의 좌석이 마련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일부 언론에서 우리 스태프가 등을 떠밀었다느니 사모님의 팔을 낚아챘다느니 하는 것은 동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통역이 레드카펫을 밟기 전 '잘 다녀오세요'라고 뒤에서 격려했던 모습과 사모님이 화기애애하게 답변하는 것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프로그래머는 "엔니오 모리꼬네는 이틀 연속 서울 공연을 한 뒤 내려와서 그런지 피곤한 모습이었고 얼굴도 무표정했지만 5일 떠나기 직전 당시의 영화팬이라는 말에 환하게 웃으며 저를 도닥거려 주셨다. 개막식 입장시 지체된 것에 대해 아무런 짜증도 내지 않으시는 거장다운 모습을 보이셨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수원 프로그래머가 전한 당시 상황보고.

1. 엔니오 모리꼬네 일행(9명 : 2명은 한국인 (기획사 대표와 이태리어 통역-서울 콘서트때 통역했던 분)은 10월 4일 오후 1시20분 김해공항에 도착하여 대기 중이던 오피러스 2대와 그랜드 카니발 1대를 나누어 타고 파라다이스에 도착. 미리 12시에 본인이 프리-체크인을 해 놓은지라 각자 호텔방의 키를 나누어 가진 후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식사.

2. 오후 4시15분 파라다이스 호텔 신관 18층 소메 라운지에서 김동호 위원장님이 계신 가운데 모리꼬네의 핸드프린팅. 이때도 이태리어통역을 포함, 모리꼬네 일행이 참석(2명은 늦게 옴). 모리꼬네와 김동호 위원장님이 퇴장하신 후, 옐로우나인 대표와 모리꼬네 매니저가 모리꼬네가 너무 피곤하다고 하면서 개막식파티에 참석 안 하면 안 되느냐의 여부를 문의. 그때 많은 게스트들이 모이니까 꼭 참석했으면 좋겠다는 의사 전달. 대표와 매니저는 모리꼬네가 혹시 잠들어서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여, 개막식 후 호텔의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하면서 시간을 끌어보겠다는 작전을 제안.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함.

3. 오후 6시에 그랜드 카니발을 타고 모리꼬네 부부를 제외한 나머지 일행 개막식장으로 출발.

배차문제로 약간의 지체 후 오후 6시 50분경에 오피러스를 타고 모리꼬네 부부와 이태리어통역, 본인이 함께 개막식장으로 출발. 개막식장에 7시15분경 도착. 곧장 VIP대기실로 모시려 했으나 조금만 있으면 된다고 하여 레드카펫 입장 입구에서 대기. 나머지 일행도 비 때문에 착석하지 않고 로비에서 대기 중이었음. 계속되는 배우들의 입장으로 결국 VIP 대기실로 향함(이때 비가 오니까 레드 카펫만 밟고 나오겠다고 기획사측이 최종의사 전달). VIP 대기실에서 녹차를 마시며 담소.

이제 내려오면 된다는 말을 듣고 일행 모두 이동(9명). 배우들은 여전히 입장 중이었음. 들어가도 된다는 신호에 기획사 대표와 본인이 각각 우산을 하나씩 들고 모리꼬네 부부를 레드카펫에서 수행.

4. 개막식장을 퇴장. 일행과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존중하여 다시 본관으로 감. 일반 팬들과 정치인들로 북적거리던 가운데 배차의 문제로 지체. VIP 대기실로 모시려 하니까 다리가 아파서 2층으로 올라가는 것보다는 그냥 밑에서 기다리겠다고 기획사측이 말함. 사무국 위원장실로 모시려다가 결국 3대의 오피러스를 마련하였으나 인파로 복잡한 상황에서 다른 대기 차량을 타고 파라다이스로 돌아감.

5. 9시경 개막파티 참석여부를 확인하려 대표와 통화.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 중인데 연락을 주겠다고 함. 이때 여러 가지로 모리꼬네부부를 기다리게 한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꼭 전해 달라고 대표에게 전달. 그러나 식사가 9시40분에 끝나고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게 되면서, 몸이 피곤한 모리꼬네는 취침하러 호텔방으로 돌아감.

그 후 개막식 직전 다시 한 번 사모님이라도 내려오실 수 없느냐는 문의를 했으나 기획사측에서 안 될 것 같다는 답변. 이때 기획사측은 왜 인터넷 개막식 사진에 모리꼬네 관련 사진이 1장 밖에 없느냐, 레드카펫 밟을 때 박수도 얼마 안 나왔다, 배우들한테만 기자들이 달려가고 너무하는 것 아니냐 이런 종류의 문의를 함. 그에 대해 원래 개막식 때는 사진이 별로 없다, 레드카펫 밟을 때 박수 많이 나왔다, 원래 아시아권 배우에 대해 기자들이 관심을 많이 가진다 등의 답변을 하고 모리꼬네의 입장순서 등도 그를 최고의 게스트로 생각하는 우리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함. 정치인들 때문에 지연되었다는 점도 추가. 개막파티에 유일하게 참석한 일행 1명 (다니엘 벤 아벤 : 공연 관련 기획자)에게 모리꼬네의 상황을 확인. 정말로 피곤해서 참석 못하는 것이라고 답변. 두 번 확인.

6. 10월5일 아침 예정된 대로 7시30분 오피러스 2대와 그랜드 카니발 1대를 파라다이스에 대기시켜 놓음. 모리꼬네 부부는 기분이 좋은 상태였음. 기획사대표의 늦잠으로 다소 지체되자 먼저 출발. 기획사 대표와 일행 중 1명(다니엘 벤 아벤)이 나중에 출발. 엔니오 모리꼬네가 나중에 꼭 다시 오기를 바란다는 의사 전달(현재 브라이언 드 팔마와 작업 중). 그렇게 하겠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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