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20개월에 걸친 촬영을 종료했으며, 오는 5일 마지막 방송을 앞둔 MBC 수목 판타지 '태왕사신기'. 배용준, 문소리, 이지아, 윤태영 등 화려한 출연진과 43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태왕사신기'는 방영 내내 수목 드라마의 절대 강자를 유지했고, 종영 전부터 일본 극장 상영을 확정짓는 등 국외에서도 열풍을 일으키며 여러가지 측면에서 화제를 낳았다.
하지만 영광 뒤의 '어둠'도 분명 존재했다. '태왕사신기'의 종영을 코 앞에 둔 시점에서 이 작품의 '4가지 성과'(成果)에 이어 '4가지 과오'(過誤)도 짚어봤다.
▶물거품 된 '사전 제작제'
'태왕사신기'는 이례적으로 방영 3년 전인 지난 2004년 9월 제작보고회를 가졌다. 물론 당시 방송사 등 여러 중요 사안 등은 미확정 상태였지만, 제작진은 그때도 철저한 사전 제작으로 이 드라마를 완성하겠다는 의지 만큼은 분명하게 밝혔다. 이후에도 제작진의 '태왕사신기'의 '방영 전 완성'이라는 큰 목표에는 변함이 없었다.
'태왕사신기'가 사전 제작제를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내 드라마 제작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다는 사실에서 방송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미국, 일본, 중국 등과는 달리 아직까지 국내 드라마의 대부분은 소위 해당 주 방송 직전에야 마무리 편집이 끝나는, 소위 '초치기'로 촬영되고 있는 관계로 작품의 완성도 측면에서 적지 않은 아쉬움을 남겼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작인 '태왕사신기'의 사전 제작이 실천될 경우, 국내 드라마 제작 실태에도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본다면 '태왕사신기'의 사적 제작 선언은 '공허한 외침'이 되고 말았다.10여회 정도를 완성한 상태로 지난 9월 11일 첫 전파를 탄 뒤, 마지막회인 24부 방영일(5일)을 불과 사흘 앞둔 시점에서야 비로소 촬영을 끝마쳤기 때문이다.
'태왕사신기'의 사전 제작 실패는 작품 내적으로도 여러가지 문제를 낳았다. 첫 방영 시점이 연이어 늦어진 것은 물론, 지난 11월 29일 23회 방송에서는 촬영 및 편집 지연으로 평소보다 약 20여분 늦게 전파를 타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는 사전 제작제가 이뤄졌다면 애초부터 일어나지 않았을 문제였다.
▶촬영 중 줄줄이 '부상'
'태왕사신기'는 방영 내내 주조연들의 부상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광개토대왕 '담덕' 역의 배용준이 액션신 촬영 도중 상대배우의 칼에 맞아 손가락 인대 부상을 당했고, 와이어에 매달려 있던 스턴트맨이 배용준의 위로 떨어지면서 목척추가 다쳤다.
'주무치' 박성웅도 액션신을 찍던 도중 종아리 부상을 입었으며 낙마 사고도 당했다. '수지니' 역의 이지아 역시 촬영 중 말벌에 쏘여 응급실로 향하는 등 '태왕사신기'의 여러 배우들이 촬영 기간 병원을 찾은 바 있다. 김종학 PD도 지난 9월 중순 '태왕사신기' 촬영을 위해 이동 중,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장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고 이로 인해 약 2주간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열정이 빚어낸 결과로도 볼 수 있지만, 사전제작이 이뤄지지 않은 관계로 마지막회를 향할수록 방영 시간에 쫓겨 급하게 촬영이 이뤄졌던 점도 '태왕사신기' 팀의 연이은 부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볼거리가 스토리를 '과도'하게 압도
대작인 '태왕사신기'는 컴퓨터그래픽에도 많은 제작비를 투입, TV 드라마에서는 좀처럼 접하지 못했던 화려한 볼거리를 시청자들에 다수 제공했다. 하지만 웅장하고 화려했던 볼거리에 비해 '스토리'는 다소 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는 이 드라마가 주인공인 '태왕' 담덕의 인간적인 면, 사랑, 정복 추구 목적 등 여러가지 주제를 한꺼번에 그리려고 했던 점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또한 애초부터 판타지 사극을 추구, 초반부에 '신화시대'가 등장하고 방영 내내 역사적 고증과는 별개로 독특한 외모를 한 '화천회 대장로' 및 '사신' 등 새롭게 탄생된 인물들이 나왔던 점 등도 시청자들이 '태왕사신기'를 난해하게 받아들이는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특혜' 받은 드라마, 그러나 팬들은 소외(?)
수목 드라마인 '태왕사신기'는 지난 9월 11일 화요일 1회가 방송된 뒤 사흘 동안 3회가 연속 방송됐다. 1회 방영에 앞서 지난 9월 10일 '태왕사신기'의 제작 과정 등이 담긴 '스페셜 편'까지 방송된 것을 감안하면, 편성에 있어서 다른 드라마에 비해 '특혜'를 누린 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특별한 혜택을 받은 것에 비하면 팬들과에 대한 배려는 그리 많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여타 드라마의 경우 방영 직전 제작발표회를 갖고 작품의 특징 및 주연 배우들의 소감과 각오 등을 매스미디어를 통해 외부에 알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태왕사신기'는 약 3년 전 기획 의도 및 개괄적 소개 등이 담긴 제작보고회만을 가졌을 뿐이었다.
방영 중에도 '태왕사신기'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무려 15만건에 이르는 글을 남기며 이 작품의 여러 부분에 대해 큰 관심과 궁금증 보였지만, 이에 대한 제작진 및 출연 배우들의 응답 등은 극히 적었다. '태왕사신기'팀이 여러가지 특혜를 누린 것에 비해, 팬들에 대한 서비스 측면에는 다소 소홀했다는 것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한편 '태왕사신기'는 종영 다음날인 오는 6일 촬영 중 에피소드 등인 담긴 '스페셜2'를 방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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