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와 섹시드레스..시상식으로 본 2007 한국영화

윤여수 기자  |  2007.12.05 14:43
제2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한 여배우들.
김혜수, 전도연, 김아중, 김윤진, 이태란, 이소연(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길게 내리깔린 레드카펫. 양옆에 몰려들어 흥분의 기운을 느끼려는 팬들.

미끄러져 들어와 멈춰선 차의 문이 열린 뒤 화려하고 섹시한 드레스를 입은 여배우가 모습을 드러내면 열기는 절정에 달한다.

올해 주요 영화상 시상식이 모두 막을 내렸다. 대종상, 춘사영화상, 청룡영화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등 영화상들이 올해 최고의 영화와 배우, 스태프들을 꼽고 그 화려한 시상식 레드카펫을 거둬들였다.

영화상 시상식은 그 해 영화계의 모든 것을 들여다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창이다.

수상 혹은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배우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영화에 관한 생각의 일단을 드러낸다. 또 여배우들의 레드카펫 드레스 코드는 팬들과 취재진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지나치게 상업적인 상영방식으로 인해 묻혀간 영화가 잠시나마 관객의 기억 속에서 재생되기도 한다.

올해 한국영화를 영화상 시상식으로 되돌아본다.

#'위기'의 한국영화를 일깨우다

지난 11월23일 열린 제2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안성기는 "한국영화의 꿈은 바로 여러분이다"고 말했다. 한국영화가 어려운 요즘 영화의 꿈은 바로 한국영화인들이라는 부연설명이 보태졌다.

남우주연상 수상자 송강호도 “한국영화에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내놓았다.

이들 뿐만 아니라 많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시상식 무대에 올라 올해 힘겨웠던 한국영화계 상황을 호소했고 새로운 영화의 기운을 약속했다.

80여편의 개봉작 가운데 흑자 영화는 5편 정도에 그치고 스크린쿼터 축소와 위축된 투자분위기 등도 한국영화와 창작자들을 더욱 힘겹게 했다.

그들의 잔치이자 관객들을 향한 감사의 마당에서 이들은 그렇게 어려움을 토로했고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을 당부했다.

올해 주요 영화상을 휩쓴 영화 '밀양'의 주역들. 송강호, 전도연, 이창동 감독(왼쪽부터).


#드레스가 주목받다

올해만큼 여배우들의 레드카펫 드레스가 주목을 받은 해도 없었다. 이제 영화상 레드카펫 행사는 시상식 그 자체보다도 훨씬 높은 관심을 받는 데까지 이르렀다.

여배우들은 자신들의 'S라인' 몸매를 한껏 드러내며 과감한 노출도 주저하지 않았다. 숱한 여배우들은 한 해 동안 마치 이날을 기다린 듯 평소에는 보이지 않았던 섹시함과 화려함의 극치를 뽐냈다.

그런 점에서 이들에게 시상식 레드카펫은 자신들의 매력을 드러내며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마당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상식이 마련한 수상 부문과 수상자가 누구인지 그 자체보다 사전행사격인 레드카펫이 더욱 주목받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과 마찬가지다.

사실 올 한 해 영화보다는 배우가, 영화제보다는 일각의 파행이 더 도드라지게 하는 본말전도, 주객전도의 현상이 참으로 많았다. 한국영화가 처한 위기의 상황을 더욱 깊게 한 이 같은 전도는 결국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영화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 묻힌 영화에 주목하다

'기담', '우아한 세계', '마이 파더', '행복', '궁녀' 그리고 'M'.

작품적 완성도에 대한 호평과는 상관없이 '대박'을 터뜨리지 못했거나 흥행이 부진했던 영화들이다. 관객에게 감동과 웃음과 눈물로 다가가려 했지만 관객은 '킬링타임용'으로서 영화를 선택했고 이처럼 잘 만들어진 영화는 되레 외면받은 해이기도 했다.

'기담'의 경우 네티즌과 관객이 다시보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지만 그 힘은 미약했고 영화는 그렇게 대중의 기억 속에 묻혀갔다.

하지만 청룡영화상과 대한민국 영화대상 등 영화상 시상식은 이들 영화들에 주목했고 각 부문별 수상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영화가 지닌 커다란 힘 가운데 하나가 그 창의력에 있다면-올해 창의력이 부재해 힘겨웠다는 지적도 그런 의미에서 유효하다-이들 영화들은 그 힘을 확인시켜줬고 영화상 시상식에서도 이는 여실하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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