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보아' 박산다라 "쥐띠해 한국 진출해요"(인터뷰)

김태은 기자  |  2008.01.01 13:24
ⓒ최용민기자 leebean@


2004년 팬카페에 무려 8만여명의 회원을 거느려 인터넷을 달궜던 인물이 있다. KBS '인간극장'을 통해 필리핀 연예계에서의 활동이 소개되며 '필리핀 보아'로 불렸던 박산다라(24, 현지명 산다라 박)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가 3년간의 필리핀 방송과의 계약을 마치고 2008년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1984년 쥐띠인 박산다라로서는 자신의 해인 무자년 고국에서 신인으로서 재도전하게 되는 셈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머니투데이 스타뉴스를 방문한 박산다라는 고운 한복 때문인지 이국적인 인상이 싹 사라졌다. 곱게 따아내린 머리에 얌전한 언행이 전통적 한국 여인상을 떠오르게 한다. 안그래도 아직 타이틀은 밝힐 수 없지만 사극으로 국내 시청자들에게 첫 인사를 할 예정이다.

게다가 '산다라'라는 이국적으로 느껴지는 이름도 알고보면 순 한글이름이다. 신라 김유신 장군의 아명으로, '총명하고 건강하고 예쁘고 밝게 자라라'는 뜻이란다.

"초등학교때부터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필리핀에서도 한국 드라마를 계속 빌려다보며 꿈을 키웠어요. 필리핀에서는 데뷔할 생각이 없었는데 2004년초 우연히 참가한 현지 방송사 ABS-CBN의 '스타서클 퀘스트'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2위를 차지하며 주목받게 됐어요. 3년간의 계약이 끝난 후 한국이 너무 그리워서 별 고민도 않고 한국행을 결정했어요."
ⓒ최용민기자 leebean@


초등학교 5학년이던 95년 부모, 두 동생과 함께 이민갔던 어린 소녀가 24살의 처녀가 돼 돌아온 것이다. 필리핀에서는 이미 톱스타의 자리를 차지했지만, 미련없이 고국에서의 활동을 선택했다. 필리핀 위성방송 TFC를 통해 주변국인 중국, 태국, 베트남, 인도네이사 일대까지 얼굴이 알려진 국제적 스타지만 한국에서는 바닥에서부터 다시 한걸음씩 올라가겠다는 각오도 대단하다.

"필리핀에 대표적인 팬클럽만 4개가 있었는데, 제가 한국으로 간다는 소식에 회원들이 서운해하며 탈퇴하기도 해 많이 상처가 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열성팬들의 소원이 제가 한국 드라마에 출연해서 현지에서 방영되면 다시 볼 수 있기는 바라는 것이라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그리고 한국 팬카페 회원수도 8만명에서 지금은 800여명으로 줄었지만 저를 꾸준히 기다려주신 팬들의 기대에도 보답하고 싶구요."

필리핀 현지에서 화교학교를 다닌 덕분에 한국어, 필리핀어 뿐만 아니라 중국어, 영어에도 능통한 그녀는 별다른 트레이닝 없이 연예계로 뛰어들어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홀로 분장, 의상가방을 4개씩 들고 택시를 타고 다니며 스케줄을 소화해낸 강단있는 성격이다. 영화, 드라마, CF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OST, 싱글음반을 내고 가수로도 활동했다. 데뷔 3개월 만에 음반판매, 연예인 인기순위 1위를 석권하기도 했다. '산다라박의 로맨스'라는 쇼 프로그램에서 한류 드라마를 소개하는 등 MC로서도 맹활약했다.
ⓒ최용민기자 leebean@


"필리핀 연예계가 한국보다 한 10년 정도 낙후됐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현지에서 맡는 역도 한국인 유학생, 관광객, 한국계 혼혈 등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어서 연기에 대한 갈증도 많아요. 지난해 8월부터 YG엔터테인먼트에 소속돼 연습생으로서 운동, 헬스, 노래, 춤, 연기 등의 레슨을 일주일에 하루도 쉬지 않고 받아왔어요.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잘 활동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갖게됐죠."

필리핀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길들여졌기 때문인지 연기, 노래, MC 무엇하나 놓칠 수 없다는 욕심쟁이다. 먼저 연기자로서 한국에 첫발을 내딛으며 '여인천하'의 강수연처럼 똑부러지는 역할이나 '가을동화'의 송혜교처럼 불치병에 걸려서도 밝게 살아가는 비련의 여주인공 역할을 해보고 싶은 것이 희망이다.

"쥐띠생인 제가 쥐띠해 한국에서 데뷔하게 됐는데, 꼭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2004년 필리핀에서 거두었던 것 만큼 그리웠던 고국에서 한국분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해요. 정말 대단히 마음을 다잡고 있으니 지켜봐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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