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큼 오슈..6개월은 '웅이 아버지'로"

김지연 기자  |  2008.04.15 11:40
왼쪽부터 '웅이아버지'팀의 이용진 양세찬 오인택 이진호 ⓒ최용민 기자 leebean@


"이리 오슈. 냉큼 오슈~"

리얼버라이어티가 대세라 한다. 너도나도 '리얼'이라며 공개 코미디는 한물갔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과연 그럴까.

방송 3사를 통틀어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연출 박재연, 이하 '웃찾사')의 인기코너 '웅이 아버지' 팀을 만났다. '아직 우린 죽지 않았어요'란 말을 하듯 굳은 각오와 개그에 대한 열정이 넘쳐 흐른다. 역시 공개코미디는 죽지 않았다.

"우리는 폐인~ 그래도 즐겁다, 인기가 있으니까!"

기자를 만나기 5시간 전까지 아이템 회의를 하며 밤을 새웠다는 '웅이 아버지'의 네 멤버 이용진 양세찬 오인택 이진호.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개인적인 시간이요? '웅이 아버지'를 하고 나서는 꿈 같은 일이에요. 일주일에 3,4번은 대본을 바꿔요. 그만큼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죠. PD님한테 검사도 받고…. 휴~ 큰 사랑을 받고 있는니 노력을 해야죠. 그래도 인기가 있는 덕에 힘들고 부담도 생긴 거 아니겠어요. 하하하"

부담도 즐겁다. 물론 남자 넷이 밤낮 없이 몰려 다니며 회의만 하는 덕에 혹자는 '폐인 같다'는 말도 한다. 게다가 양세찬과 이진호는 한 집에 살고 있다. 그야 말로 화장실 가는 시간 빼고 24시간을 함께 한다.

"가끔은 같이 씻기도 해요. 하하하. 늦었을 때는 너무 피곤하니까 그냥 같이 씻어요. 물론 다 벗는게 아니라~ 순간 응큼한 생각 하신 건 아니죠?"(이진호)

그만큼 '웅이 아버지' 팀은 가족 같다. 워낙 각자의 개성과 고집이 있는 덕에 의견 충돌이 있을 때도 많지만, 팀워크로 모든 난관을 이겨냈다.

"개그맨 중에는 한 코너 같이 하고 나서 아예 말을 안하게 되는 사람도 있어요. 서로의 성격을 잘 모르고 시작했다가 일해보니 안 맞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저희 같은 경우는 다행이에요. 충돌은 있지만, 호흡은 잘 맞으니. 앞으로 최소 6개월은 쭉~ '웅이아버지'로 가고 싶어요."

왼쪽부터 '웅이아버지'팀의 이용진 양세찬 오인택 이진호 ⓒ최용민 기자 leebean@

개그맨은 떠도 대접을 못 받는다?

인기가 높은 만큼 '웅이 아버지' 코너는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웃찾사'를 지탱하고 있는 버팀목이다.

인기 비결에 대해 네 멤버는 입을 모아 "캐릭터도 강하고, 유행어도 있고 무엇보다 스토리가 있어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란 점"을 꼽았다. 그렇다. '웅이 아버지'는 웃음이 있고, 정감가는 캐릭터가 있다.

그야말로 개그계 톱스타에 등극했다. 이제 이 정도면 목에 힘을 줘도 될 것 같다. 그런데 웬일인지 지난 11일 '웃찾사' 녹화를 앞두고 리허설이 한창인 웅이 아버지팀은 하늘 높은 인기와 달리 낮은 자세로 촬영에 임하고 있었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연신 쏟아내며 고개 굽혀 인사했다.

"겸손하다고요? 당연한 일인데요 뭘~. 떴다고 달라지면 개그계에서 못 살아 남아요. 뜰 때가 있으면 또 힘들 때도 있는 법이거든요. 매주 '웃찾사' 한 코너 출연을 위해 200여명의 개그맨이 경쟁하는 걸 생각하면 그럴 겨를이 어딨어요. 거만한 체 할 시간 있으면 아이디어 회의를 해야죠."

배고픔을 안 자들이 스타가 돼서도 과거를 잊지 않는다. 물론 웅이 아버지팀은 지금이 기회란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기에 후회는 없다"는 그들이지만,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요즘, 웅이 아버지팀은 또 다른 미래를 꿈꾼다.

"힘닿는데까지는 '웅이 아버지'를 해야죠. 다만 이제는 좀더 다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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