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누 리브스, 한국 찾는다고 감지덕지하라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비교 '극과 극'

김현록 기자  |  2008.04.16 10:13

수년의 성장 속에 한국 영화시장은 할리우드가 가장 군침을 흘리는 신흥 마켓 가운데 하나가 됐다.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의 잇단 방한은 한국 영화시장의 높아진 위상을 증명한다.

금주에도 키아누 리브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각각 한국을 찾는다. 그러나 한국을 찾는다고 다 같은 게 아니다. 방한 할리우드 스타들의 행보는 극과 극. 취재진의 카메라를 피해 일정을 소화하기에만 급급한 스타들이 있는가 하면 적극적인 태도로 팬들을 만나는 스타들이 있다. 내한 이후 한국 팬들에게 남긴 이미지도 천차만별이다.

지난해 5월 영화 '슈렉3'의 홍보를 위해 내한한 카메론 디아즈는 1박 2일이란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활동으로 눈길을 끌었다. 2006년 '엑스맨3'의 개봉을 앞두고 방한한 휴 잭맨은 수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붉은악마 티셔츠까지 갖춰입고 환호를 지를만큼 화끈한 팬서비스를 펼치기도 했다. 반면 지난해 방한한 패리스 힐튼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지각사태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키아누 리브스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어떨까. 180도 다른 둘의 행보는 내한은 시기가 겹쳐 더욱 대조를 이룬다.

키아누 리브스는 은둔형을 택했다. 영화 '스트리트 킹'의 홍보를 위해 16일 밤 혹은 17일 오전 입국할 것으로 예상되는 키아누 리브스는 한국 영화 홍보 관계자들에게 '입단속'을 당부했다. 자신의 입국 일정, 이동 경로 등 모든 것이 비밀에 부쳐졌다.

이같은 고자세는 공식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다. 영화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먼저 나섰다. 내한 스타의 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대규모 기자회견까지 없앴다. 영화사를 통해 기자회견 매체까지 하나하나 직접 결정해 자리까지 정해줄 정도. 취재 방식까지 까다롭게 제한한다.

후폭풍이 두려웠을까. 은둔형 비공개 행사로 과연 영화 홍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걱정되던 가운데 키아누 리브스는 막판에야 레드카펫을 밟으며 팬들을 만나겠다고 방침을 정한 상태다.

반면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훨씬 소탈한 모습이다. 마블코믹스 원작의 차세대 슈퍼히어로로 주목받고 있지만 별다른 요구사항 없이 16일 새벽 조용히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후 이뤄지는 기자회견 및 인터뷰에 관련해서도 마찬가지. 한국에서의 인지도가 키아누 리브스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 역시 미국에서는 키아누 리브스에 못지않은 톱스타로 인기를 누린다.

과거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은 이웃 일본을 홍보차 방문하면서도 한국은 그대로 통과하기가 일쑤였다. 한국을 잊지 않는 스타들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이젠 이른바 할리우드 스타 내한의 '질'을 따져야 할 때다. 스타들이 속속 한국을 찾는 건 어디까지나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한국의 '파워 관객' 때문이다. 톱스타 방문만으로 감지덕지하던 때가 이미 지났다는 걸 이들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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