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없는 무주공산 월화극, 新3파전 돌입

SBS '식객' vs KBS2 '최강칠우' vs MBC '밤이면 밤마다'

조철희 기자  |  2008.06.18 18:04
↑월화극 3파전. '식객' 김래원, '최강칠우' 에릭, '밤이면 밤마다' 김선아

지난해 9월부터 장장 9개월 동안 월화드라마를 평정했던 MBC '이산'이 막을 내리면서 월요일·화요일 밤은 그야말로 무주공산의 상황이 됐다. 방송 3사는 이 시간대에 새 드라마를 편성해 '이산'의 왕좌를 승계받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만화와 영화의 유명세를 등에 업은 SBS '식객', 가수 출신 인기스타 에릭이 출연하는 KBS 2TV '최강칠우', '이산' 프리미엄을 쥐고 있는 김선아-이동건 커플의 로맨틱 코미디 MBC '밤이면 밤마다'가 왕권 도전에 나섰다.

이 드라마들의 경쟁은 시작부터 뜨겁다. '식객'과 '최강칠우'는 월요일이 아닌 17일 화요일에 1·2회 연속방송하는 변칙편성을 통해 '이산' 마지막회와의 정면대결을 피했다.

'이산'의 독주에 따른 고육책이기도 하지만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들 사이의 경쟁에서 초반 기세를 잡기 위한 일종의 신경전인 셈이다.

다음주 23일부터는 '밤이면 밤마다'가 첫선을 보이면서 본격적인 월화극 3파전이 시작된다.

◇'식객', 화려한 음식의 향연…영상미 앞세워 쾌조의 스타트
치열한 월화극 경쟁 속에서 우위를 선점한 드라마는 바로 '식객'.

'식객'은 17일 1·2회 연속방송에서 각각 13.2%, 16.1%의 시청률(TNS미디어코리아 집계)을 기록하며 최강칠우의 1·2회 시청률 11.5%, 9.1%를 앞섰다.

'식객'의 이날 방송분은 이야기 구성과 영상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화려한 음식의 향연에 눈이 즐거웠다는 반응이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 드라마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에는 많은 호평이 이어지면서 '[식객응원]'이라는 말머리까지 등장했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김소연은 운암정 주인 오숙수(최불암 분)의 비서 주희 역을 맡아 톡톡 튀는 연기를 선보였다. 극중에서 보인 세련된 패션 스타일과 빼어난 몸매도 눈길을 끌었다.

14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블록버스터 드라마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식객'이 과연 '대박 드라마'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식객'의 주인공 김래원. <사진제공=SBS>

◇'최강칠우', 첫 사극도전 에릭 연기력 논란
에릭(본명·문정혁)의 출연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최강칠우'는 식객과의 첫대결에서 판정패 했다. 시청률에서 뒤졌고 주연배우 에릭의 연기력 논란까지 제기됐다.

방송 직후 드라마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에는 에릭의 연기가 어색했다는 지적이 빈번하게 제기됐다. 대체로 "연기가 어색하다", "사극과 어울리지 않는다", "캐릭터의 감정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에릭의 연기력을 옹호하는 시청자들도 상당수였다. 한 시청자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어색하거나 극의 흐름을 깨드릴 정도는 아니었다"며 "방송 첫회부터 비난하기보다 더 좋은 연기를 위해 응원해 주자"고 말했다.

또한 이야기 전개가 너무 빨라 이해가 가지 않는다거나 CG·특수분장이 어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SBS '왕과 나'의 오만석과 KBS 1TV '미우나 고우나'의 김지석은 카메오로 출연해 열연을 펼쳐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몇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에릭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높고 독특한 형식의 사극이기 때문에 월화드라마 전쟁에서 '다크호스'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최강칠우'의 주인공 에릭(문정혁). <사진제공=KBS>

◇'밤이면 밤마다', '이산' 후광 업고 '김삼순' 영광 재현할까?
'밤이면 밤마다'는 '내이름은 김삼순'에 이어 정확히 3년만에 TV드라마에 복귀한 김선아의 출연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직 베일이 벗겨지지 않아 월화드라마 전쟁에서 얼마만큼의 위력을 가질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이 드라마는 우선 '이산'의 후속작으로 자연스럽게 그 후광을 업고 있다. 여기에 '삼순이' 김선아의 활약이 더한다면 1주일 늦은 방영이지만 다른 두 드라마와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

다만 문화재청 단속반원(김선아)과 고미술학자(이동건)라는 주인공들의 낯선 직업과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문화재를 중심 소재로 다룬다는 점은 드라마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색적인 직업, 연상연하 주인공, 로맨틱 코미디 장르 등 '내이름은 김삼순'과 많이 닮은 '밤이면 밤마다'가 과연 그 영광을 재현할지 주목된다.


이처럼 방송사와 드라마 제작진들은 피 말리는 시청률 전쟁을 치러야 하지만 시청자들은 행복한 비명만 지르면 된다. 요리 드라마, 사극, 로맨틱 코미디 등 장르도 다양해 취향에 따라 골라보는 재미도 있다.

김래원, 남상미, 에릭, 구혜선, 김선아, 이동건 등 톱스타들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3편의 드라마가 첫 삼자대결을 벌이는 오는 23일 과연 어느 드라마가 승자가 될지 상상해 보는 것도 또하나의 흥밋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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