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영유권 문제로 '주권'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는 가운데 조선만의 하늘을 갖고자 했던 장영실이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방영된 KBS 2TV 대하사극 '대왕세종'에서는 세종(김상경 분)이 노비 출신인 장영실(이천희 분)에게 관직을 내리려 하며 독자적 천문의기 제작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장면이 나와 관심을 끌었다.
방송에서 세종은 조정 중신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다. 노비에게 벼슬을 내리면 나라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주장이다. 세종은 "군주와 관원의 하늘은 백성이다. 또 백성의 하늘은 세끼 밥이다. 그 세끼 밥을 위해 그대들과 과인은 죽을 힘을 다해 뛰어야 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세종은 또 장영실에게 "과인의 치세는 길게 잡아야 30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너의 기술, 너의 기술로 만들어낼 천문의기를 비롯한 각종 기기들은 100년, 500년 아니면 더 길게 살아남아 이 나라 조선을 지탱해줄 힘이 될 것"이라며 "함께 버텨보자"고 제안했다.
실제 역사 속에서 장영실은 1423년 상의원 별좌를 시작으로 1432년 호군을 거쳐 1437년에는 종3품 대호군까지 올라갔다.
장영실은 관직에 있는 동안 천문관측대인 간의대(簡儀臺) 제작에 착수하는 한편 각종 천문의 제작을 감독했다. 또 천문시계 혼천의와 한국 최초의 물시계인 보루각의 자격루도 만들었다. 장영실이 제작한 조선에 꼭 맞는 역법, '칠정산 내외편'은 일월식 예보에서 100%에 가까운 정확도를 보였다. 이어 1441년에는 세계 최초 우량계인 측우기와 수표를 발명했다.
하지만 장영실은 1442년 이후 역사 속에서 갑자기 사라진다. 같은 해 3월 장영실이 제작에 참여한 임금이 탈 가마가 시험운전에서 부서진 것을 이유로 파직되면서 복권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나라를 섬기던 조선의 사대정책이 원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독자적 역법을 갖는 다는 것은 중국 황제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됐고 이에 따라 심각한 외교적 문제가 우려됐다는 주장이다. 1443년 세종실록(세종99권, 25년)은 "간의대가 경회루에 세워져 있어 중국 사신으로 하여금 보게 하는 것이 불가하므로..."라고 간의대를 헐어버리는 이유를 기록했다.
'대왕세종'의 시청자들은 "요즘 정치인들이 꼭 봐야 할 드라마", "최근 세태를 보는 듯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천데렐라'라는 애칭으로 장영실 역을 맡은 이천희에게 관심을 쏟기도 했다.
한편 이천희는 187cm의 키에 훤칠한 외모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KBS 2TV 퓨전사극 '한성별곡-正'에서 큰 돈을 벌어 현실을 바꾸려는 야심가 양만오 역으로 출연해 인상을 남겼다. 최근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는 고정 출연자로 나서며 예능물에도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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