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결승전은 류현진(21, 한화)을 위한 경기였다.
류현진은 23일 선발로 출전해서 8과 1/3이닝 동안 안타 5개만 허용하며 2실점으로 상대타선을 틀어막았다. 빼앗은 삼진은 7개. 상대가 전날 미국과의 경기에서 무려 10점을 뽑아냈던 쿠바라는 것을 생각하면 실로 대단한 역투다.
파첸코 쿠바 대표팀 감독이 경기 후 "한국의 투수가 매우 좋았다. 류현진은 우리 타자들에게 강한 압박감을 줬으며, 그의 강속구는 타자의 몸쪽을 파고 들어왔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직구에 간간이 섞어 던진 '서클 체인지업'이 주효했던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바깥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야구 전문지 '베이스볼아메리카(BA)'는 "특히 날카로운 체인지업과 스크루볼로 쿠바 강타자들의 밸런스를 경기 내내 흩뜨렸다"고 평했다. 직구의 구속은 140km대 초반이었지만, 전혀 다른 구질의 공을 직구와 똑같은 폼으로 뿌려대니 쿠바 타자들이 배팅의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외신들 "메이저리그서도 당장 2-3선발감" 격찬
아마 올림픽 사상 마지막 결승전의 승리투수가 될 류현진에게 외신들도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결승전을 중계한 캐나다의 방송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류현진을 '올림픽 워크호스(Workhorse)'라고 표현했다. 말처럼 지치지 않고 던지는 투수라는 뜻이다. 그는 출전한 2경기 모두 강인한 체력으로 8이닝 이상을 던져 승리를 따냈다. 예선의 캐나다 전에선 아예 완봉승을 거둔 바 있다.
美 NBC TV의 해설자 맥그레인도 "직구 제구력이 완벽하고 체인지업이 위력적이다"라며 류현진을 높이 평가했다. "사실 2번째 홈런을 맞은 공도 제대로 된 커브였지만 타자가 잘 쳤을 뿐"이라며 "이제 스물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데뷔 때부터 MVP, 신인왕 동시 차지한 '괴물투수'
류현진은 현재 한국 프로야구 최정상급의 좌완 투수로 평가된다. 입단 첫해였던 2006년부터 '투수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을 달성하며 ´괴물´로 불렸다. 그는 2007년에도 탈삼진 1위를 차지했고, 올 시즌 역시 10승6패에 탈삼진 1위(107개)를 기록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한화의 에이스다.
그러나 고교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류현진은 그 정도로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류현진은 인천 동산고를 졸업할 당시만 하더라도 그는 드래프트에서 3번째로 지명되는 선수일 뿐이었다. 인천의 연고권을 갖고 있던 SK 와이번스는 인천고의 포수 이재원을 선택했고, 2순위로 지명권을 지녔던 롯데 역시도 광주일고 투수였던 나승현을 선택했다.
고등학교 때 팔꿈치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던 그를 구단들이 썩 내켜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 다음 지명권을 가진 한화가 비로소 류현진을 선택했는데, 이는 한화 스카우트 사상 최고의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1987년생인 류현진은 키 188.0cm, 체중은 104.0kg의 위력적 체격이다. 2남 중 차남으로 취미는 컴퓨터 게임.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