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처절할 순 없다!
최근 수목드라마 제왕자리를 차지한 SBS '워킹맘'의 봉태규는 처절함 그 자체다. 직장도 없고 연상녀 아내에게 이혼까지 당했다. 또 매달 아내에게 두 아이 양육비 100만 원을 주기 위해 친아들들의 보모로 일하며 월급 100만 원을 받는다. 이만하면 어느 누구도 극중 봉태규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 못한다.
물론 극중 봉태규는 이 같은 수모를 당해도 싼 인물이다. 아내 몰래 바람을 피웠고 이혼서류를 감추기 위해 아내가 밤새 준비한 회사 프로젝트를 빼돌리기도 했다. 그야말로 극 초반 봉태규는 밉상 캐릭터다.
문득 영화 '방과후 옥상'이 생각났다. 이 영화에서 봉태규는 억세게 운 없는 '왕따' 남궁달을 연기했다. 당시 그는 최상의 캐스팅이란 호평을 얻으며 '진상' 캐릭터 남궁달을 소화했다.
불현듯 박재성과 남궁달은 묘하게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원래 처절한 걸 좋아해요. 하하하. 사실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다 처절하지 않나요? '워킹맘'이 코미디다보니 과장된 면이 있지만 오히려 아등바등 사는 우리네의 솔직한 모습 같아요. 그리고 솔직히 박재성이 현실의 인물이라면 아마 반쯤 미쳐 있을걸요. 처절한 연기, 제대로 한 번 보여 드려야죠.(웃음)"
그는 "'워킹맘'이 다소 과장돼 있다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오히려 더 현실을 직설적으로 담아냈다"고 평했다.
"물론 드라마가 웃음을 주기 위해 연하남 재성이의 단점과 부정적인 면을 극대화했어요. 하지만 분명 드라마에서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가영(염정아 분)이도 재성에게서 달콤함을 느꼈을 때도 있었을 거에요."
그렇다. 솔직히 실제 연하남이 어떻게 그간 드라마들이 보여준 완벽한 남자만 있을까. 박재성처럼 능력 없고 키도 작고 잘 생기지도 않은 연하남도 많지 않을까.
"만약 박재성이 여느 연하남과 별다를 게 없다면 하지 않았을 거에요. 또 재성이라는 인물의 개과천선 여부를 떠나 그가 가진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어요."
박재성 덕에 시청자들의 미움을 톡톡히 받고 있는 그지만 알고 보면 재성은 무척이나 순수한 인물이라는 봉태규의 설명이다.
"아내의 프로젝트가 담긴 서류를 감추는 것도 다 악의가 없는 행동이에요. 변명 같이 들리시겠지만 그냥 눈앞에 닥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선택이에요. 재성이가 너무 순진해서 그래요."
어느새 봉태규는 박재성에게 푹~ 빠져 있었다. 안방극장에서의 첫 주연이기도 하지만 할 수록 설득력 있는 캐릭터라는 생각 때문이다. 한 때 TV 드라마는 빡빡한 촬영 스케줄에 힘들지 않을까 했던 기우도 '워킹맘' 덕에 눈 녹듯 사라졌다.
"생각보다 순발력이 좋은 배우가 아니에요. 그래서 TV 드라마는 겁이 많이 났어요. 그런데 하니까 되더라구요. 또 일정이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집중력 있게 작품에 몰입할 수도 있어요. 앞으로는 영화 말고 드라마도 많이 찍고 싶어요."
봉태규는 앞으로 재성을 통해 처절함의 진수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기왕 도전한 거 화끈하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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