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고향'의 마지막은 안타까운 사랑과 원한을 그린 이야기가 장식했다.
KBS 2TV '전설의 고향'은 3일 '환향녀'(극본 박영숙·연출 이민홍)편을 마지막으로 그 끝을 고했다.
이날 '환향녀'는 잔잔하게 시작을 열었다. 초반부터 귀신이 분위기를 장악하기보다 뭔가에 씌인듯한 주변 사람들 속 수연(이진 분)의 모습에 수연이 당하는 입장이 아닐까 하는 어렴풋한 추측을 하게 했다.
음료 한 잔을 마신 후 홀린 듯 사람을 죽여버리던 모습, 아무렇지 않게 피눈물인지 흙물인지를 흘리며 사람을 매다는 모습은 주역이라던 이진과 강성민 등이 본격적으로 극의 중심에 나서지 않았음에도 분위기 몰이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마치 한국판 '디아더스'인 듯 수연이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주위 상황을 두려워했던 것이라는 반전으로 드러나며 극은 공포 분위기 조성을 넘어 본격적인 공포 행진에 나섰다.
'환향녀'는 시점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환향녀가 돼 고생 끝에 억울하게 죽어야 했던 사실을 전하며 당위성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복수에 나선다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어찌보면 '전설의 고향'의 전형적인 전개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는 유형이었다.
특히 '환향녀'에서 안타깝게 수연과 정율(강성민 분)은 서로 사랑했지만 기구한 운명으로 끝내 이루어지지 못한 채 서로 다른 세계에 서서 서로를 해쳐야 할 위치에 놓인 기구한 운명으로 그려진다. 자신을 대신할 사람을 죽여야만 혼이 구천을 떠돌지 않는다는 수망초액을 마신 수망귀가 되어버린 수연과 그녀를 버린 듯 했지만 결국 죽음으로 따라나선 그의 낭군 정율은 안타까운 사랑으로 공포를 갈무리하는 전통적인 '전설의 고향'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환향녀'는 함께 할 수 없는 운명으로 엇갈리며 공포를 눈물로 지워내면서도 나란히 누워 웃고 있는 시신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비추며 일말의 행복한 결말에 대한 기대감을 남긴다. 인어공주처럼 사랑하는 그를 죽여야 한다는 상황이 순간 발목을 잡기도 했지만 이 조차도 결국 모두 다 죽지만 원혼이라기보다 사랑을 그리는 내용으로 아쉬움을 메웠다.
'환향녀'는 대체적으로 뻔할 수 있을 요소들을 전통의 묘미로 살리는 한편 현대적인 매력들을 가미해 전통적이면서도 현대미가 있는 끝마무리를 했다. '환향녀'를 끝으로 마지막을 고한 2008 '전설의 고향'도 '환향녀'가 장식한 피날레의 의미만큼이나 새로움의 지속적인 시도 속 전통의 고수로 '전설의 고향'에 한 줄의 역사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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