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향녀', 전통의 묘미 살린 공포로 피날레 장식

최문정 기자  |  2008.09.03 23:36
KBS 2TV '전설의 고향'의 '환향녀' 편에 출연한 이진 ⓒ임성균 기자

'전설의 고향'의 마지막은 안타까운 사랑과 원한을 그린 이야기가 장식했다.

KBS 2TV '전설의 고향'은 3일 '환향녀'(극본 박영숙·연출 이민홍)편을 마지막으로 그 끝을 고했다.

이날 '환향녀'는 잔잔하게 시작을 열었다. 초반부터 귀신이 분위기를 장악하기보다 뭔가에 씌인듯한 주변 사람들 속 수연(이진 분)의 모습에 수연이 당하는 입장이 아닐까 하는 어렴풋한 추측을 하게 했다.

음료 한 잔을 마신 후 홀린 듯 사람을 죽여버리던 모습, 아무렇지 않게 피눈물인지 흙물인지를 흘리며 사람을 매다는 모습은 주역이라던 이진과 강성민 등이 본격적으로 극의 중심에 나서지 않았음에도 분위기 몰이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마치 한국판 '디아더스'인 듯 수연이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주위 상황을 두려워했던 것이라는 반전으로 드러나며 극은 공포 분위기 조성을 넘어 본격적인 공포 행진에 나섰다.

'환향녀'의 본격적인 공포 모드는 억울하게 죽어야 했던 상황 끝에 복수를 위해 나서는 수망귀들로 인해 이루어졌다. 극의 전개는 튀기는 피와 잔인한 죽음 등이 있긴 했지만 복수라는 화두와 죽는 자가 악한이라는 '전설의 고향'의 포인트는 잃지 않았다.

'환향녀'는 시점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환향녀가 돼 고생 끝에 억울하게 죽어야 했던 사실을 전하며 당위성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복수에 나선다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어찌보면 '전설의 고향'의 전형적인 전개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는 유형이었다.

특히 '환향녀'에서 안타깝게 수연과 정율(강성민 분)은 서로 사랑했지만 기구한 운명으로 끝내 이루어지지 못한 채 서로 다른 세계에 서서 서로를 해쳐야 할 위치에 놓인 기구한 운명으로 그려진다. 자신을 대신할 사람을 죽여야만 혼이 구천을 떠돌지 않는다는 수망초액을 마신 수망귀가 되어버린 수연과 그녀를 버린 듯 했지만 결국 죽음으로 따라나선 그의 낭군 정율은 안타까운 사랑으로 공포를 갈무리하는 전통적인 '전설의 고향'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환향녀'는 함께 할 수 없는 운명으로 엇갈리며 공포를 눈물로 지워내면서도 나란히 누워 웃고 있는 시신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비추며 일말의 행복한 결말에 대한 기대감을 남긴다. 인어공주처럼 사랑하는 그를 죽여야 한다는 상황이 순간 발목을 잡기도 했지만 이 조차도 결국 모두 다 죽지만 원혼이라기보다 사랑을 그리는 내용으로 아쉬움을 메웠다.

'환향녀'는 대체적으로 뻔할 수 있을 요소들을 전통의 묘미로 살리는 한편 현대적인 매력들을 가미해 전통적이면서도 현대미가 있는 끝마무리를 했다. '환향녀'를 끝으로 마지막을 고한 2008 '전설의 고향'도 '환향녀'가 장식한 피날레의 의미만큼이나 새로움의 지속적인 시도 속 전통의 고수로 '전설의 고향'에 한 줄의 역사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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