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변호사' 낮은 시청률에 가린 파격로맨스

김현록 기자  |  2008.09.05 06:01

'친구의 전 남편을 사랑했네∼'

MBC 수목드라마 '대한민국 변호사'가 4일 16부로 종영했다.

'대한민국 변호사'는 금융가 한민국(이성재 분)과 톱스타 이애리(한은정 분)이 1000억대 이혼소송을 두고 벌어진 소동을 그린 작품.

때문에 초기에는 법정 드라마로 널리 알려졌으나 회를 거듭할수록 이혼 소송을 중심에 둔 로맨틱 코미디, 혹은 로맨틱 드라마적 성격이 강해졌다.

드라마는 애리의 친구 우이경(이수경 분)이 한민국의 변호를, 이경의 전 남자친구 변혁(류수영 분)이 애리의 변호를 맡은 가운데 민국과 이경이 사랑에 빠지면서 얽히고설킨 네 남녀의 관계를 그렸다.

안하무인 금융가지만 무심한 듯 세심하게 툭툭 애정을 표현하는 매력적인 남자 민국과 여상을 나와 변호사 사무실 말단으로 근무하다 절치부심 끝에 사법고시를 통과, 변호사가 된 깍쟁이 이수경 등 개성있는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그러나 드라마의 코믹한 터치에 파격적인 관계 설정은 다소 가려졌다. 이경과 사랑에 빠진 민국은 이경의 오랜 친구 애리의 전 남편. 이혼 직후인 친구의 전 남편과 사랑에 빠진 주인공을 그린 셈이다.

'대한민국 변호사'의 특징은 또 있다. 비록 재벌 3세는 아니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금융가인 남성과 변호사긴 하지만 별다른 재산도, 내세울 것도 없는 여성과의 사랑이야기는 흔한 신데렐라 콤플렉스로 빠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늘 솔직하고 소탈한 여주인공의 캐릭터나 어느 순간에도 변호사로서 직업에 대한 소신이나 역할을 포기하지 않는 당찬 여주인공 덕에 신데렐라 콤플렉스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시종 발랄한 코믹 터치로 이처럼 미묘한 논쟁거리를 피해나갔다는 점은 작가와 연출자의 만만찮은 공력을 느끼게 한다. 네 주역 이성재 이수경 한은정 류수영을 비롯해 성동일 임예진 박원숙 등 연기자들의 공도 컸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한민국 변호사'는 초창기에는 SBS '일지매'에 밀려, 후반에는 KBS 2TV '전설의 고향'에 밀려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발칙한 설정의 코믹한 법정 로맨스가 퓨전 색채 짙은 사극 열풍에 가려진 셈이다.

한편 '대한민국 변호사' 후속으로는 김명민 이지아 장근석이 출연하는 음악 휴먼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가 10일부터 방송된다. KBS 2TV 기대작 '바람의 나라'와 함께 시작하는 '베토벤 바이러스'가 '대한민국 변호사'의 시청률 분풀이를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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