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안재환 가는 길, 정선희는 울지도 못했다

성남(경기)=김현록 기자,   |  2008.09.11 11:27


남편인 고 안재환이 한 줌 재로 변하는 동안 탈진한 정선희는 소리 내 울지도 못했다.

지난 8일 숨진 채 발견된 탤런트 고 안재환의 시신이 11일 오전 8시 발인을 거쳐 오전 9시께 성남 시립화장장에서 화장됐다.

이날 화장에는 아내 정선희를 비롯해 유가족과 친지 등 약 50여명이 함께했으며 수십명의 취재진도 몰려 고 안재환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발인 순간에도 쓰러져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던 정선희는 완전히 탈진한 모습이었다. 잠시 시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완전히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멍하게 화장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예정된 오전 10시보다 이른 시작된 화장은 약 2시간이 지난 10시55분께 마무리됐다. 정선희 등 유가족만이 참석한 가운데 바로 옆 수골실에서 재로 변한 유골을 수습했다.

정선희의 가족과 친지는 혹시 정선희가 또다시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정선희는 이번에는 정신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고 안재환의 누나 등이 안재환의 이름을 소리내 부르며 소리내 우는 동안에도 정선희는 기가 막힌 듯 바라보기만 할 뿐 울음소리 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

안재환의 유골함과 영정을 앞세운 가운데 걸어갈 힘 조차 없어 양쪽으로 부축을 받으며 수골실을 나선 정선희의 모습에 화장장의 다른 가족들까지도 안타까워했다.

안재환의 유해는 이날 오후 장지인 경기도 고양 벽제에 위치한 '추모공원 하늘문'에 안치될 예정이다

고 안재환은 8일 오전 서울 노원구 하계1동의 한 빌라 앞 도로 상에서 주차돼 있던 승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고 안재환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며 1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에 따르면 고 안재환은 발견 당일로부터 약 10일 전 만취 상태에서 연탄가스를 마시고 중독돼 사망했다는 잠정 소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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