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떴', '1박2일'·'우결' 경쟁력 약화가 '약됐다'

김지연 기자  |  2008.09.22 11:03
'패밀리가 떴다' 출연진 ⓒSBS 제공


예능 프로그램의 총체적 부진 속에서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의 코너 '패밀리가 떴다'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일요일이 좋다'는 과거 'X맨' 등의 프로그램이 크게 선전하며 큰 사랑을 받았지만, 한동안 MBC '우리 결혼했어요'와 KBS 2TV '1박2일'에 밀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탄력을 받기 시작한 '패밀리가 떴다'가 21일 22.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우리 결혼했어요'와 '1박2일'을 누르고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왜 이처럼 '패밀리가 떴다'가 인기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을까. 이는 '패밀리가 떴다'가 '남녀간의 우정'이라는 신선한 코드를 선보였고, '달콤살벌 예진아씨' '천데렐라' 등 독특한 캐릭터들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 예능 PD는 최근 기자와 만나 "'패밀리가 떴다'의 시청률이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은 빨리 싫증을 내고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시청자들의 시청행태와 무관하지 않다"며 "'1박 2일'과 '우리 결혼했어요'가 이제 어느 정도 틀이 잡히면서 식상해진 것이 '패밀리가 떴다'가 살아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 마디로 경쟁 프로그램의 경쟁력 약화가 '패밀리가 떴다'에 약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패밀리가 떴다'의 경우 방송 초반 기존 인기 프로그램들의 짜깁기라는 비판을 줄곧 받아왔다.

이는 시골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오는 구성이 '1박2일'과 그대로 닮아 있고, 유재석-이효리 콤비 역시 '남매'라는 콘셉트로 묶였지만, 두 사람은 과거 KBS 2TV '해피투게더'의 '반갑다 친구야'를 통해 이미 호흡을 맞춘 사이기 때문이다.

시골에서 하룻밤을 자고 난 뒤 깨자마자 퀴즈를 맞추는 설정은 과거 MBC '동거동락'과 닮아 있다.

그야말로 그간 인기를 누린 프로그램들의 설정들이 교묘하게 뒤틀려 섞여 있다. 물론 멤버가 바뀌고 상황이 바뀌면 익숙한 설정도 결코 지겹지 않다는 버라이어티의 속성을 잘 활용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패밀리가 떴다'에 더 빨리 싫증을 낼 수도 있다. 이 예능 PD는 "'패밀리가 떴다'가 계속 인기를 이어가려면 모방에서 한층 더 나아간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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