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결산] 실수는 많아도 한층 성숙해진 영화제①

부산=김건우 기자,   |  2008.10.10 06:42
축포를 터뜨리는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 현장 ⓒ 홍봉진 기자

10일 오후 7시 폐막식을 끝으로 9일간의 여정을 마치는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역대 최다 상영작이라는 외형적으로 또 한번의 성장을 이뤘다. 올 부산국제영화제는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하게 진행됐다. 몇 건의 영사사고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실책을 보이지 않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PIFF)는 지난해에 커진 덩치와는 반대로 미숙한 운영에서 벗어나 시스템의 안정화를 추구하고 영화제의 새로운 방향점을 제시했다.

최다 상영작, 아시아 영화의 발굴
올 PIFF는 60개국 315편, 그 중 133편이 국제적인 첫 상영되는 월드프리미어, 자국 밖에서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48편,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되는 아시아프리미어가 95편으로 역대 최다였다.

특히 새로운 아시아 영화를 발굴하려는 취지에 맞게, 세계 영화계에서 낯선 카자흐스탄의 영화 '스탈린의 선물'을 개막작으로 선 정했다. 영화는 중앙아시아로 이주된 다양한 사람들 사이의 인간애를 통해 카자흐스탄 영화의 숨겨진 힘을 보여줬다. 개막작 '스탈린의 선물'이 입장권은 예매 시작 1분 30초만에 매진되는 역대 최단 기록을 세웠다.

또 이란 영화 '빈의자' '안개 속의 불빛' 등을 통해 영역을 확장시켰고 수적으로 열세였던 여성감독들의 영화가 여섯 편 초청되기도 했다.

올해는 처음 섹션별 전용관 제도가 운영됐다. 해운대 메가박스에서는 아시아영화, 프리머스에서는 한국영화, 롯데시네마에서는 월드 시네마 위주로 준비됐다. 상대적으로 그동안 소외됐던 프리머스와 롯데시네마에 관객 분산이 효율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다.

'아시아의 슈퍼히어로'라는 기획전도 흥미를 끌었다. 할리우드의 전유물이라 여기 쉬운 초능력 영웅들이 일본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각국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 됐는지 살펴봤다.

이와 함께 PIFF 전용관인 '두레리움'이 영화제 개막과 함께 신축을 알렸다. 또 우리나라, 중국, 일본, 러시아를 비롯한 아시아권의 14개국, 37개 도시의 영화, 영상정책 책임자들이 매년 1차레씩 부산에 모여 영상산업의 교류 협력방안을 통해 공동발전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아시아연기자네트워크(APAN)는 아시아 스타들의 참여 속에 영화제의 열기를 더했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우에노 주리를 비롯해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배우 문 블러드굿, 아론 유, 제임스 카이슨 리 등이 가는 곳마다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이에 답하듯 배두나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신작 캐스팅, 한채영이 뉴질랜드 신작 영화 '소울메이츠' 출연, 뉴욕 독립 영화 '시집'에 출연한 송혜교 등 세계 영화로 진출하는 한국 배우들이 초미의 관심으로 떠올랐다.

아시안필름마켓에는 한국 업체는 지난해 18개에서 10개 업체로 줄어, 총 28개국 132개 업체(BIFCOM포함)가 참여했으며 총 참가규모도 등록참가자의 5배가 넘는 4천 6백 여명이 함께 했다.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홍콩과 스웨덴 등에 판매되는 등 모두 13편의 한국 영화가 판매되는 실적을 보였다. 또 부산프로모션플랜(PPP)에는 모두 30편의 프로젝트가 참가해 500여 차례의 공식 미팅을 가졌으며, 이창동 감독의 '포에트리(가제)' 등이 PPP 코닥상 등 주요상을 수상했다.

폐막작 '나는 행복합니다' 기자회견장 ⓒ 홍봉진 기자

잔실수 연발.....시스템의 안정화 돋보여
올 PIFF는 유독 많은 문제점이 지적됐던 지난해와는 달리 차분하게 진행됐다. 지난 4일 저녁 야외상영된 일본 오시아 마모루 감독의 '스카이 크롤러'가 발전기 고장으로 52분간 상영이 중단됐다. 영화제 측은 환불과 추가상영을 마련했지만 이미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떠난 상태였다.

이외에 서극 감독의 신작 '모든 여자가 나쁜 것은 아니다'의 PIFF 상영이 끝내 무산돼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제 측은 "현재 진행 중인 후반 작업 일정이 늦어져 영화제에 상영하기 힘들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관객과의 대화, '아주담담' 코너 주요행사들이 잦은 취소와 미숙한 진행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8일 낮12시 '굿,바이' 야외 무대인사가 취소됐고 '달을 기다리 는 올빼미'가 상영취소 됐다. '해피 플라이트' 야외 무대인사에서는 배우 아야세 하루카 측의 요청으로 간단한 인사만 하고 끝나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동사서독 리덕스'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종료 후 왕가위 감독에게 사인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려 동선 정리가 되지 않았다.

통역과 자원봉사자의 미숙으로 관객과의 대화에서 감독과 관객들이 동문서답을 주고받는 것도 아직까지는 보완해야 될 부분이다. 9일 폐막작 '나는 행복합니다'의 기자 회견에서는 중국어 통역이 준비가 안 돼 지켜보던 타 기자가 이를 통역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하지만 작은 실수가 풍선 같이 부풀러지는 경우는 허다하다. 모든 경우의 수에 완벽하게 대비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한층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은 "올해 가장 큰 성과는 시스템의 안정화다. 영화제가 정비되면서 관객은 증가했지만 영화제는 조용하게 됐다. 영화제가 차분히 진행되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여전히 PIFF팬들의 변함없는 애정을 받으며 조용히 마무리 됐다. 크게 증가한 관객 수와 비례해 적은 실수가 이를 말해준다. 이제 부산국제영화제는 하나의 실험을 끝냈다. 올해 받은 지적들이 내년 도약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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