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팬들과 음악평론가, 정부 관계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 관계자 등 음악저작권 관련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음악저작권 신탁관리제도 개선에 대한 국회토론회에서 상이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24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최문순 국회의원 주최로 '음악 저작권 신탁관리제도의 개혁방향'에 대해 국회 토론회가 개최됐다.
음악평론가 강헌 박은석씨, 김기중 변호사, 이재범 올바른 음악저작권문화 챙김이(이하 올챙이) 대표, 사단법인 한국음악출판사협회(이하 KMPA) 조규철 회장, 드럭레코드 김웅 기획실장, 최병구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산업과장, 유형석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법무실장과 450여 명의 서태지 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우리나라의 음악저작권 현황에 대한 포괄적 개요와 음악저작권협회의 문제점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음악평론가 강헌씨는 현재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에 대해 권리자에 대한 권익서비스단체 성격 실종, 조직운영의 전근대성, 징수 분배의 불공정성과 과정의 불투명성, 징수와 분배의 데이터베이스 관리 체제의 부실과 전문인력 부재, 경영적 비전의 부재, 저작권자들의 안이한 인식과 무관심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더불어 이재범 올챙이 대표는 현재 음저협의 정회원 제도가 확실한 기준이 없다는 문제점을 지적했으며, 조규철 KMPA 회장은 저작권자들의 편의와 복지를 위해 음악저작권의 분리신탁을, 음악평론가 박은석씨는 투명하고 효율적인 협회의 운영을 위해 경쟁할 수 있는 복수 집중관리단체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드럭레코드 김웅 기획실장 역시 불공정한 정회원과 준회원 문제, 불공정한 신탁약관 개선 문제, 저작권료 징수 분배의 투명성 문제 등을 제기했다.
현재 음저협에서는 총 8000여 명의 회원 중 7.8%만이 정회원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대부분의 준회원들은 피선거권 등의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 또한 정회원 자격 역시 명확하지 않아 음저협 외부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를 문제점으로 지적해왔다.
이어 최 과장은 "기본적으로 음저협이 바뀌어가는 음악 환경에 잘 대처해왔다고 생각하지만 현재는 좀 더 잘해야 하는 위치에 와 있다"며 "저작권협회 스스로의 동력으로 할 수 없다면 외부적인 충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수 신탁 단체의 설립 등을 통해 경쟁 체제를 도입하는 방법으로 의사결정의 비효율적 문제와 분배 정산의 불투명 문제, 관리의 비효율적인 전문성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유형석 법무실장은 "저작권협회가 영리단체가 되려면 이익이 남아야 한다"며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는 저작권자들에게 나눠줄 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저작권 복수 집중관리단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미국의 경우 이용감시 목적으로 저작권을 관리하는 중복단체가 많을수록 비효율적인 판례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협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정액의 운영비가 필요한데 또 다른 단체가 만들어지려면 그 정도의 운영비가 또 들어야하지 않겠느냐"며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또 다른 단체가 만들어지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서태지 컴퍼니의 김민석 이사는 "직접적으로 저작권료를 징수하는 것보다 음저협을 통해 징수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분배 쪽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서태지는 2003년 4월 1일 신탁행위금지가처분 결정부터 지난 3년 4개월간 음악저작권협회가 서태지에게 지불하지 않은 저작권료를 지불하라며 소송을 청구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지난 6월 26일 음악저작권협회가 저작권료를 징수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에 서태지는 지난달 7일 저작권사용료반환청구사건의 항소절차를 완료하고 음저협과의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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