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랬을까~?", "아마추어 같이~", "퉤퉤퉤"
KBS 2TV '개그콘서트'의 '많이컸네 황회장' 속 인기 대사들이다. 지난 4월 초 KBS 2TV '개그콘서트'에 '많이컸네 황회장'이라는 코너가 새롭게 등장했다. '황회장' 황현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코너로 이름을 내건 개그맨 황현희가 '개그콘서트'에 확고히 이름을 새기는 계기가 됐다.
'황회장'으로 살기 시작한 지 어느덧 8개월여, '많이컸네 황회장'은 장수 코너가 됐으며 황현희 본인은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7월 초에는 '황현희PD의 소비자고발'이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건 코너를 선보였다. '개그콘서트' 무대를 넘어 다른 무대, 다른 장르로까지 활동 범위도 넓혔다.
"예전부터 버라이어티에 관심이 많았다. 물론 아직 부족하기에 더욱 매진해야겠지만 그래도 공개코미디는 내 이름 걸고 할 정도가 됐으니 다른 것도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개그콘서트'에서 이름을 좀 알리게 됐다고 안주하면 안 될 것 같다. 지금은 이를 위한 트레이닝 기간이라고 생각하고 바쁘게 지내고 있다. 무턱대고 예능에 진출하기보다 철저하게 준비해서 나서고 싶다."
최근 황현희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11개나 출연하고 있다. 가을개편 이후 진짜 '소비자고발'에도 고정으로 출연하게 됐다. 여기에 기타 행사 등의 일정까지 포함하면 언제 먹고 자나 싶을 만큼 바쁜 상황이다. "입을 트게 하려고 한다"는 의도라지만 때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말을 해야 하고 이야기꺼리가 바닥난 상태에서도 개그맨이기에 또 무언가를 끌어내 웃음을 주어야 한다.
"마치 총알이 없는데 총알을 만들어 발사를 해야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막막하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덕분에 초기 방송 출연했을 때에 비해 많이 자연스러워졌고 애드리브, 출연진간의 호흡 등 공개코미디와는 다른 방송 환경에도 많이 적응했다. 능력을 만들어내는 단계다."
황현희 자신은 가볍게 말했지만 현재 그의 활동은 흥미롭게 다가올 만큼 눈에 띈다. '개그콘서트' 유일의 이름을 건 코너도 개그맨의 시사·교양프로그램 진출도 흔한 일은 아니다. 특히나 KBS에서 개그맨이 정통시사를 다룬다는 게 쉽지는 않다.
"단어 사용, 애드리브 하나도 더욱 신경을 쓰게 된다. 전혀 무게가 다른 프로그램이고 말도 안 되는 우김이 아닌 진짜 정보를 전달해야 하니 고민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진지하기보다 재미를 주려고 하는 것이니 큰 부담은 없다. 제작진도 무겁기보다 가볍게 시청자의 관심을 전환해주길 바라기에 큰 부담은 없다. 덕분에 어머니 친구들이 좋아하신다."
공개 개그프로그램은 즉석 애드리브가 중요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철저히 짜여진 것, 미리 갖춰진 대본을 두고 연기를 하게 된다. 버라이어티나 시사 프로그램은 짜여진 느낌이 강하지만 개그맨들에게는 더 많은 애드리브를 요구하고 더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한다. 이 때문에 '개그콘서트' 출신은 버라이어티에서는 안 된다는 말도 공공연히 돈다.
"'개그콘서트'의 상황에 철저하게 길들여져 있으니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적응기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어떤 형식의 프로그램이 나와 맞을지 뭘 먹어야 내 입 맛을 알텐데 지금은 그저 과도기다. 그래도 판도는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그콘서트' 출신 개그맨도 된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다."
황현희는 드러내놓지는 않지만 은근히 욕심이 많다. 꿈도 크고 이루고자 하는 의지도 강하다. 아직까지는 배우는 단계라며 맞는 옷을 찾기 위해 이 옷 저 옷을 찾고 입어보는 단계라고는 하지만 목표는 확고하다.
"많은 개그맨이 내 이름을 건 토크쇼를 하고 싶다지만 내 궁극적인 목표는 좀 다르다. 나는 오래 해먹고 싶다. 개그맨의 수명이 좀 짧은데 나는 적어도 50세까지는 하고 싶다. 머리에 스프레이 안 뿌리고 진짜 '황회장'이 될 때까지 오래 개그를 하고 싶다."
황현희는 영원히 공개 코미디를 놓고 싶지 않다며 눈을 빛냈다. 비공개여도 상관없지만 개그맨이니만큼 개그를 하고 싶다는 성향은 기본이고 자신의 근본을 잃고 싶지는 않다는 뜻이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 끝도 없다고 한다. 좋다, 좋다 해야 그나마 미래를 꿈꿀 수 있고 즐겁게 살 수 있다고 한다. 어떤 순간에도 부담보다는 즐거움으로 임하고 싶다는 황현희. 그는 "직업적인 마인드보다 순간을 즐기는 태도로 살고 싶다"며 "영원히 철들지 않는 피터팬 같은 개그맨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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