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1만 관객과 함께 한 40주년 공연의 대단원

이수현 기자  |  2008.12.27 21:34
가수 조용필 ⓒ홍봉진 기자 honggga@


'가왕(歌王)' 조용필이 지난 5월부터 시작된 40주년 기념 공연의 대단원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27일 오후 7시 20분부터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조용필 40주년 기념콘서트 '더 히스토리 킬리만자로의 표범' 서울 앙코르 공연이 열렸다.

앙코르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조용필과 1만 여 관객들은 2시간 10여 분 동안 마치 지난 5월 첫 공연 때처럼 최선을 다해 노래 부르고 이에 화답했다. 조용필의 열정적인 공연은 가왕이란 수식어가 거저 얻은 것이 아님을 증명했고 여기에 지지 않은 팬들의 환호는 '그 가수에 그 팬'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훌륭했다.

이날 공연장에는 대형 현수막과 '땡큐 조용필'이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팬클럽에서 준비한 '오빠와 함께한 40년, 기쁨! 감동! 환희! 영원히 사랑합니다', '우리의 가슴 속엔 영원히 당신이 있습니다. 오빠 영원히 사랑해요' '한결같은 40년, 당신이 최고입니다. 땡큐 조용필' 등의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들과 수많은 야광봉, 함성과 열기는 뭇 아이돌 그룹에 지지 않을 정도로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오프닝 영상이 끝난 뒤 무대에 등장한 조용필은 1991년 발표한 13집 수록곡 '꿈'부터 '고추잠자리', '못 찾겠다 꾀꼬리', '나는 너 좋아'를 잇달아 부른 뒤 "안녕하세요, 조용필입니다"라고 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예전에는 거의 100%가 오빠라고 했는데 이제는 형님 소리도 들린다"며 농담한 조용필은 "정신없이 공연하다 보니 올해가 다 갔다. 40주년이 이렇게 지나가 아쉽기도 하지만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조용필은 올해 전국 20여 개 도시를 순회하며 데뷔 40주년 기념 공연을 가졌다. 28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앙코르 공연 관객까지 합산할 경우 약 33만 여 명의 관객이 올해 조용필의 공연장을 찾았다.

특히 조용필은 이번 40주년 기념 공연을 통해 방송출연 없이 공연만으로 200억 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조용필은 "내일이 올해 마지막 공연이지만 내년에도 공연은 계속 되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면서 "우리는 젊으니까 물끄러미 쳐다보지만 말고 흔들면서 함께 즐겨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조용필은 특별한 멘트 없이 노래만으로도 관객과 하나 되는 시간을 만들어냈다.

조용필이 ''비련'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단발머리' '그대를 사랑해' ' 등 주옥같은 히트곡을 부르는 동안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야광봉과 플래카드를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추며 조용필에게 힘을 더했다.

조용필은 "여러분과 함께 노래하니까 하나도 힘들지 않다"면서 화면에 가사를 띄운 뒤 관객들과 함께 노래하는 시간도 가졌다. '창밖의 여자' '정' '허공' '친구여' 등을 관객들과 마이크를 주고받으며 함께 부른 조용필은 "많이 모르시는 곡이지만 신청곡으로 받았다"며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열창하기도 했다.

'물망초', '서울 서울 서울' '돌아와요 부산항에 '강원도 아리랑' '그 겨울의 찻집' 등 조용필이 기타 연주와 함께 선보인 30여 곡의 노래들은 어떤 이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어떤 이들에게는 여전히 자신에게 최고의 우상인 조용필의 건재함을 확인시켜 줬다.

조용필은 공연 말미에 영상을 통해 "삶의 의욕을 지피는 불꽃같은 사람이고 싶었다. 그것이 꿈이었다"는 자신의 바람을 밝혀 팬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영상에 이어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울려 퍼질 때 1만 여 관객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환호를 보내 조용필에게 그의 바람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특히 '여행을 떠나요'가 마지막곡이라고 생각하고 자리를 떠난 관객들은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를 부르며 다시 등장한 조용필 때문에 나가던 발걸음을 돌려 통로에 서서 마지막까지 공연을 지켜보기도 했다.

조용필은 28일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공연을 열며 40주년 기념 공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조용필은 지난 24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공연을 시작으로 대전, 대구, 창원, 울산, 여수, 광주, 포항, 안산, 천안, 전주, 의정부, 인천, 청주, 수원, 구미, 일산, 안동, 부산 등을 차례로 돌며 공연을 이어왔다.

조용필은 지난 68년 데뷔, 40년 간 '돌아와요 부산항에', '창 밖의 여자', '단발머리', '고추잠자리', '허공', '모나리자'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겨오며 국민 가수로 인정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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