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살?

정현수 기자  |  2009.03.26 15:02
ⓒ 홍봉진 기자

고(故) 장자연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경찰이 자살 원인으로 지목한 '경제적 어려움' 부분에 대해서도 의혹이 크다.

경찰은 지난 24일 브리핑을 통해 "장자연의 자살 동기 중의 하나가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밝혔다가 하루만에 유족의 항의를 받았다며 "집안이 어렵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고인 개인의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번복했다.

실제로 장자연은 어린 시절부터 사업을 운영하는 부모 슬하에서 생활하면서 풍족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언니와 함께 자매가 모두 예쁜 외모로도 눈에 띄었다고 한다.

그러나 장자연의 부모가 사망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2002년 간암으로 사망한 장자연의 아버지는 사망 이전까지 전라북도 정읍시에서 당면 업체를 운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호당면'이라는 이 업체는 정읍에서는 꽤 알려진 업체였다.

정읍시 관계자는 "금호당면은 개인 공장으로 운영되던 중소규모의 업체였지만 장사가 잘 됐다"라며 "정읍에서 유명한 업체였다"고 말했다. 한 매체가 보도한 것처럼 아버지가 고모가 운영하는 기업체에 간부를 지냈을 뿐이라며 풍족한 생활을 했으리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한 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이처럼 장자연은 어린 시절 이 지역에서 소위 '잘 나가는' 업체의 딸이었지만, 아버지의 사망과 함께 이 업체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2005년 어머니마저 중풍으로 사망하면서 금호당면은 이듬해 문을 닫았다.

유산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장자연은 부모의 유산으로 생활의 어려움을 겪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오랜 무명 배우 생활을 거치며 개인적인 경제 상황은 좋지 않았다. 마땅한 출연작도 없는 상황에서 활동비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 때 장자연이 외제차인 BMW를 몰고 다녔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 차량은 장자연 소유가 아니라 리스 차량이었다.
↑ 장자연씨의 유골이 뿌려진 장씨 오빠의 소유의 토지 ⓒ 출처 - 다음지도

고인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분당에 위치한 빌라도 2억원대의 전세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관측대로 부촌의 고급빌라에서 거주한 것은 사실이지만, 고급빌라를 소유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장자연이 어떤 이유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경찰도 이 부분에 대해 개인적인 문제라 자세하게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고인이 성형비용과 매니저 비용 등을 직접 충당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고인이 남긴 문서에는 '영화 계약금 1500만원 중 300만원만 받았다. 드라마 진행비와 매니저 월급, 미용실 비용 등을 자비로 충당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한다. 수입보다 큰 지출내역을 현금으로 마냥 감당하기에는 버겁지 않았을까 추정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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