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간 사진기자는 오지호에 대해 "어떤 각도에서 찍어도 화보"라 평가했다. 그도 그럴 것이 놀이터, 캠핑카 안팎, 김밥 먹는 모습을 찍어도 화보였다. 게다가 국내 촬영임에도 이국적인 이 느낌을 자아내는 것은 무얼까.
"혼혈 같다는 소리 많이 들었죠?(기자)" "사실 동남아부터 이태리까지 골고루 듣긴 해요. 근데 국내에서보다 해외 나가면 더 많이 듣더라고요.(오지호)" "제 느낌은 아랍권인데요.(기자)" "하하. 특히 일본 팬들이 외국인 같다는 말 많이 하세요. (오지호)" "일본 사람한테는 지호 씨 외국인 맞잖아요.(기자)" 순간 싸해지는 분위기다. 다행히 오지호는 기자의 썰렁한 농을 제대로 못 들은 것 같다.
기자는 만회하기라도 한 듯 "미남 축구 선수 인자기도 좀 닮았네요"라고 칭찬했다. 이에 오지호는 "고맙습니다"며 씨익 웃었다. "그래서 말인데, '불광동 오지호'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던데요.(기자)" 오지호가 부끄러운 지 쑥스러워한다. "하하. 내 이름으로 이런 이야기해야하나?"하면서도 그는 다 이야기했다.
전라남도 목표에서 목포고를 1년 마치고 2학년, 상경한 오지호는 당시 서울 친구들이 자신의 외모에 대해 "잘 생겼다"고 말을 해 깜짝 놀랐다. "솔직히 제가 잘생겼다는 생각을 못해봤거든요. 불광동에서 처음 살았는데 비디오 가게 같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좀 유명했더라고요.(오지호)"
그는 잘생긴 외모 덕에 연예계에는 비교적 쉽게 진입했다. 말로만 듣던 길거리 캐스팅, 오지호가 딱 그 경우였다. "관계자분들이 '불광동 오지호'로 유명해지니까 저한테 연예계 진출해 볼 생각이 없느냐고 많이 물으시더라고요. 사실 처음에는 모델로 돈을 벌자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연예계는 저는 정말 생각을 해본 적이 없거든요.(오지호)"
지금은 그의 연기가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당시 그의 연기는 혹평을 들었다. "그리고 거의 6년 간 연기 수업에 몰두했어요. 저에 대해 잘 아는 안양에 사는 선생님의 집에서 밤낮 가리지 않고 배웠죠."
연기 공부를 마친 그는 여러 편의 단편 드라마에서 다양한 역할을 거친 후 2004년 '두 번째 프로포즈'로 장편 드라마의 주연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당시 그는 껄렁껄렁하면서도 엘리트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연상인 장미영(오연수)에게 들이대는 연하 남인 남경수 역을 잘 소화해 브라운관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제가 사실 남들보다 쉽게 배우의 길로 들어왔잖아요. 그 전에는 몰랐는데 너무 기본을 무시한 것이 아닌 가 싶어 노력을 많이 했죠. 근데 아직도 사람들은 저에 대해 기억하는 것이 '미인'이죠. 그걸로 데뷔해 그런지 몸 좋고 잘생긴 배우라는 이미지만 강하고 연기 잘한다는 소릴 못 듣네요.(오지호)"
잘생긴 배우들이 흔히 걸리는 아픔, 외모에 가려 연기가 보이지 않는 덫에 오지호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실 배우란 게 그래요. 딴 직업도 마찬가지지만 자꾸 생긴 걸로 역할을 한정지으면 그것 밖에 안 되는 것이거든요. 저도 정말 독한 역 해보고 싶은데 항상 비슷비슷한 역만 들어오죠."
오지호는 '환상의 커플'을 들어갈 당시에도 외모가 느끼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처음에 캐스팅에서 밀려났었다며 지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3편에 계속)<차량협조=투어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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