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넬라' 롤라, 거칠 것 없는 그녀의 자전거타기

[형석-성철의 에로&마초]

김형석   |  2009.04.07 11:52

1980~90년대는 에로 거장들의 시대였다. 미국에선 잘만 킹이 누아르 스타일의 끈적끈적한 에로 무비를 선보였고, 스페인엔 비가스 루나가 있었다. 여기서 틴토 브라스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미 1970년대에 <칼리귤라>(79)를 통해 파격과 선정주의의 극치를 보여주었던 그는 1980년대에 성숙기를 거쳤고 1990년대에 오면 마음껏 발산한다. <모넬라>(98)의 롤라(사진)는 그 정점에 있는 캐릭터. 그녀에겐 정말 거칠 것이 없다.

틴토 브라스에겐 여성의 풍만한 육체에 대한 지독한 페티시가 있다. 그의 카메라는 노골적인 ‘훔쳐보기’의 수단이며, 뷰파인더에 잡힌 여성들은 스스럼없이 누드가 된다. 틴토 브라스가 특히 집착하는 신체 부위는 바로 엉덩이. 그의 ‘둔부 예찬’은 마치 고전주의 화가들을 연상시키며, 가끔은 신성시한다는 느낌마저 준다.

그러기에 <모넬라>의 주인공인 롤라(안나 아미라티)가 ‘노 팬티’에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자전거를 탄 채 질주하는 건, 틴토 브라스의 영화에선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엉덩이는 만천하에 공개되지만, 그녀는 오히려 노출을 즐긴다는 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즐기며 오히려 남성들을 희롱한다.

브라스의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그녀들의 육체는 패션이나 코스메틱이나 다이어트에 의해 가공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커다란 가슴과 풍만한 엉덩이를 지닌 그들은 절대 겨드랑이 털을 깎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육체를 사랑하는 여인들이다. 감독은 그러한 육체를 어떠한 여과도 없이 정면으로 보여주는데, 그러한 대담함은 오히려 영화의 외설적인 면을 삭감시킨다.

<모넬라>의 롤라에겐 약혼자가 있다. 하지만 그는 결혼 전에는 결코 섹스를 할 수 없다는 원칙주의자다(그러면서도 창녀와는 관계를 가지는 이상한 녀석이다). 놀랍도록 개방적이지만 아직도 ‘처녀’인 모넬라. 그녀는 엄마의 애인인 사진작가(어쩌면 아버지일지도 모르는)를 유혹하고 싶다는 묘한 충동을 느낀다.

거의 포르노그래피 수준으로 파격적인 노출을 감행하지만, 틴토 브라스 영화의 여성들이 천박하게 보이지 않는 것은, 욕망에 대한 원초적이면서도 순수한 태도 때문이다. 감독의 이러한 여성관은 <모넬라>의 롤라를 통해 정수를 드러내는데, 특히 빗속에서 노상방뇨를 하며 환희에 찬 표정을 짓는 그녀의 모습은 묘한 해방감마저 준다. 특히 롤라 역을 맡은 신인배우 안나 아미라티의 귀여우면서도 천진난만한 마스크는, 이러한 느낌을 전달하기에 너무나 좋은 백짓장 같은 이미지다.

아미라티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틴토 브라스 감독의 자동차에 부딪힌 인연으로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는 후문. 제목인 ‘모넬라’는 ‘말괄량이’라는 뜻이다.
<김형석 월간스크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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