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진아, 사랑은 아무나 하나? 따뜻한 사람만 한다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2009.04.21 15:13
태진아 ⓒ송희진 기자 songhj@


음악의 아버지가 ‘바흐’라면, 현재 트로트계의 아버지는 누구일까? 일단 ‘트로트’하면 현철, 송대관, 태진아, 설운도 등등 떠오르는 얼굴들이 많고, 이 사람들 모두 트로트계를 주름잡은, 그것도 한두줄이 아니라 숱하게 주름잡을 만큼 대단한 인기를 누린 것도 맞기 때문에 모두들 트로트계의 아버지라 불릴만한 것 같다.

그런데, 이 중에서 좀 더 특이한 사람은 태진아가 아닐까, 싶다. 실제 가수인 이루의 아버지인 것도 있지만, 플라이 투더 스카이의 브라이언이 그를 양아버지로 여겨서 사적으로 '아버지‘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름뿐만이 아니라 진짜 피로 묶인 아버지와 아들처럼 용돈도 주고, 상담도 하면서 돈독하게 지낸다고 하니 정말 특별한 관계인 것만은 사실이다.

태진아는 실제 자녀들이 있고, 브라이언 역시 실제 아버지가 있는데 어떻게 양아버지와 양아들의 관계로 묶였을까? 글쎄... 그 구체적인 이유는 잘 모르지만, 평소 태진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의리’와 ‘정’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라고 하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가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렇담 그가 ‘의리’있고, ‘정’ 많다는 건 어떤 이유들 때문일까?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연예인들과의 관계는 여기서 굳이 말하지 않고, 다만 그와 함께 일했던 제작진들의 이야기만 하겠다. 아마 이 이야기 하나로도 그의 ‘의리’와 ‘정’을 팍팍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한다.

예전에 그가 KBS 일요일에 ‘쾌남시대’라는 프로그램의 MC를 했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방송하는 동안 태진아의 ‘정’을 좔좔좔 느낄 수 있었단다. 그는 스태프들과 녹화 후 뒷풀이 자리는 물론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면서까지 항상 챙겨주며 ‘이 팀 사람들 참 좋다. 함께 일해서 즐겁다’라는 얘기를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그러던 중, 프로그램이 종영하게 됐다. 그 동안 스태프들과 정이 많이 들었던 태진아는 쫑파티 자리에서 ‘너무나 아쉽다. 함께 일해서 즐거웠다’라는 얘기와 함께 ‘얼마 후에 미국에 갈 일이 있는데, 다녀 오면서 여기 스태프들 선물 사올게’라고 하더란다. 얼마나 아쉬웠으면 스태프들 선물을 사다주겠다고 약속했을까? 진짜 선물을 사다주지 않더라도 그의 마음이 전달되어 모두들 마음이 찡~했다. 그리고 각자 또 다른 프로그램에 배치되어 일하게 되면서 그 일들을 흐지부지 잊어버리게 됐다.

그런데, 어느 날, 태진아가 ‘쾌남시대’ 스태프들과 다시 한 번 뭉치자고 연락을 해왔고, 얼마간 헤어졌던 팀들이 다시 한 번 만나게 됐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모든 스태프들이 감동받을 일이 생겼다. 태진아가 그 사이 진짜 미국을 다녀왔고, 약속한 대로 모든 스태프들의 선물을 하나하나 다 사왔더란다. 이런 경우 보통은 한꺼번에 사기 쉬운 물건을 개수대로 사서 주기 마련일텐데, 10여명이 되는 스태프들 각 사람마다 어울릴 것 같은 선물들을 다 다르게 골라서 사왔다는 것이다.

그 뿐이 아니었다. 선물마다 스태프들 각자에게 어울리는 별명을 직접 지어서 적는 세심함까지 곁들여서. 솔직히 남자는 00, 여자는 **, 이렇게 통일해서 선물해줘도 감동할텐데, 헤어진 지 꽤 오래된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떠올리면서 그 사람에 어울리는 선물과 별명까지 붙였다는 사실에 모든 스태프들이 진심으로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상상해보시라. 누군가 나랑 나이 차이도 나고, 아주 친한 친구도 아닌데, 내 특징을 살린 귀여운 별명을 붙이고 나에게 어울리는 선물을 사왔다는 상황을 말이다. 그것도 그저 ‘다음에 선물 사올게’하고 인사치례하듯 지나가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상황이었는데도 진심으로 신경쓰면서 말이다. 그 마음씀씀이에 찔끔~ 눈물 날 것 같지 않나 이 말이다.

태진아에 대한 이 이야기를 들을 때 가슴에 따뜻한 감동이 밀려오는 건 아마도 나 혼자만의 감정은 아닐 것이다. 지금 이 이야기를 읽고 있는 여러분 모두들 느낄 것이라 확신한다. 동시에 그의 히트곡 ‘사랑은 아무나 하나’가 떠오른다. 그렇다. 사랑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 진짜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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