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이 드디어 시청률 40%를 돌파했다. 19일 시청률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 집계에 따른 18일 '선덕여왕' 시청률은 무려 42.0%. 수도권 기준으로는 44.3%에 이르렀다. 첫회부터 1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무서운 돌풍을 일으킨 지 채 3개월이 안 돼 국민드라마의 반열에 오른 셈이다.
극본과 연출, 연기의 3박자는 기본이다. 그러나 40% 국민 드라마에 등극하려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과연 '선덕여왕'은 어떻게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일까.
◆"치맛바람 궁중사극은 가라" 진정한 여성 사극
'선덕여왕'은 진정한 여성의 사극이다. '선덕여왕'의 세계 중심에는 여성이 있다. 현재 왕실을 좌지우지하는 최고의 권력자는 여성이며, 그에 대항해 새로운 왕의 자리를 꿈꾸는 자 역시 여성이다. 지금은 죽음을 맞았지만, 미약한 왕실을 이끌었던 희망 역시 여성이었다. 남자들은 왕을 꿈꾸지 않으며, 기꺼이 여성들에게 고개를 숙여 그녀의 조력자가 될 것임을 맹세한다.
과거 사극은 남성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다. 간혹 여인들의 천하가 열린다 해도, 그 세계는 남성들의 것이었다. 여성들의 역할은 대개 권력을 지닌 남성들에 빌붙어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것에 머물렀다.
'선덕여왕'은 그 세계 자체를 여성에 맞춰 재편했다. 뛰어난 능력과 미모, 카리스마를 지닌 미실(고현정 분)이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처세의 달인이라면, 이제 막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덕만(이요원 분)은 무엇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인본주의의 지도자다. 그녀들이 권력을 얻기 위해 남자처럼 칼을 휘두르는 대신 상반된 여성성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낸다. 드라마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드러날 두 여성들의 상반된 리더십에 주목해달라"고 귀띔했다.
◆중간투입 중간하차… 리듬감 있는 용인술
탄탄한 대본에서 기반한 리듬감 있는 용인술은 '선덕여왕'의 빼놓을 수 없는 인기 비결이다. 반 년 이상 이어질 대하 드라마로 시작한 '선덕여왕'은 처음부터 무게감 있는 카메오와 조연들을 등장시켜 쏠쏠한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진흥왕 역의 이순재를 시작으로 어린 덕만 역의 남지현, 어린 유신 역의 이현우, 어린 천명 역의 신세경, 어린 진평왕 역의 백종민, 춘추공 역의 박정철, 소화 역의 서영희, 칠숙 역의 안길강 등 이미 극을 거쳐간 무게감 있는 조역도 여럿.
이요원과 엄태웅, 박예진 등 성인 주역들이 등장하며 한 번의 전기를 맞았던 '선덕여왕'은 '중간병기'들이 하나 둘 투입되면서 극의 재미와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최근 등장한 비담(김남길 분)이 대표적. 뛰어난 무공을 지녔지만 살생에는 개의치 않으면서 닭고기에 집착하는 이 야생의 남자는 등장부터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 가운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공주 천명(박예진 분)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아 시청자들을 울게 만들었다. 지난 방송에서는 가야의 정통 후계자 월야(주상욱 분)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고, 신녀의 수장 서리(송옥숙 분)가 생을 마감했다. 앞으로는 훗날 태종 무열왕이 되는 김춘추(유승호 분)의 등장이 예고돼 있다.
이같은 인물들의 등장과 퇴장은 긴 호흡의 대하드라마에 신선한 리듬감을 만든다. 시청률도 이같은 리듬감을 따라간다. '선덕여왕'의 시청률은 새 인물이 나오거나 기존 인물이 퇴장할 때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더했다.
◆출생의 비밀, 삼각관계... 통속극의 재미까지
'선덕여왕'은 정통 사극이면서도 통속극의 재미를 두루 갖춘 드라마이기도 하다. 보잘 것 없었던 한 여성이 모진 풍파를 딛고 성장해 왕에 오른다는 정치 사극의 외양을 갖추고 있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각종 통속극의 요소가 눈에 띈다.
출생의 비밀과 자매를 둘러싼 삼각관계, 남장여자를 둘러싼 멜로라인, 여성의 한과 복수, 남자의 순정 등이 그 대표다. 이같은 코드들은 자칫 딱딱하고 심각하게 흐를 수 있는 정치 사극을 보다 말랑말랑하고 긴장감있게 만든다. 탄탄한 대본이 역시 제 1의 공신이지만 이 모든 요소를 실감나게 그려가고 있는 연기자들의 호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인기의 원동력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긴 드라마일수록 지속적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잡아둘 수 있는 통속극적인 요소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전체적인 극의 흐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재미를 자아낸다는 점에서 '선덕여왕'은 더욱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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