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가장 힘든 건 내 삶의 모순들" 솔직고백

김지연 기자  |  2009.09.03 08:46


가수 김장훈이 본업인 가수라는 호칭과 함께 다른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에 대해 '내 삶은 모순'이라며 남다른 고충을 털어놨다.

김장훈은 3일 오전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고백.. 내 삶은 모순이지만'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그간 숨겨뒀던 속내를 털어놨다.

김장훈은 "누군가 나에게 가장 힘든 일이 뭐냐고 묻는다면 먹고 사는 것 혹은 복잡한 인관관계보다 '삶의 모순'임을 말하고 싶다"며 "어쩌면 인간으로 태어난 죄로 누구나 그렇듯 나의 삶은 모순 덩어리다. 그들을 극복하기 위해 늘 선택의 기로에 서서 애써 용기를 내야 한다는 사실이 가장 힘든 일 같다"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호칭을 보면 사람은 누군가가 어떻게 불러주느냐에 따라 말과 행동이 달라진다. 또 제복은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생각도 행동도 달라진다"며 "처음 노래를 시작할 때는 노래라는 직업을 통해 좋은 옷을 입고 싶었고 주변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소망을 가졌었다. 특히 여자"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물론 김장훈은 "그런 생각들은 이제 20여 년의 오랜 직업자아를 통해 부분 삭제되었거나 감소추세"라며 "어린 날 몇 년을 병원에서 살았기에 무척 외로웠다. 그래서 가족을 사랑하고 가족은 늘 아프고 그래서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이 없는 혼자가 가장 편하기도 한데 일단 모순"이라고 고백했다.

김장훈은 "가수라는 직업을 갖고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생각과 행동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처음에는 내 의지가 아닌 '틀과 잣대'라는 것 때문에 변화한 것 같다"며 "천박한 인격의 덕으로 보통의 사람들보다 변화는 느렸지만 수없이 무대에 올라갈 수 있다는 감사와 노래에 환호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무한감동이 내 성격을 변화하게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모순되게도 가수와 상관없는 일을 많이 하면서 가수가 갖지 않아도 되는 덧없는 이름들을 갖게 됐다. 심하고 독한 모순"이라며 최근 각종 선행으로 '기부천사' '선행천사' 등의 호칭을 갖게 된 것에 대한 적잖은 부담을 드러냈다.

김장훈은 "가수는 오로지 가수로만 존재하고 노래와 무대로 얘기해야 한다는 게 내 철학인데 불행히도 왜 나는 세상의 언어를 이토록 많이 사용하게 되었고 가수가 아닌 이름을 갖게 됐을까"라고 고백했다.

그는 "수많은 생각과 아침을 통해 결론을 내려본다. '세상을 등지고 인간을 노래할 수는 없다. 어떤 아픔과 혼란이 와도 가슴에 녹여 무대에 오른다. 이것이 나의 노래다'"라며 "너무 혹독한 모순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무대가 세상이고 세상이 무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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