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쓰리랑' 3인방 "어려워요? 우리 개그"(인터뷰)

김명은 기자  |  2009.11.04 10:13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어려워 한쿡말."

'LA쓰리랑'은 집중해서 보기 전엔 깊은 재미를 느끼기 어렵지만 한 번 빠져들면 '유상무상무 놀이'에 버금가는 중독성을 가진 코너다. '대빡이' 김대범, '숨은 성대모사의 달인' 안윤상, 19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KBS에 입성한 신인 김성원이 풀어내는 개그가 마니아 팬을 흡수하고 있다.

"김캐리, 큰일 났어. 나 신호 위반해서 떼였어 딱지"(빅타이거)

"딱지나 떼이고"(김캐리)

"놀리지마 너 싶은거냐 죽고"(빅타이거)

"빅타이거, 한마리가 미꾸라지 흐린다더니 물을...너 왜 위반했어 신호"(선생 대티얼킴)

"늦잠 자서 지각할까봐 했어요 위반"(빅타이거) "으이구 으이구 이다 쌤통 이다 쌤통"(대티얼킴)

재미 한국인을 위한 한국어 공부방에 이해하기 힘든 말들이 난무한다.

"미국 드라마 '로스트'에서 김윤진씨의 남편 역인 대니얼 대 킴의 말투에서 착안했어요. 왜 외국 사람이 한국말을 할 때 그 어색함 있잖아요. (안)윤상이의 악센트는 그 분의 말투와 비슷해요."(김대범)

김대범과 안윤상이 처음 아이디어를 내고 여기에 신인 개그맨 김성원이 합류하게 된 배경은 그의 외국 생활 경험 때문이라고. 김캐리 역의 김성원은 10살 때 멕시코로 이민을 가서 그곳에서 10여 년간 거주했다. 이 때문에 그는 'LA쓰리랑'의 콘셉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출연자이다.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제목은 왜 'LA쓰리랑' 일까.

김대범은 "과거 선배님들의 영향을 받았다. LA에 가장 한국적인 언어를 조합해보니 'LA아리랑'이 생각났다"며 "그러나 아리랑은 좀 평범해 보였다. 옛날 '쓰리랑 부부'의 탄생 배경에서 착안해 쓰리랑을 붙였다. 마침 출연자도 세 사람이라는 저희 나름의 의미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생활에서 무한 활용이 가능한 개그 아이템인데다 안윤상 특유의 억양으로 앞뒤가 바뀐 속담을 풀어놓을 때면 웃음이 '빵빵' 터진다.

그런데도 'LA쓰리랑'은 화제성과 인지도 면에서 '개그콘서트'의 다른 코너들에 밀리는 양상이다. 왜 일까.

"리허설과 녹화 때 반응이 너무 좋아 방송이 되기만을 기다렸어요. 그런데 방송 당일 기대보다 반응이 없었죠. 내 개그감이 떨어지나 하는 절망감에 술까지 마셨어요. 어순 코드를 가장 중점적으로 내세우는 건데 그걸 이해를 못하시는 것 같아 많이 아쉬어요. 공부방이라는 공간을 활용한 게 시청자들에게 다소 어렵게 다가간 것이 아닌가 합니다."(김대범)

"우리 코너에 이질감을 느끼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아요. 젊은 층에서는 공감을 얻지만 어른들이 보시기엔 좀 어려운 면이 있나봐요. 당장 저희 어머니도 '왜 그렇게 하는 거냐'고 물어보시니까요."(안윤상)

그렇지만 이들 3인방은 "'LA쓰리랑'이 소리 없이 강한 코너"라고 입을 모았다.

김성원은 "'시어머니보다 때리는 더 밉다더니 말리는 시누이'라고 속담을 얘기했더니 정말 반응이 좋았다"며 "블로그, 유투브, 미국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유학생들이 우리 코너에 큰 관심을 보내고 있다"며 "차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엉뚱하게 말하는 속담과 한국말을 서로 못하는데 잘 하는 척하는 모습을 중점적으로 볼 때 우리 개그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그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때 이들은 "솔직히 'LA쓰리랑'도 오래 갈 거라고 보진 않는다. 어휘에 한계가 오면 더 이상 풀어놓은 에피소드도 많지 않기 때문"이라면서도 "우리 개그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윤상에 'LA쓰리랑'식 개그 활용법을 물었다.

"전화가 올 때 이렇게 한번 받아보세요. '세요! 여보~'라고.." 하지만 그만의 악센트를 따라하기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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