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노윤호에서 정윤호로 '연기 데뷔, 절반의 성공'

김현록 기자  |  2009.11.05 08:04


국내 정상급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의 리더 유노윤호가 연기자로 데뷔했다. 그는 유노윤호 대신 정윤호라는 본명으로 활동에 들어갔다. MBC 수목드라마 '맨땅에 헤딩'은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맨땅에 헤딩'은 초반의 기대와 관심을 살리지 못한 채 저조한 시청률을 거듭하다 결국 종영했다. KBS 2TV 대작 드라마 '아이리스' 방영 이후에는 시청률이 더 낮아졌다. 길게는 20부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기획이 낮은 시청률 속에 16부로 마무리됐다.

'맨땅에 헤딩'은 음치에 막춤 연기까지 선보이며 자신의 성장과 변화를 알렸던 아라의 진면모, 일일드라마를 넘어 청춘드라마에서 매력을 발산한 이윤지, 이중적인 악역으로 가능성을 보인 이상윤 등 젊은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던 드라마였다.

그러나 '맨땅의 헤딩'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주인공 차봉근 역의 정윤호다. 드라마 데뷔작에서 단번에 주인공을 꿰찬 그에게, 그것도 마침 동방신기 멤버 중 3명과 소속사의 대립이 불거진 가운데 연기자로 변화를 시도한 그에게 기대와 우려가 함께했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드라마 초반 정윤호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첫 연기로는 기대 이상이라는 호평, 주인공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 지금은 두고보자는 관망이 동시에 쏟아졌다.

그러나 연기자 정윤호의 가능성을 다시 보게 한 것은 그 이후였다. 정윤호는 담담하게 촬영장을 지켰고, 회가 거듭될수록 눈에 띄게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당시 그가 소속사와 멤버들의 갈등으로 무거운 짐을 가슴 한 켠에 쌓아두고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높이 평가할 만한 집중력이었다.

시청자들은 "뒤로 갈수록 발전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병원 응급실 신세를 몇차례 지면서도 의젓하게 주연배우로 자리를 지킨 정윤호이기에 함께 한 스태프와 드라마 관계자들의 평가는 더욱 후하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정윤호는 시키면 다 한다. 허리가 아프다면서 기둥 하나에 여섯시간씩 매달려 있기도 하고, 몇시간씩 물에 빠지고 몇시간씩 달리기도 하지만 불평한 마디가 없다"며 "동방신기의 리더가 아니라 해보겠다는 의지로 뭉친 신인 연기자다"라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윤호는 힘들어도 내색이 없다. 계속 더 하겠다고 한다. 성실하고 믿음직하게 힘든 촬영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호가 연기를 잘 하는 탤런트는 아니다. 하지만 촬영장에선 믿음직한 주연배우고 노력하는 연기자다.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굳은 믿음을 드러내는 이도 있었다.

수목 미니시리즈의 주인공으로서 정윤호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드라마는 조기종영의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노력하는 신인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입증하기에는 충분했다. 그 절반의 성공은 '맨땅에 헤딩'이 거둔 가장 큰 성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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