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요구했다, 동안女·짐승男

[김태은 기자의 룩&워치]

김태은 이슈팀장  |  2009.12.18 16:46
↑(왼쪽부터)일본계 혼혈 데본 아오키, 할리우드 스타 올랜드 블룸의 여자친구로도 유명한 미란다 커, 영국 명문 캠브리지대학에 재학중인 릴리 콜

‘동안(童顔)’, 즉 어린아이 같은 얼굴이 각광받고 있다. 영어로도 베이비페이스(아기얼굴)라는 말이 있다.

해외에선 미란다 커, 릴리 콜, 데본 아오키 등 유명모델들이 대표적이다. 런웨이를 오가는 성숙하고 늘씬한 몸매에 소녀같은 얼굴이 부조화스럽기도 하지만, 오히려 신비한 매력으로 추앙받는다. 국내에서 선호되는 소위 ‘청순 글래머’다.

그런데 이 어려보이는 얼굴생김은 해부학적으로 그 근거가 있다. 얼굴을 이루는 각 구성비가 어린이와 가깝다. 미간 사이가 다소 멀고 콧대가 낮으며 턱이 짧고 좁아야한다. 이들 모델은 모두 이런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도 ‘베이비페이스’의 특징을 넓고 튀어나온 이마, 크고 둥근 눈, 작고 짧은 코, 통통한 뺨, 작은 턱 등으로 정의했다. 얼굴자체가 작을 뿐 아니라 이른바 ‘하트형’이다. 이 비율은 인간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의 새끼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러한 특성은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킨다. 보살핌을 받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유약해보이는 외양을 지니게 됐다는 것이다.

진화론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은 남자들이 동안 여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유를 생물학적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젊은 여자일수록 더 오랜기간 동안 많은 2세를 생산할 수 있으므로 번식에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이런 동안 여성 지향은 '짐승남'의 인기와 맞물려 불황의 긴 그림자를 느끼게 한다. 마른 남성에서 근육질 남성으로의 회귀는 강한 능력에 대한 바람이다. 어려보이는 얼굴은 생존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인이다. 여성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남자의 그늘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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