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구 부회장 "故장자연, 자성기회 남겼다"④(인터뷰)

[★리포트]

김건우 기자  |  2010.03.06 06:44
ⓒ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배우 고 장자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1년이 됐다. 그녀가 남긴 문서로 시작된 '장자연 사건'은 매니지먼트 업계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줬다.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연예계의 어두운 단면은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사실인 것처럼 퍼져나갔다.

과연 그녀가 매니지먼트 업계에 남긴 것은 무엇일까?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의 홍종구 부회장을 만나 1년간의 변화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었다.

홍 부회장은 "고 장자연 사건이 매니지먼트 업계 종사자들에게 인식의 변화를 가져와 자성의 계기가 됐다"며 "매니지먼트 업계가 좀 더 제도권 안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음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또 홍 부회장은 "그 같은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종사하기 힘들게 제재가 필요하다"며 "아직 모든 신인 배우들을 관리해주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특히 홍 부회장은 "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회사의 배우라도 문제가 있을 시에 협회에 요청하면 나서서 도와줄 수 있는 문이 열려 있다"며 "과거에도 협회가 비소속사의 문제에 나서 조정을 해주고 계약 파기를 해준 사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7일 고인이 사망한 지 벌써 1년이 된다. 고인의 사건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사람들은 고인의 사건으로 연예계의 어두운 단면이 공개됐다고 한다.

▶고인의 사건 이전에도 여러 가지 형태의 문제들이 대두됐던 게 사실이다. 그런 비슷한 루머, 사건들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협회가 조성된 것이다. 협회가 만들어져 표준계약서를 만들었고, 신인 배우들의 인권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산업적 발전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정부나 국민들의 관리를 받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었다.

-고인의 사건은 협회가 지속적인 노력을 하는 동안에 발생한 사건이었다. 결국 매니지먼트 업계 전체의 신뢰도에 손상을 입었는데.

▶이 같은 사건을 통해서 좀 더 단결하고, 더 자성하는 계기가 됐다. 만약에 회원사에서 이런 일이 생긴다면 정말 할 말이 없지 않겠나. 미연의 방지를 위해서 좀 더 신중하게 일할 필요가 있음을 알려줬다.

-고인의 사건으로 매니지먼트 업계에 변화가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지.

▶신인들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생겼다. 매니지먼트 시장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많은 회사들이 신인들을 자유롭게 방출시키고 있다. 과연 예전 같으면 이들을 그냥 방출 시켰을까? 못된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제도나,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자유롭게 방출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고인과 같은 사건들이 왜 일어난다고 생각하는지.

▶혹자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야생에 비유한다. 생존하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선택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심각한 지망생의 경우에는 어떻게든 성공하면 된다는 맹목적인 의식구조를 가지고 있다. 1등만 기억하는 사회적 심리나 풍토가 그들에게도 똑같이 각인돼 있을 것이다. 이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이렇게 어떻게든 성공하려고 노력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지망생이나 신인 배우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어떤 방법을 제안하는 것은 기성세대이지 않겠나? 이런 사람들을 색출해내야 한다.

사실 협회 회원사가 아니어도 사업을 할 수 있다. 색출해야 되는 사람은 어떤 시스템으로 가도 돈만 벌겠다는 목적을 가진 사람이다. 결국 일하는 사람이 명분과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

-협회 차원에서 이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 추진하는 일이 있는지.

▶ 제일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모든 신인 연예인이나 스타지망생을 커버해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 스스로 자생할 수 있도록 채널을 만들어주려 한다. 연예계로 진출하는 네트워크가 개방되고 양질의 시스템이 되면 문제가 없어질 것으로 본다.

가령 신인 배우들이 협회로 사진을 보내면 회원사들에 프로필을 돌려주고, 인터뷰를 원하는 곳이 있다면 인터뷰도 잡아준다. 전속 계약도 나서서 도와준다.

또 연예인 지망생에 대한 교육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세미나 포럼이나 신인들을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 평가단을 구성하려 한다. 연예인은 예쁘지 않다고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런 면에서 추진하는 것이 신인배우 선발대회다.

-결국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가령 매니저 자격증 제도를 도입했지만 강제력이 있지는 않다.

▶협회에서 생각한 것은 매니저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올해부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예산을 집행한다. 또 자격증 시험의 강도를 강하게 하려 한다. 아직 국가적으로 인정한 자격증은 필터링 효과는 있다고 본다.

-표준계약서 제도는 효과가 있는지.

▶지난해 7월부터 신인들의 불공장한 계약을 방지하기 위한 표준 계약서 제도가 시작됐다. 꾸준히 업데이트 하면서 보완하고 있다. 표준계약서에는 소속사를 이적할 수 있으나 남은 잔여기간 동안 매출의 최대 15%를 전 소속사에 주거나, 위약금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는 조항들을 넣었다. 또 직접 비용과 간접비용으로 나눠 합리적으로 비용을 산출하게 하고 있다.

-조금 더 매니지먼트 업계가 제도화 돼야 한다는 이야기인지.

▶매니지먼트 업계가 좀 더 제도권 안으로 빨리 진입을 할 필요가 있다. 빨리 제도권 안에 들어가 틀을 만들어야 인식의 변화도 빠를 것이라 생각한다.

-신인 배우들의 등용문도 중요하지만 교육 기관에 대한 대안도 필요하지 않나.

▶연기자 지망생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지만 아직 대안이 없는 것 같다. 좀 더 제도권 안에서 양질의 교육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에는 회사 연습생에 들어갈 경우 학교를 그만둔 뒤 검정고시를 보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합리적이고 교육적인 기관들이 필요하다.

-고인과 같은 문제가 한국이 에이전시 체재가 아닌 매니지먼트 구조이기 때문은 아닐까.

▶신인 배우에게는 매니지먼트 구조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현재 미국은 에이전시 시스템이지만 한국과 일본은 매니지먼트 시스템이다. 톱스타의 경우에는 에이전시가 가능하지만, 한국과 같이 매니지먼트 시장이 작을 때에는 작은 것 하나까지 관리해주는 매니지먼트 구조가 나을 수 있다. 에이전시 시장이 강세가 될 가능성은 있지만 결국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살아남을 것으로 본다.

-만약 협회에 소속돼지 않은 회사의 연기자에게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신인이든 기성이든, 회원사이든 아니든 상담의 문은 열려있다. 과거에 회원사가 아니었지만 협회가 나서 해당 배우의 계약을 파기해준 사례도 있다. 언제든지 문은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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