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래, 편견을 향해 '하이킥'을 날리다(인터뷰)

김지연 기자  |  2010.03.11 09:55
강원래 ⓒ사진작가 박상필 제공


문득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날이 있다. 혹여 누군가에게 보일까 황급히 붉어진 눈시울을 훔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처한 고난이 가장 크게 보인다지만, 매일의 일상에 지치고 거친 세상과 싸우다보면 상처받기 십상이다.

강원래도 그랬다. 지금이야 아무 일도 아닌 것 마냥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교통사고를 당했을 당시에는 자살충동이 일 만큼 삶에 회의를 느꼈다. 어느 누구보다 역동적으로 무대 위를 활보하던 그가 갑자기 하반신 마비가 됐으니 왜 안 그랬을까.

어느덧 강원래가 제2의 삶을 살게 된 지도 벌써 10년이다.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 장애 예술인들과 마음을 모아 만든 '꿍따리 유랑단' 단장으로 연습이 한창인 그를 만났다. 성큼 봄이 다가온 6일 오후였다.

강원래와 신장 110cm의 나용희씨, 리포터 김지혜씨 그리고 마음으로 듣고 춤추는 김희화씨 등 삼삼오오 모인 이들이 열정적으로 주말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하나 같이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 한편 연기지도를 받다 연출자에게 혼나기도 하며 공연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단원들과 연습 중인 강원래 ⓒ사진작가 박상필 제공


"다들 굉장히 열심히 하죠. 이렇게 매주 연습하고 공연한다고 많은 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일이 좋아서, 함께 모여 공연하는 게 좋아서 있는 사람들이에요.(미소)"

돈이라는 가치는 이들이 모이는데 하등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함께 웃을 수 있고 공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강원래는 "다들 처음에 모였을 때는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이제야 틀이 잡혀간다. 무엇보다 이젠 진짜 연기자가 됐다"며 연습하고 있는 멤버들의 동영상을 하나씩 보여줬다.

하나둘 사연을 가진 단원들. 나용희씨는 아주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그런 목소리가 나오나 싶을 만큼 구성지게 트로트 노래를 불렀으며, 한손 마술사 조성진씨는 두 손 마술사보다 더 다채로운 마술을 선보였다. 마술 연습생이던 시절 화약이 폭발하면서 오른손을 잃었던 조성진씨, 오른손잡이였던 그가 왼손으로 다시 마술을 시작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강원래는 각기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통해 '불가능은 없다' '꿈은 꾸는 자의 몫이다'라는 말처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그의 바람처럼 현재 '꿍따리 유랑단'은 소년원을 비롯한 각종 의미 있는 현장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으며 반응도 뜨겁다. 진심어린 공연만큼 더 큰 감동을 주는 것은 없기에.

그러면서 강원래는 과거 한 단체에서 그에게 폭주족을 위한 강연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던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오토바이 타면 나처럼 된다는 걸 보여주라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거절했는데 뭐 그럴 필요 있냐는 생각에 그 친구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며 많은 걸 생각하게 한 일이었다."

그가 남보다 조금 불편한 상황에 처한 후 참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하지만 그는 편견 어린 시선으로 강원래를 판단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같은 주장을 몸소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었다.

책도 쓰기 위해 얼마 전 노트북도 구입했다는 그는 요즘 머릿속에 갖가지 아이디어들이 솟구친다고 털어놨다. 그에게 불가능은 없어 보였다.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땐 산으로 올라가 소리를 한 번 질러봐!'. 노래 '꿍따리 샤바라'의 가사다.

마음이 울적한가. 그러면 도전하라. 그게 2010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강원래가 주는 메시지다.

단원들과 연습 중인 강원래 ⓒ사진작가 박상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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