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어찌나 아름다운 '모태솔로' 오나미①(인터뷰)

김수진 기자  |  2010.03.11 17:37
개그우먼 오나미 ⓒ이동훈 기자 photoguy@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남자와 말을 섞어본 적이 없는 사람. '모태 솔로' 오나미(26) 얘기다. 반짝 반짝 후광이 비치고 '성녀'가 등장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솔로인, 모태 솔로 오나미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오나미는 무대 위에서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촉발한다. 그 무대는 인기리에 방송중인 KBS 2TV 공개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연출 김석현·김상미)의 인기코너 '솔로 천국 커플지옥'이다.

오나미(吳奈美), 이름을 풀이하면 '어찌나 아름다운지'.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다. 그가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선사하는 모습을 볼 때면 어찌나 아름다운지. 태어날 때부터 솔로인 '모태솔로'로 시청자의 엔돌핀을 자극하는 오나미를 11일 만났다.

과연 오나미는 모태 성녀일까? 사실 그는 희극인의 덕목이라는 개성 넘치는 외모의 소유자는 아니다. 작은 체구에 빼어난 몸매도, 절세 미녀도 아닌 오나미가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렇게까지 사랑해주실 줄은 몰랐다"며 두 볼에 홍조를 띄었다.

개그우먼 오나미 ⓒ이동훈 기자 photoguy@


◆오나미, 과연 성녀일까?

오나미를 처음 본 사람의 반응은 대부분 2가지다. "생각했던 것보다 예쁘다"와 "정말 모태성녀일까"이다. "생각보다 예쁘다"는 말에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음을 보인 뒤 예상했던 바라는 반응을 보였다. 나머지 호기심에 대한 답은 미소였다.

"사람들이 나를 보면 그 얘기부터 꺼낸다. 진짜 모태성녀냐고. 나도 남자친구를 사겨본 적은 있다. 오래됐다. 솔로인지 4년째다. 이런 면에서 박지선 선배와 몹시 공감대가 형성된다. 물론 솔로인 시청자분들도 공감한다. 내 미니홈피에 솔로 분들의 고민 넘치는 글들이 많다."

성녀 캐릭터, 유명세도 안겨 줬지만 향후 캐릭터 변신에 있어서 제약이 될 수도 있다. 그의 생각은 어떨까.

"요즘 들어서 기분 좋게, 긍정적인 생각이 든다. 관객석에서 내 이름이 쓰여진 플래카드를 보면 그렇다. 무대 위에 서면 '성녀 오나미'라고 쓰여진 팬들의 플래카드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너무너무 감사하다. 지난해 코너 '독한 것들'에 출연했을 때는 없었던 존재감이다. 독이라기보다 좋은 점이 많다."

오나미는 '독'이라면 독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적인 자리에서의 일화가 있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나와 손을 잡고는 '오나미 성녀와 손을 잡아봤다'고 하신다. 하하. 솔로인 나의 이런 모습에도 배신감을 느끼시는 것 같다. 성녀 캐릭터가 날 더 외롭게 만드는 건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이 코너를 진행하는 동안은 연애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외모? 난 만족한다

오나미, 왠지 못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그리 인식되고 있다. 왜일까. 오나미는 또래 여성들과 달리 굳이 예쁘게 치장하지 않는다. 그것도 이유 중 하나겠지만, 평범한 외모를 개성 넘치는 외모로 개그를 통해 이미지 메이킹한 그의 개그본능이 적중한 결과일 터. 오나미는 얼마 전 섹시화보를 통해 개그코너 속 그가 아닌 아름다운 여인의 면모를 그대로 뿜어냈다. 개인적으로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사실 눈꼬리가 처진 편이라서, 과거에는 쌍꺼풀 수술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오히려 친근한 나의 외모를 호감으로 받아들여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성형에 대한 생각은 추호도 없다.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주변에서도 모두 수술을 절대 하지 말라고 강요하신다. 내 생각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약 개그우먼이 안됐으면, 예쁜 얼굴은 결코 아니다. 화면에는 더 못생기게 나온다. 그래서인지 밖에 나가면 "실물이 훨씬 낫다" 혹은 "오나미와 정말 닮았다"고들 하신다. 하하."

배우 뺨치는 고운 외모는 아니지만 자신의 일에서 최선을 다하는 오나미는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여인이다.

개그우먼 오나미 ⓒ이동훈 기자 photoguy@


◆10년 뒤? 정상의 희극인이고 싶다

오나미의 10년 뒤 모습은 어떨까. 오나미는 상상에 잠기며 하얀 치아와 잇몸을 드러내며 행복해했다.

"박미선 선배님이나 신봉선 선배님처럼 개그계에서 여성파워를 보여주는 정상의 희극인이 되고 싶다. 10년 뒤면 내가 30대 후반이니까, 그때는 남자친구도 있을 것 같다. 아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결혼은 천천히 하고 싶다. 내가 능력이 있어야 큰소리치고 살죠. 헤헤."

◆Thanks to...

오나미는 지난해 연말 KBS 연예 대상 시상식에서 코미디부문 여자 신인상을 수상했다. 당시 수상소감에서 빠진 고마우신 분들에게 꼭 감사를 전하고 싶다는 그다.

"당시 너무 기뻐서 할 말이 잘 생각이 안났다.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아서 얘 기를 못했다. 일단 가장 중요하신 분 김병만 선배님이시자 소속사 대표님, 그리고 회사 식구들께 감사하다. 사실 김병만 선배님은 내가 상을 받은 직후 꽃까지 들고 무대 위에 올라오셔서 축하해주셨다. 무대 아래에 내려오자마자 선배님께 감사를 표하지 못해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바로 전화 드렸다. 김병만 선배님 정말 감사하다."

다음은 오나미가 밝힌 고마우신 분들이다.

고향인 공주친구들(서운했다지, 서운해하지마라. 미안해), 10명의 동기들, 기수 중에 내가 상을 받아서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 (내가 상 받았을 때 대성통곡하며 울어준 니들이 있어 행복하다)

특히 민경언니, 언니는 오랜 기간 개그를 했다. 신봉선 선배와 대학로에서 함께 연습생 시절을 보냈지만 나와 동기. 언니가 신인상을 받았다면, 내가 진심으로 축하해줬을 꺼야.

그리고 '솔로천국 커플지옥' 코너를 처음에 만들어주신 한민관 선배님, 유민상 선배 님 감사해요.

빼놓을 수 없는 두 분, 김석현 감독님과 이상덕 작가님. 김 감독님이 완성해주신 '성녀'캐릭터 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이상덕 작가님, 많이 야단쳐주시지만 그 덕에 제가 성장합니다. 고맙습니다.

개그우먼 오나미 ⓒ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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