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강우석의 '이끼', 7월 승부 통할까?

임창수 기자  |  2010.07.13 10:25
ⓒ영화 포스터
오는 14일 강우석 감독의 '이끼'가 개봉한다. 동명의 웹툰 원작이 이미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탓에, 영화 '이끼'는 개봉 전부터 숱한 화제를 뿌리며 영화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강우석 감독의 연출과 정재영의 캐스팅에 대한 의견도 분분했다. '실미도'로 1000만 감독의 반열에 오른 승부사 강우석. 그의 7월 승부는 통할까.

강우석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흥행감독 중 한 명이다. 1993년 '투캅스'부터 시작된 그의 흥행행진은 '공공의 적'과 '실미도'를 거치며 정점을 찍었다. 특히 '실미도'는 1108만 1000명(이하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기준)의 관객을 동원,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1000만 관객 고지를 점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진 그의 연출작들도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2005년 개봉한 '공공의 적2'는 391만 1356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고, 2006년 '한반도'는 388만 308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2008년 개봉한 '강철중: 공공의 적 1-1'도 430만 670명을 동원, '강우석=흥행'이라는 공식에 힘을 실었다.

그런 강 감독이 처음으로 남의 원작을 가지고 만든 영화가 바로 '이끼'다. 원작과의 한 판 승부에 나선 셈. 강우석 감독은 과연 승부사답게 지난 6월 17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원작 팬들도 깜짝 놀라게 할 것"을 선언하며 "죽고 싶을 만큼 고민했다"고 밝혔다.

강우석 감독이 스크린에 옮겨놓은 '이끼'는 그만의 색깔로 재탄생한 모습이다. 강 감독은 수십 화에 걸쳐 전개된 원작의 스토리를 158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밀도 있게 녹여냈다. 강우석 특유의 유머코드로 지루함을 덜었으며 원작처럼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데 힘을 싣기보다는 웃음과 여유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편, '이끼'의 개봉을 앞둔 7월 극장가는 할리우드 영화의 공습에 한국영화들이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월 24일 '나잇 앤 데이'가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차지하며 '포화 속으로'를 2위로 밀어냈고, 지난 1일에는 '슈렉 포에버'가 개봉해 '나잇 앤 데이'와 나란히 7월 첫째 주 박스오피스 1, 2위에 올랐다. '슈렉 포에버'와 같은 날 개봉한 한국 영화 '파괴된 사나이'는 4위에 그쳤다.

할리우드 영화의 공습은 이후에도 계속 됐다. 지난 7일 개봉한 '이클립스'는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독주를 이어가고 있고, '슈렉 포에버'와 '나잇 앤 데이' 역시 박스오피스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며 꾸준히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한국영화는 5위권 내 유일한 7월 개봉작인 '파괴된 사나이'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고, 개봉 한 달께에 접어드는 '포화 속으로'가 분전하고 있으나 힘이 달리는 양상이다.

강우석의 '이끼'에 시선이 쏠리는 건 그래서다. 강우석이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와 정재영, 박해일 등 믿음을 주는 연기자들. 그리고 원작의 폭발적인 인기까지. 극장가 화제의 중심에 우뚝 선 '이끼'는 할리우드 영화와의 승부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인셉션', '솔트' 등 할리우드 영화의 공습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가운데, '이끼'로 반격에 나서는 한국영화는 할리우드 대작들과 맞서 어떤 결과를 거둘지. 한국영화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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