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처음'은 힘든 법이다. 처음 동성애가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엄청난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런데 쉬쉬하던 동성애가 주말드라마 소재로 사용됐다. 바로 SBS '인생은 아름다워' 속 태섭(송창의 분)과 경수(이상우 분) 얘기다.
안방극장에서 공개적으로 동성애를 다루긴 '인생은 아름다워'가 처음. 그렇기에 연기하는 배우들도 남다른 고충이 있을 법하다. 태섭과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나가고 있는 경수를 연기 중인 이상우는 "그냥 생각하는 것과 실천하는 것에는 적잖은 차이가 있다"며 동성애 연기를 하며 겪은 고충을 털어놨다.
사실 그는 동성애에 거부감은 없다. 많은 사랑 중 또 다른 모습의 사랑이라 생각했다.
"거부감이 없었기에 경수란 캐릭터 제의가 왔을 때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어요. 다만 상대 배우인 송창의씨와 친분이 없었던 터라 어떻게 연기를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죠."
그래서 이상우는 첫 촬영이 있기 전날 밤 같은 숙소에 머물고 있는 송창의를 찾았다. 눈을 맞춰가며 연습해 보기 위해서.
"눈을 보며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어 형한테 전화를 했어요. 그렇게 태섭과 경수가 첫 대면을 한 거죠.(웃음) 사실 첫 촬영 전날이라 빨리 대사만 맞춰보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멜로 연기를 남자와 하려니, 또 처음 눈을 보며 대사를 하니 사뭇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서로 당황을 많이 했죠. 하하하. 첫 촬영 전날인데도 술 좀 마셨죠."
생각과 실천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체감한 순간이었다. 왜 안 그럴까. 동성과의 사랑 연기는 동성애자가 아닌 그에게 낯선 경험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송창의와의 호흡은 연기를 할 수록 맞아 들어갔다. 무엇보다 이상우는 "남들이 아무리 웃어도 연기할 때만큼은 진지하게 하자는 약속을 서로 했다"고 했다.
덕분에 스태프들이 손발이 오글거린다며 웃을 때도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 있는 느낌으로 감정을 몰입해 갔다.
"우리까지 웃어버리면 안 되잖아요. 사랑의 모습은 다르지만 사랑하는 두 사람의 진지한 순간이니까. 다행히 뜻이 잘 통해 만족스럽게 연기하고 있어요."
촬영지가 제주도인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제주도에서는 같은 숙소에 머문 탓에 호흡을 맞추고, 친해질 기회가 많았다. 서울이었다면 촬영이 끝남과 동시에 집으로 돌아갔겠지만 제주도에선 그럴 수 없으니까.
또 주말극의 특성상 긴 호흡을 갖고 가는 덕분에 이상우는 "동성애 연기를 좀 더 여유 있게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감독님도 작가님도 작은 것 하나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쓰시는 편이라 저도 연기하며 많이 배우고 있어요. 명절 때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내놓듯 드라마를 만드신다던 감독님 말씀 덕에 매 순간 놓치지 않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죠. 무엇보다 안방극장에선 첫 동성애 연기니까요."
그는 동성애가 아닌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경수란 인물을 연기하고 있었다. 편견도 의구심도 없다. 그냥 또 다른 사랑 이야기일 뿐.
"동성애에 거부감도 없었고, 파트너도 잘 만났어요. 사실 송창의씨 예쁘잖아요. 하하하. 진짜 사랑하는 기분으로 연기하고 있으니 편견 없이 지켜봐 주세요."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