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이 10년 같을 수도, 1시간이 1초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화제작 '시크릿가든'을 보고 있노라면 잠깐 드라마에 몰입했을 뿐인데 시간은 어느덧 오후 11시가 훌쩍 넘어있다. 이쯤 되면 아쉽게 TV리모컨을 만지작거리며 다음 방송을 손꼽아 기다린다.
지난해 11월13일 첫 방송된 '시크릿가든'은 이렇게 단 두 달 만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영화도 아닌 것이 1시간 방송되는 동안 어찌나 시청자를 들었다 놨다 하는지 꼼짝 못하게 만든다. 그랬던 '시크릿가든'이 오는 17일 막을 내린다.
'시크릿가든'이 베일을 벗었을 당시에는 기대에 찬 시선만 있었던 게 아니다. '체인지' '스위치' '프리키 프라이데이' 등 그간 영혼이 바뀌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이 셀 수 없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그렇고 그런 작품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있었다.
하지만 '시크릿가든'은 달랐다. 앞서 지적한 작품들이 영혼이 교체된 후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에만 집중했다면, '시크릿가든'은 이런 에피소드는 물론이고 남녀 주인공의 애틋한 러브라인 그리고 출연진 하나하나에 남다른 캐릭터를 부여하면서 전 출연자가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 재탄생했다.
물론 남녀 주인공 현빈과 하지원의 물오른 연기가 드라마가 사랑받는데 큰 몫을 했다. 서로의 몸이 바뀐 뒤 현빈은 라임의 모습을, 하지원은 주원으로 분해 만족스런 연기를 해냈다.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만난 유인나는 "촬영이 없는 날 대본을 보며 드라마를 시청하는데 대본과 한치의 오차도 없는 현빈, 하지원씨의 연기에 감탄, 또 감탄했다"고 말했다.
물 만난 현빈, 하지원의 연기는 영혼 교체라는 소재를 만나 시청자들에게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했다. 김주원의 영혼이 빙의된 길라임은 자신이 여자인 사실을 잊은 채 다리를 쩍~ 벌리고, 라임의 영혼이 들어간 주원은 두 다리를 곱게 모으고 있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에서 봤음직한 장면임에도 두 사람의 자연스런 연기와 만나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뿐인가. 일상 속에서 알콩달콩 둘 만의 추억을 쌓아가는 라임과 주원을 보고 있으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주인공뿐 아니라 다른 출연진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모든 게 완벽해 보이지만 뭔가 2% 부족해 보이는 오스카(윤상현 분), 윤슬(김사랑 분) 커플을 비롯해 아영(유인나 분)과 김 비서(김성오 분)의 소박한 사랑 등도 극에 감칠맛을 더한다.
극중 라임과 주원의 사랑을 반대하는 인물인 주원의 모친 문분홍 여사를 연기하는 박준금과 박상무 이병준 등 베테랑 연기자들은 농익은 연기로 악역마저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재탄생시켰다.
깨알 같은 웃음만 있는 게 아니다. 폭풍 눈물이 '시크릿가든' 팬들의 눈가를 촉촉이 적셨다. 지난 8,9일 '시크릿가든'은 라임의 교통사고와 뇌사에 빠진 그녀 대신 자신의 목숨을 포기하려는 주원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을 펑펑 울렸다.
주원이 라임에게 마지막 편지를 쓰며 폭풍 같은 눈물을 쏟아낼 때는 시청자들도 같은 마음으로 눈물을 쏟았다.
방송기간 약 두 달, 시청자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던 '시크릿가든'이 떠난다. 출연진은 물론이고 시청자들도 당분간 '시가앓이' 후유증으로 고생 좀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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