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JK김동욱이 오페라를 이토록 멋들어지게 소화할 줄이야 미처 몰랐다.
지난 3일 첫 방송 당시만 해도 "처음으로 떨어지면 어쩌냐"던 그가 3번째 대결 이후 심사위원이 꼽은 1위에 선정되더니, 급기야 지난 23일 4번째 대결에서는 시청자 문자투표로 1위 자리에 올랐다.
첫 대결에서 부른 오페라 '카르멘' '투우사의 노래'의 카리스마는 아직도 잊혀 지지 않는다. 뒤이어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에 이어 지난 23일 무대에서는 그 어렵다는 러시아 민요 '검은 눈동자'까지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냈다.
노래 잘 하는 가수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전혀 다른 색감의 무대에서도 여전한 카리스마가 신선했다.
게다가 그의 중후한 발성은 현역 오페라 가수들마저도 감탄하지 않았나. 멘토인 테너 서정학 교수는 그를 일컬어 "잇몸으로 물러도 매력적인 남성의 음성이 나올 가수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감격스런 첫 1위를 경험한 JK김동욱을 26일 오전 서초동에 위치한 그의 녹음실에서 만났다.
- 먼저 축하한다. 1위 호명 당시 눈가가 촉촉하더라.
▶ 정말 기분이 되게 좋았다. 그런데 나중에 재방송 보면서 표정을 봤더니, 난 나름대로 감동 받은 표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보 같더라.(웃음) 1위를 해보니 정말 울컥 하긴 했다.
-1위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사실 16일 3번째 대결이 끝나고 심사위원들은 진정한 1위로 JK김동욱을 지목하기도 했다. 알고 있었나?
▶ 들었다. 아무래도 그런 말을 들으면 힘이 난다. 또 멘토들은 클래식에서 권위 있는 분들이고, 그 분들이 인정해주신 거니까. 그런데 더 힘내라고 그런 말 해주신 것 같다.
-2주 연속 1위를 했던 경쟁자 테이의 반응은 어떻던가?
▶ 테이는 항상 대기실에서 '형, 성악가가 게스트로 나와 노래하는 것 같다'고 한다. 그 날도 그러더라. 고맙지. (김)창렬 형도 다 끝나고 들어와 '잘했다'고 칭찬해줬다. 사실 서바이벌이긴 하지만 창렬 형과 (신)해철 형이 있을 때는 대기실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서로 농담도 주고받고. 지금 남은 사람들은 다들 눈빛이 너무 강렬하다.(웃음)
-대기실 분위기가 어떻기에?
▶ (임)정희는 얼굴도 보기 힘들다. 방에 들어가서 연습만 하고 있고, 문희옥 선생님은 항상 명상에 잠겨 계신다. 테이도 차분하고 말이 별로 없고.
-마치 우등생만 남은 교실 같겠다.
▶ 난 내가 우등생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그렇게 됐다.
- 방송 외적으로도 오페라를 계속 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 글쎄. 하시는 분들이 워낙 전문적인 분들이니까 내가 계속 한다는 것은 좀.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아무래도 관심이 예전보다 많이 간다. 지나가다 들어도 선율을 주위 깊게 듣게 되고, 찾아서 많이 듣게 될 것 같다 .쇼팽이나 모차르트의 곡도 '어떻게 이런 굉장한 곡을 만들었을까' 싶을 정도로 대단한 곡들이 많더라. 물론 그때 그 사람들의 감성을 내가 이해하기는 힘들겠지만 들으면서 많이 느꼈다. 짧은 시간 안에 굉장히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또 그걸 위해 도전한 거고.
-확실히 음악적으로는 많이 도움이 됐겠다.
▶ 그건 확실하다. 평소에 여러 장르 음악을 들어왔지만 그 중에서도 클래식은 배제돼 있었다. 이번 도전을 한 것도 그것을 알기 위한 것이었고,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것을 통해 오페라를 어떻게 표현할지도 궁금했다.
-요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그야말로 범람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 일면 잔인하다고 본다. 하지만 가수들이 기존에 보여준 것과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줘 재해석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장단점이 분명 있다. 트렌드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평소 발송 출연이 잦지 않은데 '오페라스타' 출연 전후 달라진 점은?
▶ 주위에 자주 연락 못했던 분들에게서 연락이 많이 온다. 특히 1등 하니까 문자가 엄청 와있더라. 서로 연락은 못했지만 날 다 지켜보고 있구나 했다. 한편으로는 되게 고맙기도 하고. 또 내가 활동이 잦지 않아서 나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에게도 날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여성 팬이 늘었다는 느낌은 없나?
▶ 조금. (웃음)
-혹시 연애 중? 아니면 비밀 결혼을 한 건 아니겠지?
▶ 현재는 없다. 글쎄. 비밀 결혼. 뭐 공개적으로 크게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굳이 숨길 필요도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연예인들이) 결혼 했다는 것에 지나치게 색안경을 끼고 보고 치명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긴 하다.
- 영국 버전 '오페라스타'의 경우, 정석대로 부르기보다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면서 색다른 무대를 완성시킨다. 반면, 우리나라 버전은 가수들이 오페라가수의 정석을 따라하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 영국판을 봤다.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에서는 정말 유명한 가수들이 많이 출연했다. 그들은 정말 자기 색깔을 보여준다. 사실 짧은 시간에 오페라를 완벽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니까. 테이는 무대 뒤에서 영국보다 우리나라 가수들이 훨씬 더 잘한다고도 말하던데, 내 생각에는 영국 버전이 가수들의 개성이 더 잘 표현된 것 같다. 또 심사위원들도 처음에는 오페라의 정석을 요구했다면 지금은 자기 색깔을 넣었으면 하더라.
- 최종 1위 예감하나?
▶ 주위에서 영국 가야지 하는데. 여기까지 올라왔고 지금까지 한 것도 있으니 가봐야지.(웃음)
한편 '오페라스타' 최종 우승자는 오는 5월7일 파이널 무대에서 확정된다. 최종 우승자에게는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스페셜 앨범을 제작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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