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김주령 "요즘 길가다 욕먹는 난 홍익배우"

김수진 기자  |  2011.10.19 15:37
배우 김주령 ⓒ이동훈기자 photoguy@


동국대학교 연극영화 졸업. 극단 '드림플레이' 단원. 영화 '혜화,동', '살결', '나는 곤경에 처했다', '예의없는 것들', '멋진하루', '핸드폰' 등에 출연했다. 어마어마한 상업 영화는 아니지만 장단편 독립영화에서는 주연으로 시상식 수상 경력도 있다. 연극판에서 실력파로 인정받고 있다. 배우 김주령(35)이다. 쟁쟁한 오디션을 뚫고 당당하게 영화 '도가니'(감독 황동혁)에 악역으로 합류했다.

그는 영화에서 끔찍한 장애아동 성범죄 및 폭력이 일어난 학교의 기숙사 사감 '윤자애'를 연기했다. 교장(장광 분)의 내연녀로 극중 장애학생들에게 폭력을 일삼는다. 심지어 교장의 학생 성폭행도 눈감는 여자다. 영화에서 비록 작은 분량이지만 그는 실감나는 연기로 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도 욕을 먹을 정도의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마주한 김주령은 선한 눈빛에 천상 조신한 여자였다. 그는 왜 '도가니'에 출연했을까. 직접 들었다. 그는 천상 배우였다.

-여배우가 연기하기엔 독하디 독하다. 왜 출연하게 됐나.

▶나는 결혼 1년차다. 남편의 힘이 컸다. 남편은 대학에서 연출을 가르치는 교수다. 남편이 시나리오를 보고 오디션을 꼭 보라고 했다. 악역이 주는 의미가 있다고 힘을 실어 줬다. 주저했었지만 사랑의 힘이 컸다. 남편의 전폭적인 권유로 오디션을 봤고 합류하게 됐다. 배우로서 역할을 나누고 싶지 않다. 사실 살면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경험을 작품을 통해 하는 게 배우다.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늘 배우는 그렇다. 늘 아쉽다. 연기에 너무 힘이 들어간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촬영 당시에도 감독님께도 말씀을 드렸다. 감독님께서 '윤자애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한다'고 했다. 만약 윤자애가 주연이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다. 배우입장에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있다.

-출연을 적극적으로 권유한 남편의 반응이 궁금하다.

▶굉장히 '재수없게' 잘했다고 칭찬받았다.

-후회는 없나?

▶연기는 연기다. 후회는 없다. 출연하기를 잘 한 것 같다. 단순히 사람들의 주목이나 관심을 받아서가 아니다. 내 연기에 만족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좋은 작업에 함께 했다는 점에서 잘 한 것 같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

▶푼수다. 감정의 기복도 심하지만 웃음이 많은 편이다. 늘 도도하고 지적이거나 아니면 귀신이거나. 음, 무난한 역할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제는 자기 감정에 솔직한 역할도 해보고 싶다. 뭐, 영화 '추적자'의 하정우 같은 싸이코패스도 괜찮겠다. 하하.

-내연녀, 아동폭력까지 정상적인 인물은 아니다. 리얼한 연기의 비결이 뭔가.

▶계속 오빠(영화 속 교장)만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배우는 캐릭터와의 관통선을 찾아야한다. 너무 비정상적인 인물이기에 캐릭터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윤자애와 오빠의 러브라인을 잡고 갔다.

-'도가니' 출연 이후의 변화가 궁금하다.

▶연락이 없던 사람들이 연락을 한다. 길에서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아졌다. 실은 친정어머니와 외출을 했는데 어떤 분들이 알아보시더니 갑자기 나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시더니 '저! 저년' 이러셨다. 내가 더 깜짝 놀라 황급히 어머니와 자리를 피했다. 어떤 분들은 쓱 내게 다가와 '도가니 잘 봤습니다'라고 말하고 가신다.

-대중의 따가운 시선이 실감나는 연기력 때문이지만 상처도 될 것 같다.

▶사실 나는 인터넷 댓글을 안 본다. 소심한 편이라 상처 받을까봐서다. 연기는 연기일 뿐이니까.

배우 김주령 ⓒ이동훈기자 photoguy@


-도가니 같은 사회에 배우로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가능한 변화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배우는 연기만하는 게 아니다. 내 연기를 통해서 사회가 변할 수 있고, 사람들의 마음이 변할 수 있다는 걸 이번 영화를 통해 또 다시 깨달았다. 나는 스스로 '홍익여배우'라고 칭한다.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고 싶어서다. 어떤 사람에게 내 연기가 치유가 될 수 있고 깨달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홍익여배우' 김주령으로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 것 같다.

▶톱스타가 아니고는 나와 같은 여배우가 연기할 만한 역할이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늘 아쉽다. 극단에서 주로 활동하는 배우들의 경우 또 다른 연기 무대로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오디션을 통해 황동혁 감독님과 함께 일을 하게 되어 너무 기뻤다. 사실 이런 오디션의 기회가 흔하지 않다. 다음 번에도 황감독님과 작품을 통해 인연을 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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