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풀하우스' "소녀시대처럼 뭉쳐야 산다"(인터뷰)

이경호 기자  |  2012.01.30 09:39
'풀하우스'(김민경 유민상 정경미 김수영 김경아 허민 이상민 이상호 이승윤 정승환, 왼쪽 아래부터 위로)ⓒ제공=BM엔터테인먼트


지난해 12월 4일 첫 선을 보인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코너 '풀하우스'. 불과 한 달 만에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하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요즘 개그 트렌드는 사회풍자, 분장 등 '자극적인 웃음'을 추구하고 있지만 '풀하우스'는 현대 가족을 소재로 한 가족 개그로 웃음과 감동을 안기고 있다.

'풀하우스'는 정경미, 유민상, 이상호, 이상민, 이승윤, 김민경, 김경아, 허민, 정승환, 김수영 등 10명이 출연한다. 여기에 아기인형까지 더하면 무려 11명이나 된다. 이들 모두 '개콘' 내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다.

시청자들에게 자칫 외면당할 수도 있는 개그지만 '풀하우스'는 잔잔하면서도 강한 뒤끝이 남는 개그로 사랑받고 있다. 이유는 대체 뭘까.

'풀하우스' 멤버들은 코너 인기 비결에 대해 "우리가 단합할 수 있는 게 바로 인기 비결"이라며 "끝없이 개그아이템을 연구하는 것도 또 다른 비결"이라고 입을 맞췄다. 엄마 역할의 정경미는 "자신만 돋보이려는 개그는 하지 않는다. 9명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것이 비결이다"라고 말했다.

아기 인형 포함 11명.."사공이 많으니 산으로? 우리는 목적지로 간다"

개그맨들에게 유행어만큼 값진 것도 없다. '풀하우스' 멤버들 또한 각자 유행어가 있다. 그중 엄마 역할의 정경미, 이상호, 이상민, 이승윤 등의 '내 아들 아냐', '우리 엄마 아냐'는 코너 인기만큼이나 유행의 바람을 타고 있다. 멤버들은 이런 인기를 실감하고 있을까.

"한 번은 방송국을 나가는데, '뮤직뱅크'를 보러 온 소녀들이 '엄마'하고 달려왔다. 그 때 '풀하우스'가 사랑 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정경미)

"지난 추석 때 외면하던 조카가 이번 설에는 배꼽인사를 하면 반겼다. '이놈'이 또래 유행어라고 한다."(유민상)

"한 부부가 서로 '신랑 아니야, 신부 아니야'하더라. 그 때 우리 '풀하우스'가 인기가 있다는 걸 알았다."(김민경)

멤버들이 많은 만큼 호흡도 중요하다. 사공이 많으면 배도 산으로 가는 법. '풀하우스'는 어떨까.

"진짜 가족 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호흡도 잘 맞는다. 사공이 많으면 산으로 간다고 ? 우리 팀은 목적지까지 간다. 10명이 다 모여야 진짜 '풀하우스'를 할 수 있다."

"'풀하우스'의 아이디어는 모두가 함께 짠 것이다. 중간에 정경미 선배와 (유)민상이 형의 적절한 아이디어 선택도 좋은 개그가 나오는 비결이다."(이상호, 이상민)

'풀하우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사랑이 부쩍 커진 만큼 멤버들의 개그욕심도 새록새록 피어날 법하다.

"몸 개그를 보여주려고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욕심을 부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스스로 자제했다. 누가 튀려고 하는 순간 '풀하우스'는 무너진다."(이승윤)

"'풀하우스'가 다른 코너보다 큰 장점을 가진 건 바로 단합이다. 소녀시대처럼 다수가 뭉쳤을 때 큰 힘을 발휘한다. 저희는 개인 개그를 자제하고 하나로 뭉쳐야 산다."(이상호, 이상민)

"수혜를 입은 건 저희 막내들이 아닐까 싶다. 사실 우리는 초창기 멤버도 아니었고, 선배들의 인도에 코너에 합류했다. 부모님들도 TV에 나오지 않아 걱정하셨는데, '풀하우스'를 통해 저희도 부모님도 시름을 잊었다."(정승환, 김수영)

"이놈 아저씨! '풀하우스' 최대 수혜자다. 사실 첫 방송에 오를 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첫 방송 후 반응 반응이 좋으니까 스스로 열심히 하고 있다."(이상민)


엄마와 '이놈 아저씨'의 사랑은 언제쯤? "저희 러브라인은 비밀이에요!"

'풀하우스'에서 장남과 엄마 그리고 이놈 아저씨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장남 역을 맡고 있는 이승윤은 방송 내내 벽에 걸려있다. 덕분에 이렇다 할 대사가 없어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승윤은 사실 장남 역할의 제안이 있을 때 거절했다고 한다.

"원래 장남은 제가 아니라 변승윤 씨였다. 벽에 걸려 있어야 하니 체력 소모가 크다 보니까 바뀌게 됐다. 당시 저는 '헬스걸' 코너를 막 끝냈을 때라 쉬고 싶었다. 그래서 은연중에 거절 의사를 내비췄다. 그러나 결국 제가 벽에 걸리게 됐고,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지금은 솔선수범하고 있다. 감독님과 '풀하우스' 멤버들이 저를 받아줘서 정말 고맙다."(이승윤)

이승윤 외에도 '풀하우스'에서 주목 받고 있는 남녀가 있다. 바로 엄마 역의 정경미와 '이놈 아저씨' 유민상이다. 극중 두 사람은 서로 얼굴도 본 적 없지만 묘한 러브라인을 그리고 있다. 엄마와 이놈 아저씨의 러브라인이 언제 성사될 수 있을까. '풀하우스'의 아들과 딸들의 반대 속에 두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아직까지는 저희 두 사람이 어떻게 될 거라고 말할 수 없는 단계다. 저희의 러브라인은 비밀이다."

'풀하우스' 멤버들은 2012년에는 풍성한 아이디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를 내비췄다. 비좁은 방 안에서 벌어지는 대가족의 이야기가 앞으로 시청자들을 어떻게 사로잡을까.

"좁은 방이나 멤버들의 교체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지금 구조를 유지하면서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아이돌 그룹 멤버나 스타들을 게스트로 출연시킬 생각도 있다. 아이디어가 풍성하지만 아끼고 있다. 훈훈한 가족 코미디는 계속 된다."(정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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