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김민희·한가인..스크린 언니가 돌아왔다

전형화 기자  |  2012.03.15 11:35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민희 공효진 김소연 수지 곽지민 한가인.

스크린에 언니가 돌아왔다. 남자배우, 남자 이야기가 득실대는 한국영화에 여배우들이 제 모습을 드러내는 작품들이 줄을 잇고 또 사랑을 받고 있다.

3월 초 박스오피스를 달구고 있는 '화차'와 '러브픽션', 그리고 15일 개봉한 '가비'에 여배우 족적은 뚜렷하다. '화차'는 결혼을 앞둔 약혼녀가 사라지자 남자가 여자를 찾아나서고 여자의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영화 속 김민희는 배우로서 잠재력이 폭발했다는 평을 들을 만큼 호연을 펼쳤다.

'화차'에 앞서 지난달 29일 개봉한 '러브픽션'은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본 남자가 겨드랑이털을 기르는 여자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영화. 공효진이 '겨털' 난 여자로 출연, 사랑스러우면서도 발칙한 감성을 잘 표현했다.

'가비'는 아관파천 시절을 배경으로 러시아에서 화적질을 하던 남녀가 고종을 독살하기 위해 귀국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김소연은 고종의 대의에 흔들려 일본의 음모를 저지하는 여인 따냐 역을 잘 소화해냈다.

이뿐만 아니다. 15일 관객과 만난 '청춘 그루브'에서도 잊고 있던 여배우가 귀환했다. 바로 곽지민이다. '청춘 그루브'는 스타로 발돋움하려는 힙합가수가 과거 섹스 동영상이 있다고 옛 여자친구가 협박하자 한 때 같이 음반을 준비했던 사람들이 모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영화. 곽지민은 때론 4차원 같고 더러는 백치미가 넘치는 역할에 제 몫을 다 했다. '사마리아' 이후 잊고 지냈던 여배우의 귀환이다.

22일 개봉하는 '건축학개론'에는 한가인과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가 등장한다. '건축학개론'은 대학시절 건축학개론을 같이 들었던 여자가 15년이 흘러 건축 디자이너가 된 남자를 찾아와 집을 지어달라는 의뢰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한가인은 현재의 여인을, 수지는 대학시절 모습을 소화했다. '말죽거리 잔혹사' 이후 처음으로 스크린에 복귀한 한가인과 이번 영화로 연기자 신고식을 치른 수지는 한 인물을 다른 방식으로 잘 소화해냈다.

이처럼 한국영화에 여배우들이 풍성하게 활동하는 건 이례적이다. 몇년간 한국영화는 스릴러 붐으로 남성적인 영화가 쏟아지고, 블록버스터에서도 여배우는 꽃 같은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관객도 그런 영화에 길들여져 있었다.

그랬던 한국영화에 색다른 이야기와 걸맞은 캐릭터로 여배우들이 등장하는 건 올해 다양한 영화들이 줄을 잇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미스터리와 로맨틱 코미디, 시대극과 청춘영화, 멜로까지 매주 한편씩 만나는 한국영화들은 다들 개성이 뚜렷하다.

판에 박은 듯한 기획영화가 넘실대던 한국영화에 모처럼 새 바람이 불고 있다. 2012년 한국영화는 기운이 좋다. 2월까지 400만명이 넘는 관객이 든 영화가 두 편, 300만명이 든 영화가 한 편, 200만명을 넘은 영화가 한 편이다. 총관객은 줄었지만 한국영화를 찾고 있는 관객은 늘고 있다.

이런 현상에 여배우들이 한 몫하고 있는 건 그만큼 다양한 영화에 관객이 목말라하고 있단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여배우들이 한국영화에 설 자리가 확 늘었다곤 할 수 없다. 여전히 제작되고 있는 많은 영화들은 남자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한 영화 제작자는 "다양성이 미덕인 한국영화에 블루오션이 있다면 여자들의 이야기"라며 "최근 흐름은 작품 속에 매력적인 여자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는 호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과연 한국영화에 언니들이 돌아오는 게 아니라 항상 제 몫을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될지, 최근 흥행영화들의 흐름을 흥미롭게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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