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2' 생방..아슬아슬한 묘미 or 무시무시한 압박

김현록 기자  |  2012.05.07 09:20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가 첫 생방송 경연을 끝냈다.
죽음의 조로 불리던 A조의 톱3은 이은미 이수영 JK김동욱. 그 중에서 이선희의 '인연'을 부른 이수영이 영예의 1위를 차지했다. 3년만에 돌아온 무대에서 1위를 맛본 이수영은 생방송 카메라 앞에서 그만 얼굴이 퉁퉁 붓도록 통곡했다.

'나가수'는 정상급 가수들의 서바이벌 경연이라는 콘셉트로 논란과 화제를 몰고다닌 프로그램이었다. 잠시의 휴지기 끝에 돌아온 '나가수2'는 여러가지 변화를 꾀했다. 가수 수를 늘리고, 1위와 꼴찌가 탈락하도록 서바이벌 방식도 바꿨다. 무엇보다 비장한 '신들의 전쟁'이 아니라 행복한 '신들의 축제'를 만들겠다는 게 돌아온 제작진의 야심이었다.

그러나 바뀐 '나가수2'에서 가장 눈에 띈 건 바뀐 형식과 콘셉트가 아니라 바로 '생방송 경연'이라는 무시무시한 압박이었다. 정상급 가수임에도 컨디션 난조를 보이거나, 불안한 음정을 보이기까지 했다. 대기실은 물론 무대 뒤까지 생방송 카메라가 따라다녔다. 순위 발표 순간 또한 마찬가지였다.

'강심장' 이은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호흡을 가다듬고 마음을 진정시키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그 긴장감은 고스란히 보는 이들에게까지 전해졌다. '나가수'가 비장미 넘치는 전쟁이었다면 '나는 가수다2'는 조마조마 아슬아슬 긴박감으로 보는 이를 죄었다. 첫 방송이기에 긴장이 더했을 터지만, 이런 식이라면 '나는 가수다2'는 폭풍 가창력보다 배포 좋은 강심장이 더 진가를 발휘할 공산이 크다.

극도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역할은 4인 MC가 맡았다. 첫 MC를 맡은 이은미는 생방송 경연 MC에 노래까지 불러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서도 실수 하나 없이 첫 생방송을 무사히 마쳤다. 자신의 바로 뒤로 무대 설치에 나선 스태프가 바삐 움직이는 가운데서도 중간중간 농담에 가수와 곡에 대한 적절한 설명까지 곁들여가며 무대를 진행했다.

생방송 대기실 MC를 맡은 박명수와 노홍철은 매끄럽고도 위트 있는 진행으로 보는 맛을 더했다. 가수들은 넘치는 긴장감 속에서도 그들과 농담을 나누며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낼 수 있었다. 박은지도 한차례 실수 외엔 매끄러웠다. 특히 눈에 띈 것은 발군의 노련미를 보인 박명수였다. '나가수' 시즌1에 이어 '나가수2'에도 합류한 박명수는 터줏대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격식을 차리면서도 유머와 칭찬을 곁들여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했다.

7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 6일 방송된 '나가수2'는 9.9%의 전국일일시청률을 기록했다. 한 주 전 방송된 오프닝쇼가 기록한 8.2%보다 1.7%포인트 상승한 기록이다. 그러나 만족하기엔 이르다. 결방한 '1박2일'이 결방한 KBS 2TV '해피선데이'는 제쳤지만 '정글의 법칙2'이 첫 방송한 SBS '일요일이 좋다'에는 4%포인트가 넘는 차이로 뒤졌다. 생방송이라는 무시무시한 압박을 벗어나 그 아슬아슬한 묘미를 살리는 것, 그것이 '나는 가수다2'의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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