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시''5백만불''R2B', CJ 올여름 셈법은?

전형화 기자  |  2012.06.11 09:26


한국영화 최대투자 배급사 CJ E&M의 올 여름 셈법이 착착 드러나고 있다.

CJ E&M은 최근 박정우 감독의 '연가시'를 7월5일 개봉을 확정한 데 이어 박진영 주연의 '5백만불의 사나이'를 7월19일, 비 주연 영화 'R2B:리턴 투 베이스'를 8월9일로 사실상 개봉을 정리했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장 라인업을 6월 들어서야 비로소 확정한 것.

CJ E&M은 세 영화 개봉시기를 놓고 그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지.아이.조2'가 개봉을 내년으로 미룬 뒤 교통정리가 필요했다지만 속내는 다르다. 추석 개봉하는 '광해:왕이 된 남자'와 12월 개봉하는 '타워'까지 목표선상에 놓고 각 영화들의 개봉시기를 저울질했다.

이 과정에서 'R2B:리턴 투 베이스'가 추석시즌으로 가고 '광해'가 겨울로 가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CJ E&M으로선 '퀵'과 '7광구'를 여름 극장가에 2주차로 개봉시켰다가 속수무책으로 흥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2011년을 되풀이하고 싶은 속내도 컸다.

하지만 '광해'가 추석시즌에 가야한다는 고위층의 지시가 있은 뒤 결국 현재 구도로 여름 라인업을 최종 정리했다.

과연 CJ E&M이 올 여름 극장가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우선 '연가시'는 웹툰 인기와 초등학생들 사이에 퍼진 괴담에 힘입어 네이버 등 주요 포털사이트 영화 검색어 1위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인지도 면에선 우위를 차지고 있다. '연가시'는 곤충의 뇌에 기생해 물을 찾아 헤매다가 죽게 만드는 연가시가 인간의 뇌에 기생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재앙영화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선 계곡으로 물놀이를 갔다가 연가시에 감염돼 죽은 사람이 있다는 괴담이 그럴듯하게 퍼져있을 만큼 꽤 유명한 기생충이다. 김명민이 가족이 연가시에 감염되자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인물로 출연한다. 당초 6월28일 개봉을 목표로 했다가 후반작업 등을 이유로 한 주 뒤로 미뤘다. 영화 만듦새가 소문 이상이라면 해볼 만하다.

뒤를 잇는 '5백만불의 사나이'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이 주인공으로 나선 영화다. '7급 공무원' '추노'의 천성일 작가가 시나리오를 썼다. 대기업 부장이 5백만물의 로비자금을 주라던 상사가 자신을 죽이고 돈을 빼돌리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반격을 노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믹 추격극이다.

18억원의 제작비로 기획됐으나 7억원 이상 제작비가 추가로 필요해지면서 박진영과 제작사가 수익이 발생하면 돌려받기로 하고 추가비용을 떠안았다. 승부사 박진영으로선 물러설 수 없는 도전이다. 문제는 박진영이다. 박진영이 주인공을 맡은 영화를 관객들이 보러가게 만드는 게 관건이다.

CJ E&M이 '연가시'와 '5백만불의 사나이'를 2주 차이로 개봉하는 의도도 불분명하다. '5백만불의 사나이'는 올 여름 할리우드 최고 기대작인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같은 날 개봉한다. '5백만불의 사나이'가 버리는 카드인지, 틈새시장을 겨냥할 코믹물일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김동원 감독의 'R2B:리턴 투 베이스'는 지난 1년간 CJ E&M의 최대 골칫덩어리였다. 지난해 말과 올초부터 계속 개봉시기가 연기됐다. 표면적인 이유는 후반작업 때문이지만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에 비와 신세경이란 핫아이콘이 참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봉시기를 쉽게 정하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로 꼽혔다. 이런저런 루머만 양산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R2B:리턴 투 베이스'는 '비상:태양 가까이'에서 바꾼 제목이다. '비상: 태양 가까이'는 영화계에 CJ E&M이 비상을 하게 될지, 비상을 만들지 모르겠다는 우스개 소리가 돌게 만들었다. 결국 루머를 이겨내는 건 결과물이다. '해운대'도 영화 개봉 전에는 재앙이란 소문이 돌았지만 1000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최근 CJ E&M은 영화 부문에서 인사를 놓고 잡음이 나돌았다. 과거 경쟁사인 쇼박스에 있던 인사가 영화 부문 대표로 오면서 새롭게 다잡는다는 계획이지만 갈 길이 멀다.

CJ E&M은 최근 경쟁사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신생사 NEW에 밀리는 등 위세가 과거 같지 않다. 인력이 물 새듯 빠져나가면서 노하우가 사라지는 등 책임 있는 자세가 적어든 탓이 크다.

과연 올 여름 CJ E&M이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2011년의 저주를 되풀이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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