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탑·임슬옹,스크린 출사표 던진 가수 3인방

전형화 기자  |  2012.06.18 13:58
왼쪽부터 박진영,탑,임슬옹.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톱가수들의 스크린 출사표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타이틀롤부터 의미 있는 역할까지 각양각색이다. 그동안 가수들의 스크린 진출은 색안경을 쓰고 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어느덧 아이돌이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뮤지컬처럼 가수들의 '스크린 인베이젼'이 얼마나 가능할지 짚어봤다.

국내 3대 가수기획사인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은 7월19일 관객들에게 '5백만불의 사나이'로 신인배우 박진영의 민낯을 공개한다.

'5백만불의 사나이'는 촉망받는 대기업 부장 영인(박진영 분)이 보스 한상무(조성하 분)의 명령으로 500만 불을 배달하다가 자신을 제거하려는 한상무의 음모를 알게 되고 도망자 신세가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 김익로 감독과 제작사 하리마오 픽쳐스가 '서부전선 이상없다'를 준비하다가 제작이 지연되면서 방향을 전환한 프로젝트. 탄탄한 시나리오와 '7급 공무원' '추노' 등을 제작한 하리마오 픽쳐스의 작품에 CJ E&M의 투자배급작품이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가장 화제를 모은 건 박진영의 영화 데뷔작이란 점. 박진영은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그랬던 박진영이지만 영화는 또 다른 도전이기에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을 모았다.

JYP엔터테인먼트 수장인만큼 박진영은 음반 프로듀싱과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심사위원, '드림하이2' 제작 참여 등 할 일이 태산 같지만 연기에 대한 관심이 워낙 커서 영화 출연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류열풍 선두주자 빅뱅의 멤버 탑은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탑은 영화 '동창생'(제작 더 램프) 출연을 확정했다. 탑이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2010년 '포화 속으로' 이후 2년여 만이다. 탑은 '포화 속으로'에서 학도병 역을 맡아 그해 신인상을 수상했다.

'동창생'은 '백야행' 박신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 억울한 누명을 쓴 남파 공작원을 아버지로 둔 소년이 여동생을 살리기 위해 킬러 교육을 받고 남파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탑은 학생으로 고교에 입학한 뒤 같은 학급의 문제소녀에 호의를 갖게 되면서도 남파된 간첩들을 모종의 이유로 살해하는 인물을 연기하게 된다. 탑은 영화 속에서 각종 액션을 소화해야 한다.

2AM의 임슬옹은 '26년'을 통해 상업영화에 데뷔한다. 임슬옹은 옴니버스영화 '어쿠스틱'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영화 전체에 주요인물로 등장하는 상업영화는 '26년'이 처음이다.

강풀의 동명웹툰을 원작으로 한 '26년'은 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암살을 꾸미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2008년 제작 직전 투자사가 돌연 투자를 철회하면서 유여곡절 끝에 4년만에 빛을 보게 됐다.

임슬옹은 '26년'에 광주 유가족이지만 전직 대통령 집 앞에서 차량을 통제하는 임무를 맡은 경찰로 내적인 갈등을 겪는 인물을 맡았다. 영화에 강렬한 열망을 갖고 있던 임슬옹은 '26년' 출연 제의를 받고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사실 그동안 가수들의 영화 출연은 그다지 환영 받지 못했다. 연기력이 미흡한 가수들이 인기를 등에 업고 주인공 자리를 가로챈다는 선입견이 컸다. 한 때 가수들이 주연을 맡은 영화들이 줄줄이 제작됐다가 흥행과 비평에서 된서리를 맞았던 탓도 크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가수들이 스크린에 안착하는 사례가 커져 영화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미쓰에이의 수지는 '건축학개론'에서 첫사랑 역할을 무난하게 소화해 합격점을 받았다.

한 영화 제작자는 "충무로는 만성적으로 배우 기근현상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10대~20대는 재능 있는 인재들이 가요로 몰리면서 눈에 띄는 배우가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최근 아이돌의 영화 진출은 눈여겨 볼만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결국 작품성과 연기력이다. 박진영이 출연한 '5백만불의 사나이'는 시나리오는 좋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결국 영화 만듦새와 박진영이란 선입견을 이겨내는 게 관건이다. 공짜로 볼 수 있는 TV드라마에서 연기하는 것과 돈을 내고 찾는 영화에서 연기는 그 만큼 기대심리가 다르다.

탑은 '동창생'이 주인공으로 활동할 수 가능성을 잴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탑은 영화 속에서 오토바이를 모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액션을 선보여야 한다. 북에 여동생을 두고 온 갈등과 아버지에 대한 원망, 첫사랑에 눈 뜬 설레는 심정까지 드러내야만 한다. 성공할 경우 탑은 배우 최승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슬옹은 어려운 선택을 했다. '26년'은 충무로의 유명배우들조차 캐스팅 직전까지 갔다가 여러 이유를 들어 고사했던 작품이다.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다. 임슬옹은 아이돌이면서도 용기 있게 도전장을 던졌다.

뮤지컬 시장은 옥주현과 바다를 시작으로 다양한 가수들이 차례로 도전, 어엿한 주인공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수가 돌연 주인공을 한다는 것에 대해 여전히 갈등은 있지만 티켓파워로 실효성이 입증됐다.

최근 영화계에선 K팝 열풍에 힘입어 가수들이 출연하는 영화 기획이 늘고 있다.

가수들의 티켓파워가 현실로 드러난다면 가수 겸 배우라는 수식어를 쓰는 스타들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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