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작가해고에 작가들 집필거부 '집단반발'

김미화 기자  |  2012.07.30 14:17
ⓒ김미화 기자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PD수첩'이 작가 6명을 전원 해고한 가운데 방송 4사 구성작가들이 'PD수첩' 집필거부 집회를 열었다.

30일 오전 11시 MBC 여의도 사옥 앞에는 MBC, KBS, SBS, EBS 구성작가와 외주제작사, 일부 지방사 소속 시사교양작가들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방송 4사 작가 'PD수첩' 작가 전원해고 규탄 및 대체작가 거부 결의대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해고된 'PD수첩' 작가 6명을 포함해 약 100명의 구성작가들과 PD등 방송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앞서 MBC는 지난 25일 PD수첩의 작가 6인을 모두 해고했다. 이에 'PD수첩' 작가 전원해고 반대 서명전을 진행했던 MBC구성작가협의회는 778명의 구성작가들의 집필 보이콧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한국의 지상파 및 케이블 프로그램에 종사하는 시사교양작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원이다.

이날 집회에서 SBS구성작가협의회 박진아 회장은 "작가라는 일은 밥먹고 사는 생활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라며 "778명의 구성작가가 'PD수첩' 집필을 보이콧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 2000년부터 12년 간 'PD수첩'에서 일하다가 해고당한 정재홍 작가는 "참담하다"는 심경을 전한 뒤 "이번 'PD수첩'의 작가 강제 축출은 한구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기만하는 일이고 언론의 자유를 뺏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MBC에서는 이번 일이 해고나 계약해지가 아니라 분위기 쇄신을 위한 작가 교체라고 말했다"며 "작가는 언제든지 교체할 수 있는 인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작가도 정상적인 직업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발언했다.

현재 'PD수첩'을 담당하는 이승준 PD도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이PD는 "그동안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의 노력과 헌신이 이렇게 버려지는 것을 반대한다"며 어떤 작가와 일하느냐가 프로그램의 질을 결정하는 만큼 이번 해고 통지는 철회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미혜 방송 4사 구성다큐연구회 회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번 작가 전원 해고는 그간 물리적 정신적 탄압 아래에서도 작가적 양심을 지키고자 했던 PD수첩 작가들에 대한 치졸한 보복이며, 이후에 대체되어 들어올 작가들을 향한 사전 경고"라며 "우리 시사교양작가들을 부당한 조치에 의해 거리로 내몰린 동료작가들의 빈자리에 들어가 사장이나 간부들이 불러주는 대로 쓰는 작가군으로 여겼다면 이는 전체 시사교양작가들에 대한 모독이며 치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집회에는 파업 기간 중 해고된 'PD수첩'의 간판피디 최승호 전 'PD수첩' 피디를 비롯한 현역 PD수첩 피디들이 참석해 'PD수첩' 집필 보이콧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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