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감독 "천만은 신비의 숫자..파도에 몸 맡겼다"(인터뷰)②

[★리포트]

전형화 기자  |  2012.08.04 07:53
임성균 기자


제주도에서 전화가 왔다. 최동훈 감독이다. 500만명을 넘어 파죽지세로 달리고 있는 '도둑들' 인터뷰를 하자고 문자를 남기자 "머리를 식히려 제주도에 왔다"며 전화가 걸려왔다.

'도둑들'이 지난 달 25일 개봉해 최단 흥행기록을 경신하며 3년 만에 천만영화가 나온다고 들썩이는 머리를 식힐 만도 했다. 마침 제주도로 태풍이 몰려와 다시 서울로 올라갈 참이라고 했다. '도둑들'과 태풍, 그리고 최동훈 감독 절묘한 조합이다.

제주도에 '도둑들' 제작자이자 부인인 안수현 대표와 동행했으니 잘 쉬었는지는 물음표지만.

최동훈 감독은 "얼떨떨"하다고 했다. "사람들이 많이 본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면서도 "천만이라는 숫자는 신비의 숫자 같다"고 말했다. 최동훈 감독은 "만들 때도 개봉할 때도 천만이란 숫자는 생각조차 안해봤다"고 쑥스러워했다. 수화기 너머 윙윙 제주도의 바람 소리가 들렸다.

'도둑들' 흥행 목표가 '타짜'(684만명)보다는 잘 들자였으니 지금 흥행속도는 얼떨떨할 만도 하다. '도둑들'은 개봉 3일 만에 100만 명, 4일 만에 200만 명, 6일 만에 300만 명, 8일차에 400만 명을 모으며 올해 개봉작 최단 흥행기록을 연일 경신했다.

최동훈 감독은 "흘러가는 대로 파도에 몸을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도둑들'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를 훔치기 위해 한국과 홍콩의 도둑 10명이 모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김윤석과 김혜수, 김해숙, 이정재,전지현, 김수현, 임달화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기획부터 관심을 끌었다.

그렇다 해도 이렇게 관객이 몰리는 건 이유가 있는 법. 최동훈 감독은 "해답이 안 나오는 것 같다"며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요"라고 되물었다. 최동훈 감독은 "나는 스토리 맹신자이지만 스토리 때문에 사람들이 이렇게 좋아해주시는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들을 좋아해주는 것 같다.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나이와 성별, 취향 따라 나눠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좋은 캐릭터도 결국 감독이 배우와 만드는 법 아니냐고 하자 "에이, 배우들과 캐릭터를 만들 때 가졌던 즐거움을 관객들도 느끼는 것 같다"며 말을 돌렸다.

천만이란 숫자가 '도둑들' 앞에 놓이게 되면 영광을 부인에게 돌릴 것이냐며 곁에 있을 부인을 의식해 물었다. "푸하하"라고 웃던 최동훈 감독은 "너무 그렇게 하면 부부 사기단 같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영광을 돌릴 사람에 당연히 아내가 있겠지만 이 영화를 만들고 즐겨준 모든 사람들이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최동훈 감독은 "무엇보다 스태프들에게 문자가 많이 오는 게 제일 기쁘다"고 했다. 배우들은 저마다 다른 영화들을 찍고 있고, 다들 바빠서 따로 연락은 하지 않고 있기도 하고란 말이 뒤따랐다.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이 천만이 넘으면 그 다음엔 '아바타'를 제치고 한국영화가 역대 흥행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지 않겠냐고 하자 "어후, 너무 앞서가신다"고 말했다. 그는 천만이 넘어서 다시 즐겁게 인터뷰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그렇게 되면 정말 기쁘겠죠"라고 속마음을 살짝 내비쳤다.

'도둑들' 흥행이 심상치 않다. 최동훈 감독과 다시 즐겁게 통화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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