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이 드디어 1000만 관객을 넘었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은 여름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 속에 개봉 22일째를 맞은 15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2009년 '해운대'와 '아바타' 이후 3년만의 1000만 영화 탄생이다. 2년 연속 1000만 영화 소식이 실종된 가운데 조심스레 '이젠 1000만 영화가 나오기 어려운 게 아니냐'던 영화 관계자들의 회의론도 쑥 들어갔다.
'도둑들'의 1000만 관객 돌파는 '이슈 없는 1000만', 순수 오락영화의 흥행 돌풍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지금껏 1000만 영화들이 대개 시대의 흐름과 함께 사회적인 이슈를 끌어내며 관객몰이를 이어갔다. 이는 한때 1000만 영화 흥행 공식처럼 받아들여졌다.
최초의 1000만 영화인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2003, 최종관객 1108만명)는 북파공작원 문제를,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2004, 최종관객 1174만명)는 한국전쟁 사망자 유해 발굴 문제를 꼬집었다.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2005, 최종관객 1230만명)는 정치에 대한 은유를 담았다는 평가와 함께 동성애를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렸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 1301만) 흥행 당시에는 반미, 환경문제 등이 내내 이슈였다.
'도둑들'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장물로 나온 대형 다이아몬드를 훔치기 위해 나선 도둑 10인의 이야기를 담은 '도둑들'은 출발부터 '오션스 일레븐' 같은 할리우드 오락영화를 연상시켰고, 실제로 최동훈 감독 특유의 반전과 위트, 시원한 볼거리를 결합시킨 범죄물로 완성됐다. 또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빈자리를 파고들며 속도감 넘치는 오락영화의 매력을 과시했다.
'도둑들'의 사회적 이슈몰이는 폭발적인 흥행 성적 자체 외에 '제로'에 아깝다. 쓰나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한반도의 지진 가능성 등을 돌아보게 했던 '해운대'보다도 적다. 무겁고 사회적인 작품보다는 가벼운 장르영화를 선호하는 최근 관객의 취향, 한국영화 흥행 패턴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도둑들'의 흥행에는 외적 요소도 한 몫을 했다는 게 영화계 안팎의 평가다. 때마침 이어진 런던 올림픽으로 각종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들이 무더기 결방하면서 연예 이슈가 온통 '도둑들'에 쏠렸고, 살인적인 폭염으로 낮 밤을 가리지 않고 극장에서 시원한 볼거리를 보며 피서를 즐긴 관객들 또한 늘어났다. 올 초부터 한국영화 초강세가 이어지면서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선호도 또한 높아졌다.
그러나 '도둑들'의 목표는 1000만에 머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둑들'은 1301만 관객을 모은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괴물'이 작성한 최단 1000만 돌파 기록보다 단 하루 늦은 22일만에 1000만 관객을 모았다. 현재 추세라면 '괴물'은 물론이고 1335만 관객의 '아바타'를 넘어 역대 최고 기록 수립 또한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그들이 마음을 훔친 관객들이 어디까지 이를지 영화계 안팎의 눈이 온통 '도둑들'에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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