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이자 흥행작은 단연 '도둑들'이다. 개봉 22일 만에 천 만 고지에 오른 것은 물론 천 만 영화들의 기록들까지 하나씩 넘고 있는 '도둑들'은 이제 역대 최고 흥행작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8월 '도둑들'에 이어 새로운 흥행영화에 도전하는 영화는 많았지만 관객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택했다. '도둑들'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각각 다이아몬드와 얼음을 훔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인다는 설정 탓에 개봉 전부터 자주 비교되곤 했다.
두 영화에는 분명 닮은 구석이 많다. 한 팀을 이룬 멤버들의 역할도 일정 부분 겹친다. '도둑들'에 작전 설계자 마카오박(김윤석 분)이 있다면 '바람사'에는 지략가 덕무(차태현 분)가 있다. '도둑들'에 검은 타이즈를 입은 섹시 도둑 전지현이 있다면 '바람사'에는 해녀슈트를 입은 청순 잠수 전문가 수련(민효린 분)이 있다. '바람사'에서 변장술과 연기로 매번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이는 재준(송종호 분)은 엄청난 연기력을 가진 베테랑 도둑 씹던껌(김해숙 분)과 닮아있다.
한국과 중국 도둑들이 모였다는 점도 일맥상통한다. '도둑들'의 마카오 박이 중국 도둑 첸(임달화 분), 조니(증국상), 줄리(리신제)를 끌어들인 것처럼'도둑들'의 덕무는 청나라에서 조조의 무덤을 도굴했다는 전설의 도굴꾼 석창(고창석 분)와 엄청난 수송능력을 가진 철주(김길동 분)를 합류시킨다.
두 영화 모두 세대를 불문하고 사랑받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도둑들'은 애초에 가족영화를 목표로 하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1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에서 큰 사랑을 받아 천 만 영화에 등극했다. 자극적이지 않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인 '바람사'는 누구와 보아도 어색하지 않은 영화다.
'도둑들'의 도둑들은 그야말로 '도둑'이다. 개인적인 물욕이 그들을 움직이게 할 뿐이다. 정의나 어마어마한 대의명분은 그들에게 전혀 중요치 않다. 그러나 '바람사'의 덕무와 동수는 다르다. 개인적인 복수심도 포함 되어 있지만 이들에게는 어지러운 나라꼴을 바로 잡겠다는 대의가 있다. '바람사' 일당들은 얼음을 '가지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얼음을 가지고 있는 자를 벌하는 것이 목적 이다.
시대가 다른 만큼 두 영화가 다루는 사랑도 다른 모습이다 . 서로 배신에 배신을 일삼는 '도둑들'의 사랑은 서로 믿음을 주기 까지 위태위태하다. 마카오 박과 팹시(김혜수 분)는 서로 자신이 배신 당했다고 생각하고, 뽀빠이(이정재 분)는 자신의 열등감을 해소하기 위해 팹시를 이 용한다. 잠파노(김수현 분)와 예니콜(전지현 분)은 또 어떤가. 잠파노의 순정에도 예니콜은 아랑곳 않고 언제나 당돌하다.
이에 비해 '바람사'의 러브라인은 조선시대답다. 첫 눈에 반한 여인에게 끊임없이 구애를 하는 덕무와 덕무의 애정공세에 그저 부끄러워하는 수련은 영화의 큰 전환점 보다는 잔재미를 준다. 동수와 기생 설화의 러브라인도 소소한 재미를 위한 에피소드에 그친다.
천만 영화 '도둑들'과 닮은 점이 많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도둑들'의 폭발적 흥행력까지 닮을 수 있을까. 천만 이라는 관객이 연이어 모이는 것은 불가능 하겠지만 개봉 8일 만에 200만, 12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만큼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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