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은 상징이다..2012 한국영화 전성시대

전형화 기자  |  2012.08.28 09:37

2012년 한국영화 전성시대가 열렸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8월28일 현재 87편이 개봉한 2012년 한국영화 총 매출액은 5163억 760만 4258원이다. 관객수는 7018만 3344명. 점유율은 55.4%.

이는 지난해 150편이 개봉해 6137억 2330만 7100원과 8286만 8294명을 동원한 것에 비하면 놀라운 수치다. 8월까지 관객수와 매출액이 지난해 총 매출액과 관객수에 비해 80% 가량 달한다.

2010년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2010년 총 매출액은 5084억 2864만 7450원이었으며, 총 관객수는 6884만 3315명이다. 2012년 상반기에 이미 2010년 매출액과 관객수를 넘어선 것이다.

올해 한국영화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있다.

연초 '댄싱퀸'이 404만 관객을 동원한 데 이어 '부러진 화살'이 343만명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후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469만명)와 '러브픽션'(172만명), '화차'(243만명) '건축학개론'(411만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한국영화가 릴레이로 이어갔다.

3월과 4월은 전통적인 극장가 비수기라는 말도 옛말이 됐다. 좋은 영화만 있으면 언제든지 흥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비단 흥행만 성공한 게 아니다.

'범죄와의 전쟁'은 90년대 범죄와의 전쟁 시대를 배경으로 아버지 세대를 냉정하게 조명했다. '러브픽션'은 겨드랑이털을 기른 여자와의 연애라는 독특한 로맨틱코미디로, '화차'는 냉혹한 현실을 바탕으로 한 스릴러로, '건축학개론'은 멜로영화의 부활을 예고했다.

4월에는 '은교'가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70대 노인과 여고생의 사랑이라는 설정으로 논란과 찬사를 같이 받았다. 5월에는 '돈의 맛'과 '다른나라에서'가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나란히 초청돼 한국영화의 힘을 세계에 자랑했다.

5월 개봉한 '내 아내의 모든 것'은 459만명을 동원하며 20대 위주의 로맨틱코미디를 30대 로맨틱코미디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 6월 개봉한 '후궁:제왕의 첩'은 193만명을 동원하며 사극 돌풍을 예고했다.

7월 등장한 '연가시'는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의 성공시대를 예감시켰다. '연가시'는 기생충에 감염돼 사람들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가장의 이야기를 담았다. '연가시'는 451만 관객의 호응을 받았다.

'도둑들'은 2012년 한국영화 전성시대의 상징 같은 영화다. '도둑들'은 '해운대' 이후 3년만에 천만영화에 도달했다. '도둑들'은 12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한국영화 2위인 '왕의 남자'를 넘보고 '괴물'과 '아바타'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도둑들'이 '아바타'(1335만명)를 넘어서 국내 역대 흥행 1위 자리를 탈환할 경우 할리우드영화에 뺏긴 한국영화 자존심을 되찾게 될 것이다.

'도둑들' 뿐 아니다. 8월 극장가에는 코믹사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4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강풀 원작 스릴러 영화 '이웃사람'이 100만명을 넘어 순항하고 있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알투비:리턴투베이스'도 항공 액션을 시도했다는 점에선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상반기 뿐 아니라 하반기에도 쟁쟁한 영화들이 즐비하다.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을 뿐 아니라 '광해,왕이 된 남자'가 추석을 겨냥하고 있다. '광해,왕의 된 남자'는 왕과 천민이 바뀌면서 왕 노릇에 눈을 뜬다는 내용. 이병헌이 주인공을 맡아 벌써부터 기대가 높다. 섹시한 로맨틱코미디 'P.S. 파트너', 한국판 타워링 '타워' 등 기대작들이 관객과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영화계에선 올해 한국영화의 이 같은 성적을 2006년의 도래로 보기도 한다. 2006년에는 '괴물'과 '왕의 남자'를 비롯해 '타짜' '시간' '달콤, 살벌한 연인' '천하장사 마돈나' '가족의 탄생' '해변의 여인'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등 흥행과 작품성에서 뛰어난 작품들이 쏟아졌다.

올해 한국영화의 이 같은 성적은 오랜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한국영화는 2006년을 정점으로 2007년 총매출액 4801만 6817만 9000원, 2008년 4140만 1626만 1301원 등 긴 침체의 늪에 빠졌었다.

절치부심했던 한국영화는 2009년부터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해 마침내 올해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한국영화 점유율도 2006년 63.6%에서 2008년 42.8%까지 떨어졌다가 2011년 51.9%로 회복했고, 올해는 상반기 점유율만 55.4%를 기록하고 있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영화산업은 경기에 선행하는 편이라 경기가 어려워지기 전에 먼저 어려워지고 경기가 살아나기 전에 먼저 좋아진다"며 "올해 좋은 성적이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내년에도 계속 이어진다면 영화산업이 본격적으로 부흥한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밋빛 전망을 무조건 반기지 않는 목소리도 있다. 개봉을 앞둔 영화 제작사 대표는 "스태프 처우는 여전히 열악하고, 메이저 투자배급사는 기획영화에 초점을 맞추려 하고 있다"며 "올해 한국영화 성공은 다양한 영화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 다양성을 계속 존중하고 믿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침체의 터널을 벗어난 한국영화가 계속 성장엔진을 가동할 수 있을지, 아직 한국영화는 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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