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민 "나는 일개 배우, 여기까지도 감사하다"(인터뷰)

전형화 기자  |  2012.09.20 11:50
사진=임성균 기자

신은 김명민에게 연기력을 줬고, 영화 시나리오를 보는 눈은 안줬다?

영화계에 떠도는 농담 중 하나다. 김명민이 탁월한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선 인상적인 작품을 못했기에 만들어진 말이다. 다소 억울한 말이기도 하다.

김명민은 '소름'으로 영화계에서 주목받았지만 이후 세 차례나 영화가 엎어졌다. TV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으로 다시 주목받기까지 무명의 세월을 곱씹어야 했다. 그 기간 이미 비슷한 또래의 배우들은 영화에서 잇따라 주목받았다.

'하얀거탑'과 '베토벤바이러스'로 김명민이 TV를 통해 좋은 성과를 냈어도 소위 영화판에선 검증이 안된 배우였다. 그랬던 김명민이지만 '내사랑 내곁에'와 '조선명탐정', 그리고 '연가시'까지 흥행성적을 고루 내면서 이제 연기력과 흥행력을 겸비한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여전히 2% 부족하다는 평도 뒤따르지만.

하지만 김명민처럼 무명의 시절을 겪다가 TV드라마에서 인정을 받고, 다시 영화에서 인정을 받은 배우는 드물다. 스타덤으로 영화에 연착륙하거나, 영화에서 한길을 판 배우가 대부분이다.

김명민은 20일 개봉한 '간첩'으로 다시 관객 앞에 섰다. '간첩'은 생활에 찌든 알고 보면 간첩이 북에서 암살 지령을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김명민은 오른 전세값과 바가지 긁는 아내, 경기에 못나가는 만년 후보 아들을 둔 이 시대 평범한 가장이자 간첩으로 출연했다. 과연 그는 이번에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간첩'을 본 소감은 어떤가.

▶언제나 자기 작품을 보면 아쉽다. 내 욕심대로 채워지지 않는다. 어떤 배우든 마찬가지 아닐까. 그래도 만족을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으니깐 어느 순간부터 마음을 비우게 되더라.

-'간첩'은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나, 평범하게 살고 있던 사람들이 알고 보면 간첩이었다는 콘셉트가 좋았나.

▶둘 다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후자다. 시나리오가 와 죽인다는 것보단 콘셉트가 신선한 게 크다.

-왜 그런 질문을 했냐면 신은 김명민에게 연기력을 줬고, 영화 시나리오를 보는 눈은 안줬다는 농담 때문이다. 주로 선택했던 작품들을 보면 콘셉트에 더 깊은 인상을 받고 하는 것 같은데.

▶저만 그런 건 아니에요. 안목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그런 소리를 그만 듣고도 싶고. 내가 아직 역량이 딸리기에 그런 소리를 듣는 것 같다. 내공도 아직 부족하고.

-겸손의 말이다. '연가시'에 이어 '간첩'에서도 생활인인 아버지 역할인데.

▶또 부성애 이야기냐라는 소리를 많이 하더라. 그런 걸 생각해서 영화를 선택하진 않는데 의도치 않게 애아빠로 고군분투하는 역할을 계속 하게 됐다. 이제 차기작인 SBS '드라마의 제왕'을 시작으로 로맨스를 해야겠다.

-하지만 강한 캐릭터 연기를 주로 했기에 생활인으로 아버지 역할을 연이어 한 게 오히려 더 좋았지 않나란 생각이 들던데.

▶그렇게 봐주면 고맙죠. 뭐 이래저래 배우는 힘든 것 같다. 관객들의 바람에 일일이 맞출 필요는 없지만 신경을 안 쓸 수도 없으니깐.

-유부남인데도 이런저런 루머가 떠도는 것도 40대 배우지만 남성적인 매력이 있다고 사람들이 느끼기에 그런 게 아닐까.

▶집사람은 일단 나를 300% 믿으니깐. 집사람 주변에 작가, 잡지사 후배들이 많아서 그런 소문이 얼마나 덧없다는 것도 잘 알고.

-그런 뜻이 아니라 40대 유부남이지만 여전히 로맨스를 그려도 관객들이 전혀 낯설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뜻인데.

▶그런 게 케미(잘 어울린다, 화학반응이 좋다는 인터넷 은어)가 좋다는 뜻인가? 글쎄 '페이스메이커'를 한 뒤 몇몇 분들이 나와 고아라가 케미 좋다고 하더라. 그게 무슨 뜻인가라고 찾아봤다. 그렇게 봐주면 또 감사한 일이다.
사진=임성균 기자

-이병헌이 주연을 맡은 '광해,왕이 된 남자'와 일주일 간격으로 맞붙게 됐는데. 이병헌 vs 김명민 구도고.

▶전혀 그런 생각은 한 적 없다. 병헌이 형은 어휴, 어떻게 그 분을. 나는 그냥 일개 배우다. 이 자리까지 온 것만으로 감사하다. '소름'을 했을 때 감독님들이 많이 좋게 봐주셨다. 그런데 그 뒤로 영화가 3편이 엎어졌다. 교회를 다니는데 저를 연단시키려고 그런 시련을 주신 것 같다. 그렇기에 정말 여기까지 오게 된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다.

다시 영화를 하려 했을 때는 영화계가 마치 거대한 장벽처럼 느껴졌다. 그런데도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주신 게 정말 감사하다.

-'간첩'에서 남파된 지 40년 된 간첩으로 나오는 변희봉 등과 좀 더 깊은 관계로 그려졌어야 할 것 같았는데. 편집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변희봉 선생님과 저는 극 중 아버지와 아들 같은 관계로 등장한다. 남파됐을 때 이것저것 알려주고 아내도 소개시켜주는. 그런데 그런 장면들이 전부 편집됐다. 아쉽긴 하지만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니깐.

-중간 중간 상황적인 코미디를 했어야 해서 기존에 회자됐던 메소드 연기와는 좀 달랐을 텐데.

▶크게 달랐던 것 같진 않다. 다만 현장에서 잡아넣을 게 많았던 것 같다. 50을 준비해서 가져가고 현장에서 50을 채웠다.

-차기작 '드라마의 제왕'에선 다시 강렬한 캐릭터인데.

▶'드라마의 제왕'은 방송가 이야기다. 드라마 성공률이 93.1%인 남자다. 성공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런 면에선 '하얀거탑'의 장준혁과도 닮았다. 그런데 이 사람은 더 야비하다. 돈만 바라고. 그런 점에서 또 다른 맛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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