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소년' 김수진 대표 "송중기 복권당첨 느낌"(인터뷰)②

[★리포트]

전형화 기자  |  2012.11.25 07:10
사진=이기범 기자


조성희 감독의 '늑대소년'이 600만 고지에 올랐다. 멜로영화로 유례없는 흥행성적이다. '늑대소년' 성공에는 제작사 비단길 김수진 대표의 노력이 담겨 있다.

당초 '늑대소년'은 송중기 박보영의 첫사랑 판타지가 아니었다. '남매의 집'으로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은 조성희 감독은 김수진 대표와 원래는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되는 SF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하지만 신인감독에다가 너무 많은 제작비가 투입돼야 해서 좌초됐다. 두 사람은 차기작을 고민하던 중 조성희 감독이 준비 중인 '늑대소녀'라는 아이템에 주목했다. 현재와 달리 사회성 짙은 작품이었다.

이 '늑대소녀'가 판타지멜로인 '늑대소년'으로 탄생하기까지 김수진 대표와 조성희 감독은 많은 부분을 함께 고민했다. 김수진 대표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영화계에 입문해 장선우 감독의 '꽃잎' '나쁜 영화' 등의 기획에 참여했다.

이후 김수진 대표는 1999년 미국으로 떠나 AFI(미국영화연구소)와 워너브라더스 월드와이드부서 등을 거치며 내공을 쌓았다. 2005년 귀국한 김 대표는 영화사 비단길을 차리고 2006년 첫 영화 '음란서생'을 내놓았다. '추격자' '작전' '혈투'에 이어 '늑대소년'이 다섯 번째 작품이다.

김수진 대표는 신인 감독 발굴로 이름이 나 있으며, 프로덕션 과정을 치열하게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늑대소년'도 신인 조성희 감독을 충무로에 성공적으로 입성시킨 작품이다.

-'늑대소년'은 사춘기 소녀의 날카로움이 담겨 있을 줄 알았는데 상당히 달달하게 완성됐는데.

▶ 조성희 감독의 공이다. 시나리오 행간에도 녹아 있었고. 원래 조성희 감독과 SF를 준비하다가 보류된 다음 어떤 아이템이 또 있냐고 물었다. 당시는 '늑대소녀'였다. 소녀를 소년으로 가면 어떨까란 데서 영화가 출발했다.

-제작자로서 어떤 점에 중점을 뒀나.

▶제작자인 동시에 관객이기도 하다. 여자 관객으로서 보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뭘까 고민하다가 영원한 사랑이 로망처럼 다가왔다.

-영화 시작과 끝에 액자식으로 구성한 이유는.

▶아주 먼 곳에서 순희가 돌아오는 게 중요했다. 헛간으로 들어갈 때의 설레임이 이 영화의 포인트였다. 10대부터 60대까지 사랑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던 게 이 영화가 500만명이 넘어선 이유 같다.

-'추격자'로 나홍진 감독을 데뷔시키고, '늑대소년'으로 조성희 감독을 데뷔시켰는데. 한편으론 너무 혹독한 프로덕션 과정이다 보니 같은 감독과 두 번 다시 일을 안 한다고 소문이 나기도 하는데.

▶다 버림을 당한 것이다.(웃음) 뛰어난 신인감독들과 일을 했던 게 행운이다. 조성희 감독과 일한 것도 진짜 행운이고. 조성희 감독은 정말 인품이 훌륭하다. 재능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정말 좋다. 박찬욱 봉준호를 잇는 다음 세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음란서생' '추격자' '늑대소년' 등 제작한 영화들을 보면 할리우드식 보편적인 이야기에 한국적인 상황을 버무린 영화들이 많다. 기존 한국영화에 없거나 인정 못 받던 장르 영화를 들고 나와서 열풍의 진원지가 되기도 하고.

▶내가 관객으로 어떤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영화 한편이 잘 되면 적게는 100명이, 이번처럼 많게는 500만명 이상이 행복하지 않나. 다르고 새롭다는 건 내가 이런 영화가 보고 싶은데 왜 우리나라에는 없지라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인 것 같다.

-송중기와 박보영, 두 배우 캐스팅은 처음에는 불안하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훌륭했지만.

▶송중기를 캐스팅한 게 우리로선 행운인 것 같다. TV 광고를 보는데 너무 예쁘게 생긴 얼굴을 한 남자가 나오더라. 그게 송중기였다. 저런 얼굴의 남자가 늑대처럼 행동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박보영은 이 영화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데 큰 공을 했다. 박보영이 안정적이어서 송중기가 늑대소년이라고 해도 몰입할 수 있었다.

-젊은 관객들에겐 남녀간 사랑이라기보단 펫과 주인 관계 같기도 한데. 멜로로 정의하기도 힘들 것 같고.

▶펫이라는 보는 건 젊은 관객들에게 일종의 트렌드 같다. 오히려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사랑이 시작할 때는 이 영화처럼 서로 모르지 않나.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당연히 멜로다.

-개봉이 비수기로 밀렸는데 결과적으론 송중기가 주연을 맡은 TV드라마 '착한남자'와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났는데.

▶복권 당첨된 기분이다. 세간에 없을 것 같은 착한남자가 우리 영화에 있었으니깐. 화학작용이 남달랐던 것 같다.
사진=이기범기자

-여자 제작자로서 명필름 심재명 대표, 영화사집 이유진 대표와 함께 최근 한국영화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여자라는 점이 영화제작에 큰 차이를 나타내는 것 같진 않다. 다만 내가 여자고,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든다는 점에선 차이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중요한 건 이야기니깐.

-'늑대소년'은 31억원으로 제작했는데 조성희 감독 외에는 배우들이 러닝개런티도 없다. 요즘에는 보기 드물게 투자사와 제작사 비율도 6대4이고.

▶이 영화는 투자부터 기획, 캐스팅, 제작까지 모두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처럼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다. 정산이 된다면 배우와 스태프에게 러닝개런티를 챙겨 주고 싶다. 그 들 덕에 이 영화가 있을 수 있었으니깐.

-'늑대소년'이 흥행한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나.

▶사랑은 영원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영원한 사랑은 없다. 그렇기에 영원한 사랑을 그린 게 주효한 것 같다. 이런 이야기가 없었다는 게 차별점이기도 하고. 하지만 이 영화를 500만명이 봤다면 500만개의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다음 작품은.

▶조성희 감독의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고, 웹툰 '기사도' 판권을 사서 영화로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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