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 "3년 공백, 미국 떠날 생각도 했다"(인터뷰)

윤상근 기자  |  2012.11.29 09:09
배우 김민경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김수현 선생님과는 이번이 세 번째 작품인데요, 이제 조금씩 적응해가는 것 같아요."

배우 김민경(31). 미스코리아 진 출신으로 대중의 시선을 집중하게 한 그도 어느덧 서른을 넘어섰다. 그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갔지만 "아직은 보여줄 것이 더 많다"고 그는 말한다.

"공백기를 가지면서 배우로서 목표의식을 더 가질 수 있었다"는 그의 모습에서 앞으로 활약할 김민경의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배우 김민경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 "'무자식' 속 둘째 희명네 고부 갈등, 앞으로가 더 재미있을 것"

베테랑 김수현 작가의 신작으로 시선을 끈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는 김수현 작가 특유의 필력과 배우 이순재, 김해숙, 윤다훈 등 이른바 '김수현 사단'으로 불리는 배우들이 총집합해 그려지는 전형적인 홈드라마.

이번 '무자식 상팔자'에서 김민경은 안 씨 집안의 둘째아들인 안희명(송승환 분)의 며느리이자 약사인 강효주 역을 맡았다.

희명 네는 첫째네 맏딸인 미혼모 소영(엄지원 분)과 친정엄마 지애(김해숙 분)가 만드는 갈등 못지않게 시끄러운 가족이다. 특히 이 집안에서 만들어지는 대결 구도는 시청자들에게 흥미로운 요소로 다가가기에 충분하다.

대기업에 근무한 이후 정년퇴직을 한 가장 희명과 깐깐한 아내 유정(임예진 분)의 사소한 다툼에서 시작돼 크게 번지고, 아들 대기(정준 분)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시어머니 유정과 며느리 효주의 고부 갈등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아직 미약하지만 간간이 드러나는 맞벌이 부부 대기와 효주와의 갈등도 존재한다.

하지만 네 명 모두 각각의 사연과 캐릭터가 분명하기에 시청자 입장에서는 싸움 난 집 구경하는 재미로 바라보며 함께 공감할 수 있게 된다. 김민경 역시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효주의 입장을 대변했다.

"솔직히 효주 입장에서 (시어머니와의 갈등이) 답답해요. 특히나 효주가 결혼 전에 계모 밑에서 자란 입장이어서 시집을 오면서 시어머니에게서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친정엄마에 대한 동경을 바라는 부분도 있을 거고요. 그럼에도 나름 차분하게 자신의 입장을 천명하지만 시어머니 입장에선 그저 말대답으로 받아들여지니깐 갈등이 지속되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김민경은 실제 본인의 성격과 다른 효주의 모습에 대해서도 생각을 전했다.

"전 누군가 제게 욕을 해도 크게 상처를 받지 않고 스스로 자격지심도 가지지 않는 편이에요. 그런 것들을 담아두면 손해라고 생각하니까요. 제가 좀 쿨해요(웃음). 그런 부분이 효주랑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김민경은 "만약 실제로 시집을 가서 '무자식 상팔자' 속 지유정이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도 스스로 맞춰가며 살 것 같다"고 말했다.

"설사 꼰대로 들릴 수 있더라도 연장자로서 해주시는 말씀이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솔직히 나중에 시집가서 어떤 시어머니를 만나더라도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웃음)."

좀처럼 쉽게 풀리지 않아 보이는 희명 네 가족들의 보이지 않는 갈등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김민경은 이에 대해 함구하며 "지금처럼 네 식구 모두 부딪치면서 갈등을 만들면서 살 것 같다"며 "앞으로 더 여러 재미있는 상황들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우 김민경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 "공백기, 목표의식 없어 미국 유학 고민도..이제는 연기에 전념할 것"

지난 2008년 KBS 2TV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 이후 김민경은 약 3년 간 공백기를 가졌다. 활동 당시 이름도 김민경이 아닌, 김지유라는 예명이었다. 공백의 가장 큰 이유는 특별하지 않았다. 그저, 배우로서 확실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전부였다.

그는 당시 소속사와의 계약도 만료된 상황에서 "연기자로서 솔직히 목표 의식이 뚜렷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그에게서 배우로서의 향후 활동에 대한 고민이 깊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정말, 소속사랑 계약이 만료된 이후 스스로 챙겨가면서 배우 스케줄을 소화해 내는 것이 생각보다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했었어요. 그래서 그 일들이 지속적으로 부담이 되다 보니 진로에 대한 생각도 다시 들었죠."

한때 김민경은 "미국 유학길에 오르는 것을 계획한 적도 있었다"며 다가올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던 사연도 전했다.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미국을 갈까'라는 생각에 진짜 토플학원도 끊고 하루 종일 공부에만 몰두하기도 했었죠. 그래도 적지 않은 나이도 걸렸고, 연애나 결혼에 대한 생각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떠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민경은 "30대에 접어든 이후 20대를 되돌아보면 진짜 목표의식 없이 살아왔던 내 모습이 자주 떠오른다"고 말했다. 연기자로서, 뭔가 만족스럽지 못했던 스스로의 삶을 후회하는 모습이었다.

역시나 그런 계기들이 이전의 김지유에서 지금의 김민경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되돌아 온 것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 소속사에서 '본인의 좋은 이름을 놔두고 왜 개명을 했냐'고 물은 한 마디에 다시 예명이 아닌 본명으로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좀 아쉬운 생각이 들었던 건 배우로서 알려진 이름이 김지유였기 때문이었어요. 김민경이라는 이름이 너무 흔하기도 했고요. 그래도 연기자로서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원래 제자리로 돌아오기로 마음먹고 JTBC 드라마 '빠담빠담' 때부터 연기자 김민경이 됐어요."

미스코리아 김민경에서, 배우 김지유로, 다시 배우 김민경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만큼 그가 더 좋은 배우로 성장하기 위해 펼칠 나날들은 더 많은 시간들이 남아있다. 그의 배우로서의 포부는 그래서 더 당찼다.

"아직 작품을 이끌어가는 배우가 되려면 아직 멀었죠. 이전에 비해 배우 활동을 하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해진 것 같아요. '무자식 상팔자'라는 좋은 작품도 제겐 너무 큰 작품이에요. 앞으로도 여러 작품을 만나면서 톱스타가 돼가는 과정이 아닌, 베테랑 연기자로서 그 내공을 쌓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연기에만 전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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