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무색..'무릎팍도사', 재개업부터 대~박!

김현록 기자  |  2012.11.30 07:00


1년여의 공백은 느껴지지 않았다. 강호동과 함께 돌아온 '무릎팍도사'가 공백기가 무색한 진솔한 고백과 빵빵 터지는 웃음을 끌어내며 성공적인 귀환을 알렸다.

29일 오후 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가 첫 방송됐다. 지난해 10월 512회를 마지막으로 강호동의 연예계 잠정 은퇴 선언과 함께 막을 내렸던 '무릎팍도사'가 강호동의 귀환과 함께 방송을 재개한 것이다.

첫 게스트는 정우성이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남 톱배우이자, 장동건의 아내인 톱스타 고소영의 절친이다. 또 서태지와의 결혼과 이혼이 뒤늦게 알려지며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이지아의 옛 연인이기도 하다. 과연 '무릎팍도사'다운 섭외였다. 빅 게스트를 맞는 '무릎팍도사'가 과연 어떤 모습일지 시청자의 눈이 온통 쏠렸다.

모습부터 그대로였다. 거미줄 친 세트 문을 열고 이마에 무명천을 질끈 동여매고 빨간 색동저고리에 얼굴에 연지곤지를 찍은 '무릎팍도사' 강호동이 드러나는 순간, 1년여의 긴 공백이 훌쩍 지나갔다. '건방진 도사' 유세윤에게 연신 고개를 90도도 모자라 120도로 숙이며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하는 강호동의 모습에는 조심스러움이 묻어났다.

하지만 거기까지. '무릎팍도사'는 하나도 조심스러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직설적이고 강렬했다. 돌아온 강호동 역시 마찬가지였다.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내내 목요일밤을 호령했다.

강호동이 시작하자마자 정우성에게 던진 첫 질문이 "정우성에게 파리는?"이었다. 정우성이 이지아와의 데이트 사진이 찍혀 열애가 처음 알려진 곳이 바로 프랑스 파리다. 강호동이 내준 보기는 "1번 빵집, 2번 모기 친구, 3번 추억"이었다. 정우성의 답은 다음으로 미뤄졌지만, 그것만으로도 강렬한 잽이 제대로 먹혔다. 그게 바로 게스트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시청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무릎팍도사' 스타일이다.

정우성은 어디서도 들려준 적 없는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고, 강호동은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폭소하며 그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정우성의 입도 함께 풀렸다. 자기가 안 웃겨 고민이라던 그가, 장동건의 아내가 된 절친을 향해 "소영아, 외로우면 연락해"라며 빵빵 웃음을 터뜨렸다. 어린 시절의 가난을, 호스트바 스카우트 제의 경험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다음 주에는 사랑했던 그녀에 대해, 차마 떨어지지 않았던 입을 열 것이다.

강호동은 자연스럽게 토크를 이끌며, 능청스럽게 한 마디를 덧붙이기도 하고, 유세윤과 광희에게 빛날 기회를 주기도 했다. 게스트와 분위기를 쥐고 흔드는 강호동의 모습은 영락없는 '무릎팍도사' 그 자체였다. 시청자들은 잠정은퇴 선언 후 긴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절치부심해온 1인자의 준비된 귀환을 목격했다. 왜 강호동이 곧 '무릎팍도사'이고, '무릎팍도사'가 곧 강호동인지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강호동의 귀환 '무릎팍도사'의 복귀와 함께 암담했던 MBC 목요일 밤에도 드디어 볕드는 시간이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강호동이 '무릎팍도사'와 함께 보여줄 이야기들이 벌써부터 기대가 쏠린다. 이런 대박집을 지난 1년간 못 찾았다는 게 새삼 원통하고 가슴아플 따름. 강호동의 진정한 귀환을, 그리웠던 '무릎팍도사'의 반가운 부활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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