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7'의 애교 넘치는 여고생이 7년 연애 끝에 현실을 깨달은 20대 후반의 여인으로 돌아왔다. '나의 PS파트너'의 소연을 연기한 신소율이다.
7년의 지긋지긋한 연애 끝에 똥차 버리고 벤츠 찾아가는 현실적인 여인 소연. 얄밉지만 공감이 갈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18금 '폰스캔들'의 탈을 쓰고 연애에 대한 솔직한 모습을 그린 '나의 PS 파트너'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물을 연기한 신소율을 만나 연애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화가 공개 된 후, 신소율의 이름에는 '베드신'이라는 것이 따라다녔다. 대중이 기억하는 신소율의 모습은 '응답하라 1997'의 귀여운 여고생이니 놀라울 법도 하다. 대중의 관심과는 반대로 신소율은 정작 베드신에 대한 걱정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생각보다 베드신이 약하게 나온 것 같단다.
"베드신에 대해 걱정했던 건 노출에 대한 부담보다 오히려 몸이 예쁘게 나와야 한다
는 걱정이었어요. 제가 그렇게 볼륨감 있는 몸매가 아니라서 운동하고 마사지고 하고 그러면서 준비했죠. TV에 나오는 불륨을 위한 마시지는 다 해본 것 같아요.(웃음)"
지성이 연기한 현승과 7년 동안이나 연애를 한 소연, 실제 신소율도 이렇게 오래 연애를 해본 기억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스무살 때 만난 첫 사랑과 4년을 만났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가장 오래한 연애가 4년이에요. 그때 상황이 소연이랑 좀 비슷했던 것 같아요. 여자가 아무래도 사회생활을 먼저하다보니 트러블이 생기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주변 친구들과 비교를 하게 되고. 이 남자를 계속 만나야 하는지 고민을 하게 되고, 결국 헤어졌어요.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소연처럼 용기를 내지는 못했죠."
나이는 차고, 남자친구는 여전히 무능하고. 영화 속 상황이 신소율의 연애와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영화를 찍으며 그때 생각이 많이 날 법도 한데 신소율은 의외로 전 남자친구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정말 신기하게도 남자친구 생각이 안 났어요. 감독님이 소연과 현승 캐릭터를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절 거의 지성오빠에게 위탁시키셨거든요. 애기를 많이 다보다 나중에는 아중언니랑 지성오빠가 촬영하고 있는 게 질투 날 정도로 집중했던 것 같아요."
영화 속 현승과 소연의 연애는 꽤 대담하게 그려진다. 오랜 세월만큼이나 성에 관해서도 솔직하다. 신소율의 실제 연애는 어떤 스타일일까?
"베드신 보다 어려웠던 게 싸우는 신이었어요. 전 연애하면서 싸워본 적이 없어요. 싸울일이 생기면 전 그걸로 끝이에요. 맺고 끊는 게 확실한 편이예요. 그래서 '왜 역정을 내면서 싸우지?' 그걸 이해하는 게 힘들었어요."
한참 연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바람'이 화두에 올랐다. 바람이라는 현상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하는 신소율, 이렇게 '쿨' 할 수가!
"사실 저는 바람은 피우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사람 마음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걸 굳이 바람이라는 이름으로 죄악으로 여기는 게 좀 이해가 안가요. 저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호감 가는 사람이 있다면 솔직하게 말하고 해결책을 찾는 편이거든요."
"'바람'이라는 걸 이해는 해도 실제로 와 닿는 건 다를 수도 있어요. 실제로 전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웠던 적이 있는데 제가 부족한 부분을 다른 사람이 어느 정도 채워줬다고 하니까 이해는 되더라고요. 기분은 당연히 나빴는데 일단은 헤어지면 내가 너무 힘들 것 같고 아직 너무 사랑하니까 어떻게 딱 놓아버리겠어요. 그래서 그때는 이해해 줬어요."
영화 '나의 PS파트너'는 시들해진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은밀한 전화를 시도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4년이나 연애를 했다는 신소율, 그에게도 야릇한 전화통화의 경험이 있을까?
"영화처럼 모르는 남자에게 실수로 전화한 적은 물론 없어요. 남자친구가 유학을 갔었을 때 외로움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전화로 괜히 야한 농담을 했던 적은 있어요. 분위기 자체가 추억 속에 푹 빠지는 느낌이었죠. 폰섹스 경험은 없지만 공감은 해요. 윤정이나 승준처럼 오래된 연인 사이에 자극이 필요할 때는 시도해 볼 만 한 것 같아요. 일단 연애부터 좀 하고요. 흑흑."
'나의 PS파트너'를 본 이후 연애가 너~무 하고 싶다는 신소율에게 마지막 연애에 대해 물었다.
"사실 연애라는 기준이 정확히 뭔지 모르겠어요. 데이트는 몇 번 했는데 사귄다고 딱 정하고 만나는 연애는 3,4년 쯤 된 것 같아요. 사무실에서는 연애를 적극적으로 찬성하는데 연애가 어려워졌어요. 제 친구들은 결혼할 나이가 됐는데 저는 아직 아이 같은, 불꽃 튀는 사랑을 원해요. 요즘 관객들과 연애토크를 하고 있는데 순간순간 뭔가 확 올라올 때가 있어요. '나도 연애를 못하고 있는데 내가 누굴 상담해 주고 있지?'"
20대 후반, 결혼을 생각할 나이인 그 나이대의 여자들은 연애와 현실 사이에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신소율이 연기한 소연에 공감하는 관객들도 많다.
"현실적으로는 소연같은 고민을 하는 여자들이 더 많으니까 공감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결국 벤츠를 차버리고 똥차를 찾아가지만.(웃음)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줄 때는 여우가 되라고 하면서 본인은 곰이 되는 여자들이 많잖아요. 저도 그런 편이라 소연에게 많이 공감을 했어요."
연애가 고프다는 신소율에게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이왕이면 함께 하고 싶은 배우까지 말이다.
"모든 영화를 통틀어서 멜로가 제일 어렵다고 생각해요. 액션은 죽어라 연습하면 할 수 있을 지언 정 멜로는 연습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요. 서른 쯤 넘어서 하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는 해보고 싶어요. 누구랑 하고 싶냐고요? 사실 중기랑 한 번 찍어봐서 그렇게 '누구'라는 욕심이 나지는 않아요.(웃음)"
신소율은 영화 홍보와 더불어 SBS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에 출연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청담동 앨리스'는 정말 재미있어요. 근영씨와 호흡도 정말 좋고요. 처음에는 청담동 여자가 되기 위한, 청담동에 입성하기 휘한 콩쥐의 고군분투 같아서 된장녀를 양산하는 드라마가 아닐까 걱정했는데 대본을 보고 방송을 보고나니 은근한 디스를 하면서 88만 원 세대의 아픔도 느껴지고, 정말 너무나 좋아요. 바쁘지만 지금이 딱 제겐 기회잖아요. 열심히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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